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아들(?)

조회 수 611 추천 수 32 2011.08.21 08:03:30
            
성경에는 숫자에 관한 의문점들이 무척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야곱이 애굽으로 내려갈 때 함께 이주한 가족들의 숫자가 70명(출1:5, 신10:22)이었느냐 75명(행7:14)이었느냐는 것입니다. 일전에 이미 다루었던 문제입니다만, ‘학자들 간에 많은 견해들이 오가지만 정답은 모른다.’는 것이 유일한 답입니다.

이외에도, 동일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성경마다 상이하게 기록된, 숫자적 불일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다윗과 소바 왕 하닷에셀의 전투시 사로잡은 마병의 숫자
    삼하8:4 = 1700,      대상18:4 = 7000
㉯ 다윗군에 의해 죽은 아람 왕 하닷에셀의 군대장관 소박의 아람의 병거병 숫자
    삼하10:18 = 700승,   대상19:18 = 7000승
㉰ 솔로몬이 만든 놋 바다의 용량
    왕상7:26 = 2000밧,   대하4:5 = 3000밧
㉱ 솔로몬의 마구간 숫자
    왕상4:26 = 4만,       대하9:25 = 4천
㉲ 여호야긴 왕 즉위시의 나이
    왕하24:8 = 18세,      대하36:9 = 8세.

당연히 위 불일치에 관한 학자들의 견해들(주석과 설명)은 많습니다. 그리고 속 시원한 설명 또한 없습니다. 약간 그럴듯한 견해와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견해가 혼재할 뿐입니다.

가장 그럴듯한 견해는 ‘히브리어는 글자 위에 점을 찍어 표기하기 때문에 읽거나 필사할 때 잘못을 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일리 있는 견해입니다.

특히 성경이 최초로 기록된 이후부터 15세기 활자가 발명될 때까지, 약 2900여 년 간 이루어졌을 필사의 횟수를 감안한다면, 필사오류의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편의상 한 세대 즉 30년에 한번씩 필사본이 작성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900회 이상의 필사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경건한 마음으로 온 신경을 집중하여 필사하였다 하더라도, 이 장구한 세월 동안 수없이 반복된 필사작업에서 일부의 오식(誤識)과 오사(誤寫)의 가능성을 무작정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성도들이 성경에 존재하는 숫자상 불일치에 관한 원인과 이유를 정확히 추정해 낼 방법은 없습니다. 단지 겸허히 인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황을 감안하더라도, 그 이해의 폭을 넘는 곳이 한군데 있습니다. 바로 대하 21:20-22:2절입니다. 이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유다 왕 여호람(부친)은 32세에 즉위하여 8년 간 집권 후 40세에 죽었다.
   ○ 여호람의 막내아들 아하시야(혹은 여호아하스)는 42세(NIV는 22세)에 즉위하였다.

아버지 여호람이 40세에 죽음으로써 아들 아하시야가 왕위를 인계받은 나이가 42세라는 이야기입니다.

왕위는 한 시도 비워둘 수 없는 자리입니다. 아들(왕위계승자)의 나이가 어리다고해서 장성할 때까지 수 십 년 동안 비워둘 수 없습니다. 즉각 즉위식을 거행해야 합니다(요시야와 여호야긴은 각각 8세 때 왕위에 올랐습니다).

어쨌든, 기록된 문자(숫자)적으로는, 아들이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이 불일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요?

이런저런 견해들을 참조해 봐도, 또 홀로 머리 싸매며 추측해 봐도, 시원할 정도의 명쾌한 논리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아래와 같은 의구심을 불식시킬 도리가 없었습니다.

