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독후감은 상당히 부정적인 내용이라 이곳(좋은 책 좋은 글)의 취지에 맞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건강한 신앙을 위해서라면 한번쯤 고뇌해야 할 과정이라 생각하고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아래 글은 갓피플몰에 서평으로 올렸던 것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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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글쓴이 '정순태'의 변 : 소강석 목사님의 인간적 노력과 결실에 대해서는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이 서평은 저자의 주장에 대해 상당한 반대논리를 지닙니다. 그렇다고 소 목사님의 목회에 관한 외형적 결과를 폄하하거나 엉뚱한 시비를 걸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소 목사님의 신정주의의 핵심과 제가 아는 성경지식이 상충되기에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려는 것일 뿐입니다. 과도한 견해차에서 오는 불협화의 감정이 크더라도 이해하며 읽어 주시기를 부탁드려 봅니다.>>


저자는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목회자로서, 3M(맨발, 맨몸, 맨손)의 소명자로도 알려지고 있다. 용인 죽전에 실평수 1만 2천여 평의 프라미스 컴프렉스(Promise Complex) 예배당(본인은 ‘성전’이라고 하지만 이는 성전의 개념도 모르고 하는 말이므로 ‘예배당’으로 고친 것임)을 건축하여 1만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박사 학위를 소유한 교수이며 시인임과 동시에 활발한 저술활동까지 겸하고 있는 현직 목사의 책이기에, 또한 갓피플몰의 서평이 좋기에,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이성적 및 논리적인 측면에서 기대 이하인 것은 이해가 된다. 앞에서 설명한 내용과 수십 페이지 뒤에서 설명하는 내용이 불일치하는 곳도 있었다. 순수한 저자 개인의 생각을 지나치게 확정적으로 강변하는 부분도 무척 많았다. 읽으면서 동의되지 않는 곳에 코멘트 해 놓은 것이 무려 130여 개가 넘는 등, 저자의 견해에 부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비평들은, 완전한 지식을 소유한 인간은 존재할 수 없으므로,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불가피한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적인 면에서의 지적(비평)이라면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소위 차세대 대표목사로 인정받기 시작한(?) 유명 목사라면, 우리는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과연 그에게 한국교회를 이끌만한 지도자적 안목과 능력이 구비되어 있는지, 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영성이 정말로 성경적인지를 반드시 검토해 보아야 한다. 명석한 지능으로 성경지식을 높이 쌓았느냐 또는 풍부한 감성으로 인간심리를 정확히 꿰뚫을 수 있느냐 또는 유창한 웅변술로 청중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나아가 그가 얼마나 큰 예배당을 건축했고 얼마나 많은 성도들을 모이게 했느냐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이런 것들은 결코 훌륭한 목사로서의 필수요소가 될 수 없다. 훌륭한 목사, 그것도 차세대 대표목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는 절대적으로 성경적일 필요가 있다! 책을 통하여 그의 믿음이 참다운 영성에 뿌리박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피상적으로 읽으면 별로 트집잡을만한 것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부처님 말씀 같고 공자님 말씀 같이, 두루뭉술하고 옳게 느껴지기 십상이다. 심지어 감동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문제일 수 있는가? 그렇다! 인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만으로 경건서적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다. 믿음과 관련되는 서적들은 반드시 성경의 보증을 받아야만 한다. 이것이 없으면, 그냥 휴지에 불과하다. 문학서적이라면 가볍게 읽고 감흥을 얻는 것으로 충분하다. 또 학술서적이라면 읽고 지식을 확충하면 된다. 그러나 경건서적은, 우리 신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경과 대비해 보아야 한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의 주장은 상당한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 어떤 점에서 그렇다는 것인지, 몇 가지를 간략하지만 세심하게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이해하기 바란다.


  첫째, 극도로 잘못된 오해는 목사의 위상 문제이다. 우선 그의 주장을 들어보자. 『하나님은 오늘날의 교회에 두 가지 복된 선물을 주셨다. 첫째는 말씀이고, 둘째는 목사이다. …… 이처럼 신정주의 교회는 하나님이 주신 두 가지 선물, 말씀과 목사를 잘 섬기고 최우선하는 교회이다. 말씀이 왕노릇하고 담임목사를 존귀하게 여기는 교회는 행복하다.』(pp.71-73). 별 문제가 없는 말인가? 그러나, 「말씀과 목사=복된 선물」에 유념해야 한다. 성경은 말씀이 곧 예수님이심을 증거 하신다(요1:1). 그렇다면 이는 「예수님과 목사=복된 선물」의 개념이 되어 버린다! 은연중에 ‘목사를 예수님과 동격’으로 격상시켜 버렸다. 온갖 미사여구 속에 감추어진 진짜 속내는, ‘목사만 활개 칠 수 있으면 이것이 곧 신정주의 교회이다.’라는 인식인 것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평신도는 영적인 사유능력이 없으므로 신령한 목사에게 무조건 복종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성경은 결코 이러한 인식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다. 저자의 인식은 크게 잘못된 것이고 지극히 비성경적인 것이다. 목사가, 비록 가르치는 직분을 맡은 매우 중요한 교회의 지도자임에는 틀림없으나, 말씀(=예수님)과 동등하거나 버금가는, 복된 선물일 수는 결코 없다!


