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 5:8-14 주를 시험하고 있는가? 11/12/2017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5:10)

성도들로 주님께서 교회를 사랑하듯 서로 사랑하되 특별히 감사하는 말만 하라고 했다. 본문은 그에 이어서 선한 행위를 하라고 권하고 있다. 마음에서 말로, 그 다음에 행위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런 흐름이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악하고 의로운 행위를 열거하지 않았다. 옛사람과 새사람을 비교하면서 새사람이라면 마땅히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강조한다.

옛사람은 어둠이고 새사람은 빛이다. 신자는 사탄 안에 죄의 노예로 있다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주 안으로 옮기어진 빛의 자녀다. 주 안에서 ‘빛’이라고 하면서 또 ‘빛의 자녀’라고 했다. 문법적으로 틀린 어법이다. 아비가 낳은 아들을 두고 아비라고 하는 셈이다. 빛은 주님이고 우리는 그분의 자녀임에도 빛이라고 했다. 앞에서 하나님을 본받는 자가 되라고 권했듯이 빛이신 주님을 닮아서 빛이 되어가면서 그분 빛을 어둠 앞에 드러내라는 것이다. 또 어둠에서 빛으로 이미 완전히 옮겨졌기에 빛 가운데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빛의 열매는 당연히 착함 의로움 진실함이다. 어둠의 열매인 악함 불의 거짓은 완전히 벗어야 한다.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되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지 시험해보라”고 했다. 주님의 능력이 얼마나 큰지, 이 일을 과연 해낼 수 있는지 여부가 아니다. 죄를 저질렀는데 혹여 벌을 주시는지, 아니면 열심히 봉사 헌금 했으니 상 받을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선을 행함으로써 주님이 기뻐하시는지 알아보라는 것이다. 그분이 기뻐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나님이 현실적 복을 보상으로 주어서 아는가? 아니다. 그분의 기쁨이 우리에게 채워진다. 정말로 주님의 원하시는 일을 그분의 방식대로 행하면 우리 눈에 별것 아닌 일 같을지라도 세상에서 주는 것과 다른 기쁨 충만 평강 확신 자유 소망 등이 생긴다. 더 크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분이 주신 은혜가 심령 가득히 채워짐을 부인하려야 할 수 없다. 그 기뻐하시는 일을 지치지 않고 계속 행할 힘마저 생긴다. 역으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면 당연히 주님을 닮아갈 수 있다. 그렇지 않고는 결코 닮을 수 없다.

열매 없는 어둠의 일에는 참여하지 말고 책망하라고 했다. 교회 안에 악하고 불의하고 거짓된 행위를 하는 자를 야단치라는 것이 아니다. 빛으로 말미암아 어둠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신자가 주님이 기뻐하는 선과 의를 실행하면 가만히 있어도 그 반대에 서있는 자들의 잘못이 확연히 비교 대조된다. 그러기 위해선 “잠에서 깨어나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기만 하면”(14절) 된다. 그런데 실은 이미 어둠에서 빛으로 옮겨졌다. 빛 가운에 있음을 확신하고 주를 기쁘게 할 일이 무엇인지만 시험하면 된다. 그러면 “그리스도께서 너에게 비추이시라”는 약속이 이뤄진다. 신자가 가진 의로움, 갈고 닦은 성품, 의지를 동원한 선행이 아니다. 교회 안에서 자기를 높이려는 위선은 더더욱 아니다. 오직 그리고 정말로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시는 지체가 되어야 한다. 이제 주님이 십자가 대속 은혜로 구원해 주신 목적이 명확해졌다. 영생을 보장받았기에 이 땅에선 그저 무사무탈(無事無頉)을 바라며 수동적 교회생활만 해선 안 된다. 평생토록 무슨 일을 하던 주님이 나로 인해 정말로 기뻐하시는지 적극적으로 시험해야 한다. 어둠의 일에 흔들리기는커녕 주님 닮아 책망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