① 아하시야의 42세 즉위 기록을 재론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오류로 인정할 경우,  
   ㉠ 글자의 위 또는 아래에 점을 찍어 숫자를 표기하는 히브리어 특징에 따른 필사오류로 보아야 하는가?
   ㉡ 몇 대 선조 또는 후손을 ‘아버지 또는 아들’로 표기하는 유대 관습(대상7:15)을 감안하여, 아하시야를 여호람의 아들이 아닌 손자 내지 증손자로 보아야 하는가?(* 성경의 분위기로는 손자 이후의 후손이 아니라 분명한 아들인 것 같음).

② 아하시야의 나이를 NIV처럼 22세로 볼 경우,
   ㉠ 부친 여호람이 18세에 막내아들인 아하시야를 낳았다는 계산이 나옴. 막내아들이라는 단어는 몇 명의 아들들이 더 있었다는 의미임(대하21:14, 17). 이 경우 여호람은 적어도 15세 이전에 결혼하여 수 명의 아들을 낳았다고 보아야 함. 결혼 연령과 득남 시기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 만약 쌍둥이를 몇 번 나았다고 한다면 이것이 타당한 추정인지?

그렇습니다. 성경에 나타나고 있는 여러 곳의 숫자상 불일치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매우 난처하지만, 정답은 모른 체로, 그냥 수용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부친(여호람)보다 나이 많은 아들(아하시야)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결코 인정할 수 없는 불일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답 또한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알고 계시는 좋은 견해를 기꺼이 나눠주신다면 너무나 고맙겠습니다.  

이선우

2011.08.22 10:44:36
*.187.103.94

순태 형(제)님, 수고 많으십니다.
다른 고명한 분들이 고민하는 중간에, 제가 먼저...ㅎㅎ
실력이 안되니 인터넷의 바다에 몸을 던졌지요.^^
역시 이 주제가 뜨거운 감자였네요.
많은 해설과 의문에 대한 해석이 있었습니다만,
제 맘에 딱 오는 곳 두군데를 소개드림으로 제 주장(?)을 대신합니다.
http://www.keepbible.com/bbs/board.html?board_table=qna&write_id=69
http://www.bibleone.org/Article.aspx?Channel=2&Article=30&language=3

정순태

2011.08.23 12:06:24
*.216.63.199

선우 형제님! 정말 좋은 자료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바로 스크랩해서 갈무리해 두었고, 인쇄하여 여러 번 읽었습니다. 접했던 자료 중에서 가장 논리적인 것 같습니다.

다만, 표현이 매우 확정적이지만, 이 견해들 역시 '추정'의 범주를 벗어난 것은 아닌 듯합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논리적 견해를 소개해 주신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꾸벅~ 꾸벅~~ 꾸우벅~~~

이선우

2011.08.23 20:58:14
*.222.242.101

ㅋㅋ 이거 원 민망해서... >_<
(한게 뭐 있어야지 절이라도 받지,,,)
그래도 우리 사이는 서로 절 하는 사이...ㅎㅎ
할 수 없이 저는 형제님보다 한번 더 꾸벅 하겠습니다.
꾸벅~ 꾸벅~~ 꾸우벅~~~ 꾸우버억~~~~

김유상

2011.08.26 21:20:02
*.96.92.219

선우 형제님이 소개한 첫번째 웹사이트의 원전(?)을 찾았으니 (www.febc.edu.sg/VPP4.htm) 참고하시지요. 42를 나이가 아닌, 오므리 왕조의 연수로 본다면 그 두 기록은 아무런 상충이 일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성경 기록 (혹은 필사)의 문제가 아니라, 번역 혹은 해석의 문제인 것이지요.

http://fbcthreemilebay.wordpress.com/2010/07/28/2-chronicles-222/

정순태

2011.08.27 02:15:20
*.75.152.75

감사합니다. 소개해 주신 遠東성경대학(febc)의 글은 이선우 형제님의 원진인 것 같군요. 역시 갈무리해 두었습니다. ^^
제일침례교회 자료도 거의 유사한 견해이군요. 아무튼 유용하게 참고하겠습니다.

유상 형제님! 건강하시지요? 형제님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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