  둘째, 이후의 지적사항은 모두 첫째로부터 파생되는 것들이다. 저자는 제6장 ‘신정주의를 대적한 사람들’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성도들을 염두에 두고 미리 사전조치까지 강구해 두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목사에게 무조건 복종하지 않는 자는, 아론/고라/사울/가룟 유다 등 성경의 실패자들과 동일한, 흉악한 대적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참 성도는 이렇지 않다는 진리를 모두 다 알고 있다. 따라서 세세하게 반박하지는 않겠다. 다만, 저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 하나만은 꼭 이야기 하겠다. 저자는 예로 든 모든 실패자들의 지위를 생각해 봤는가? 이들이 평신도들이었을 것이라 짐작하고 속 편하게 논리를 전개했겠지만, 불행하게도 이들은 모두가 지도자들이였다! 이들은 전권을 행사하는 대표지도자가 아니라, 부분적인 사역을 감당하도록 허락되었던 부분위임자들이었다. 아론도 고라도 사울도 가룟 유다도 그랬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전권대표는 모세와 예수님 두 분 뿐이다(물론 모세는 단지 예표일 뿐임을 모르는 성도는 없다). 이 두 분 외에는 모두 위임지도자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현재의 목사가 어디에 해당되느냐이다. 저자는 모세 내지 예수님 지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나는 위임지도자에 해당된다고 본다. 어느 것이 맞을까? 현재는 서로의 주장이 틀리므로, 판단은 성경을 통해 각자가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목사는 평신도들의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복종과 순종을 받을 대상이 아니고, 평신도와 합력하여 함께 교회를 이루어 나갈 의무를 지닌 교회의 일원이라는 것이 성경의 증거임을 깨달아야 한다. 목사란, 모세나 예수님처럼 전권대표가 아니라, 단지 가르치는 직분을 수행하는 부분위임자임을 깨우치기 기대한다.


  셋째, 저자는 또 제7장 ‘신정주의를 위한 중직자 훈련’에서 장로와 안수집사와 권사의 자질들을 살피고 있다. 가장 중요한 지도자인 목사의 자질에 대해서는 왜 다루지 않았는가? 목사는 예수님과 동격이기 때문에 아무 자질도 필요치 않다는 말인가? 사실 저자는 성경이 목사의 자질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장로와 안수집사의 자질에 적용시키고 있다. 즉, 쉽지 않는 자질들을 몽땅 장로 이하 평신도들에게 떠 넘겨 버리고 목사는 예수님과 방불한 권위만 누리면 되는 것처럼 곡해했다. 이 책은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목사중심주의’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저한 목사성직론적 주장인 것이다.


  넷째, 끝이 없다. 그의 결론 하나만 더 짚어보자. 『한국교회 목회자들이여, 다시 깨어나 신정주의의 깃발을 들어라! 목회자들이 먼저 하나님 앞에 철저하게 부복하며 하나님만을 왕으로 모시는 신정주의를 성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름다운 신정주의 통치를 이룰 수 없다.』(p.305). 문장만으로는 정답이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까지 《목사의 부복》문제는 단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줄곧 평신도만 몰아붙이다가 갑자기 옳은 견해를 발언한다고 해서, 앞의 모든 주장이 전부 옳다 판정할 수는 없다. 횡설수설하다 요행히 정답을 맞히기는 했으나, 저자의 변함없는 주장은 단지 ‘목사지상주의’에 다름 아니다.


  저자는 분명 성공한(?) 목회자이다. 또 앞으로도 30만 성도가 모이는 교회를 이끌 수 있고, 건평 5만 평의 예배당을 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의미를 지닐 것인가? 그것이 주님께 영광되는 유일한 일일까? 정말로 주님이 원하시는 성령의 역사일 것인가? 혹시 단순한 비만현상은 아닐까? 어떻게 평가하든 우리는 외형적인 성과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1만 평짜리 예배당이 없어도 5천 명 성도들이 모이지 않아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할 수 있는 참 성도들의 모습이어야 한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자주 목격되는 부끄러운 교회의 난맥상들은 바로 이 평가기준의 오설정에서 기인된 것일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절규하듯 부르짖는 신정주의의 핵심은 목사중심주의로 요약되는 바, 바로 이 목사지상주의야말로 진정한 신정주의교회로의 회복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이라는 것이 나의 인식이다. 따라서 실상 신정주의는 평신도의 목사복종으로부터 출발되는 것이 아니라 목사의 권리포기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다시 말해, 평신도가 지나치게 목사에게 복종하는 비굴한 자세에서 벗어나(이건 종교적 허상이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께만 복종하는 참 모습이 될 때(목사와 평신도는 명령과 복종의 관계가 아니라, 합력해야 할 동역자의 관계임을 아는 것이 올바른 인식이기 때문이다), 신정주의 교회가 시작될 수 있다는 말이다. 현대교회에서, 목사는 조금 작아져야 하고, 평신도는 조금 더 커져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인식에 크게 못 미치기에, 선뜻 호평하기가 망설여진다 하겠다. ♣  


김유상

2006.07.28 02:01:47
*.170.40.27

정순태 형제님을 이곳에서 글로나마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참 감사합니다. 박 목사님과 정 형제님, 두 분은 서로를 참 잘 보완해 주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함께 하시며 좋은 가르침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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