(민11:13-15) 지도자가 절대 해선 안 되는 일

조회 수 1271 추천 수 110 2006.02.15 15: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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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백성에게 줄 고기를 내가 어디서 얻으리이까 그들이 나를 향하여 울며 가로되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라 하온즉 책임이 심히 중하여 나 혼자는 이 모든 백성을 질 수 없나이다 주께서 내게 이같이 행하실찐대 구하옵나니 내게 은혜를 베푸사 즉시 나를 죽여 나로 나의 곤고함을 보지 않게 하옵소서”(민11:13-15)



지금 모세는 지도자로서 하나님 앞에 해선 안 되는 잘못을 여럿 범하고 있습니다. 우선 백성들의 현실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고 자신의 업무가 너무 과중하다는 것을 이유로 자신에게 맡겨준 임무를 회피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힘든 일을 감당하느니 차라리 자기가 죽는 것이 낫겠다고 자청했습니다.

그것도 하나님께 자기를 죽여달라고 간구하면서 그 일을 “은혜”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죽으면 힘든 일에서 벗어나게 되니 은혜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큰 죄에 해당하는 자살도 마다 않은데다 그렇게 된 연유를 하나님 탓으로 돌리고 심지어 하나님더러 살인을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된 배경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백성들이 고기를 먹지 못해 허기져서 모세를 향하여 울었기에 지도자로서 동정심과 책임감에 사로 잡혀 무척 괴로웠을 것입니다.  

흔히들 지도자는 인간적 동정심과 과도한 성취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인간이 중심이 되어 세상적 욕심이 앞서는 것은 나쁘지만 인간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은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일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그 일을 인간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이루고자 하는 것이 나쁠 뿐입니다. 문제는 항상 이 둘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현실적으로 워낙 모호해 정말 인간적인 욕심이 앞서서 잘못된 쪽으로 넘어갈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본문의 모세의 경우도 그 구분이 아주 애매하지만 비슷한 잘못을 범했습니다. 나 혼자는 이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 수많은 백성을 이끌고 온 모든 과정이 오직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였음을 그만큼 잘 아는 이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또 그 척박한 광야에서 하나님이 주신 만나와 생수로 굶은 적이 없는데도 고기를 달라는 백성들의 잘못된 요구를 영적 지도자로서  계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모세가 지도자로선 가져선 안 되는 잘못된 동정심과 성취욕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할까요? 그래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모든 것을 의탁하지 않았던 그 약해진 믿음을 다시 견고하게 세워야 할까요? 우리는 너무 모든 일을 믿음 만능주의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세 또한 지도자이기 이전에 한 연약한 인간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본문의 경우 모세의 가장 우선적인 잘못은 그 또한 인간적으로 힘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잘못이라고 할 것까지 없습니다. 백성들이 고기를 하나 먹지 못해 장막 문에 모여서 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모세의 가족, 형제, 친척들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모세 자신도 뭔가 활력이 빠져 속으로 그 우는 심정에 동정했을지 모릅니다. “나도 혹시 고기를 못 먹어 이렇게 힘이 없는 것은 아닐까?”

그들을 야단 치기보다 불쌍한 마음이 앞섰을 것입니다. 그가 조금이라도 “이런 완악하고 목이 곧은 백성들이 도대체 어디 있나? 그렇게 은혜를 받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나”라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하나님 앞에 도저히 말도 안 되는 그런 요구를 감히 할 수 있겠습니까? 모세가 지도자로서 잘못을 범한 발단이 바로 여기에 숨겨져 있습니다.

지도자가 가져선 안 되는 것은 남을 향한 동정심이나 일을 이루고자 하는 성취욕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평안에 마음이 쏠리는 것입니다. 주의 인자가 나의 생명보다 낫다가 되어야 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그 순서가 순간적으로 뒤 바뀌는 것입니다. 모세로선 정말 괴로워 차라리 죽겠다고 나선 그 열정으로 대신에 자기 생명을 걸고서라도 주님께 이 일을 해결해 달라고 매달려야 했습니다.

지도자에겐 소명이 생명보다 앞섭니다. 지도자가 날마다 하나님 앞에서 점검하고 다짐해야 할 것은 자기의 소명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 그래서 과연 자기 생명을 과감히 걸 수 있느냐 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자기 생명을 죽이는 것입니다. 스스로 좀 편하게 일을 하고싶고 또 자기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바라는 헛된 욕심을 없애고 또 없애야 합니다. 한 마디로 소명을 위해 살고 소명을 위해 죽어야 합니다. 그래서 소명을 실천하기에 앞서서 소명을 실천하는 데 방해되는 것부터 전부 제거해야 합니다.

지금 수천명의 교회를 인도하는 목회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신자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그 숫자에 관계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지도자의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부모가 되면 벌써 자녀들의 지도자입니다. 교회에서 적은 직분을 맡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모든 신자는 세상의 불신자들 앞에서 영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신자가 매일 아침 하나님에게 자기 평안을 위해 이것 저것 해달라고 구해선 안 됩니다. (위급한 환난에서 건져 달라는 기도마저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정말 자기 소명이 생명보다 귀한가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소명을 위해서 오늘도 오히려 내 자신의 평안을 희생하겠다고 헌신해야 합니다. 나아가 소명을 먼저 실현하면 나머지 모든 것은 하나님이 책임져 주신다는 믿음을 견고하게 붙들어야 합니다.

우리도 본문의 모세 같이 말도 안 되는 간구를 하나님께 얼마나 자주 드리는지 아십니까? “저는 전도(구역장, 집사, 심지어 대표기도 등 무슨 직분이든)가 제 적성과 기질에 너무 맞지 않습니다. 도저히 그 책임이 과중해 견딜 수 없습니다. 저더러 전도 하라고 하지 마세요.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저는 그것은 못하겠습니다. 대신에 죄를 짓지 않고 제 혼자 잘 믿겠습니다.”

예수님은 절대 신자들더러 하나님의 힘을 빌어 평안해지라고 십자가에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또 단순히 죄 안 짓고 혼자 잘 믿으라고 죽지 않았습니다. 그분을 따르는 모든 신자는 머리 둘 곳도 없어야 합니다. 고향과 가족에게서 박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세상은 우리를 핍박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고 오히려 지금 평안한 상태에 있다면 그들이 우리를 신자로 보지 않거나 우리가 소명을 실천하고 있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 새벽에 당신은 무엇을 위해 기도했습니까? 당신의 평안입니까? 주님이 주신 소명입니까?

2/15/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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