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상] 02. ‘목사’ 직분의 개관(Ⅰ)

조회 수 939 추천 수 78 2009.10.24 12:17:20
            
♱ 엡4:11-12(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오늘날 성도들에게 ‘교회에서 제일 중요한 직분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묻는다면 ‘뻔한 질문’이라는 듯이 처다 볼는지 모릅니다. 누구나 ‘목사’라고 대답하겠지요.

이제 이 질문을 다른 각도에서 ‘목사 없이 교회가 성립될 수 있는가?’라고 재차 질문하면,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룰 것입니다.

만약 ‘왜 목사가 그렇게 중요하고 목사 없이는 교회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느냐?’ 묻는다면 그간의 교회생활(믿음생활과는 다른 것이지요)에서 얻어 들은 이유들이 끝없이 제시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다수 성도들이 수용하고 있는 목사관이 성경적인가?’에 대한 답변은 속 편히 낙관할 것이 못됩니다. ‘기존의 목사관’이 성경의 명백한 보증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역으로 기존의 목사관은 지극히 왜곡되거나 괴상하게 변질되어 있는지 모릅니다. 특히 왕중왕 담임목사제도의 목사라면 특히 더…

문제는, 이 명칭이 ‘평신도’라는 지극히 비성경적인 용어와 대칭을 이룸으로써, 우리 신앙에 상상할 수조차 없는 폐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목사에 대한 학문적 견해는, 신학교에서 ‘직분론’이라는 과목으로 따로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무수한 자료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몇 권의 신앙서적과 다수의 인터넷 자료를 소개해 드릴 수는 있습니다만, 각자 스스로 찾아보고 나름대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러나 묵상 진행을 위해, 그간 개인적으로 참고했던 각종 자료를 종합하여, 목사 직분에 대한 개관(牧師觀)을 3회에 걸쳐 간략히 정리하고자 합니다.  

▣ 목사 직분에 대한 전통적 이해(주장)

목사 직분에 대한 이해는 각 교단(교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2가지로 대별된다 하겠습니다. 이 양대 견해는 목사와 평신도 간의 심각한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첫 번째는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목사관으로서 ‘하나님의 강권적인 지명에 의해 부여된 성직자 직분’으로 보는 견해입니다. 즉 목사의 성직자관입니다. 목사성직론(牧師聖職論)이라 칭하겠습니다.

목사성직론은 주로 신학자나 목사들이 선호하는 것으로서 이런 주장들입니다.

  ○ 목사는, 구약시대 선지자들처럼, 하나님께 직접 음성이나 계시를 받아 장래 일이나 신적 비밀을 예언하는 예언가이다.
  ○ 목사는, 구약시대 제사장들처럼, 하나님께 특별히 구별을 받아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예배)를 책임지는 제사장이다.
  ○ 목사는, 구약시대 왕들처럼, 하나님께로부터 직접적으로 신권을 위임받아 절대적인 통치권을 행사하는 교회의 최고 권세자이다.
  ○ 목사는, 초대교회 당시의 사도들처럼, 성령의 능력을 받아 온갖 표적을 행하며 복과 저주를 마음대로 빌어줄 수 있는 신통력을 지닌 능력자이다.
  
우리는 종교개혁이 잘못된 천주교 신학과 교리에 대한 회개(회복) 운동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목사성직론만큼은, 전혀 종교개혁적 의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위에서 보시는 대로, 목사성직론은 전적으로 천주교의 ‘사제론’ 그대로 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부분은 개혁하면서 사제론은 하나도 개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비교적 소수의 비주류 목사관으로서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 목사는 교회 구성원 중의 주요한 직능을 수행하는 기능론적 직분이다. 즉, 만인제사장론에 따라, 장사하는 제사장, 농사짓는 제사장처럼, 교회에서 ‘가르치는 제사장’의 임무를 수행하는 사역자이다.
  ○ 목사는 다른 제사장들과 달리 오직 교회 업무에 전념하는 풀타임사역자로서 일할 수도 있고, 세상 직업을 가지고 파트타임사역자로서 일할 수도 있다.
  ○ 목사란 성도의 영혼을 말씀으로 주님께 잘 인도해야 하는 봉사직이다. 엡4:11절의 ‘목사’는 ‘목자’의 오역으로서, 목자와 교사 직무를 병행하는 직분이 감독이며 이것이 곧 ‘목사’이다(pastors and teachers).
  ○ 그러나 목사는 구약의 선지자나 제사장이 결코 아니다.

이러한 이해들은 종교개혁 당시에도 이미 나타났던 내용들입니다. 루터나 칼빈 등도 동의했던 사실이고(만인제사장), 재세례파와 같은 분파는 아주 분명하게 주장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일부 침례교파(재세례파의 계승자)나 형제교회(이단으로 지목받기도 합니다) 등의 교파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견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2가지 목사관 중에서 두 번째 견해를 지지합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형제교파처럼 ‘목사무용론’은 반대합니다. 목사도 모든 평신도와 마찬가지로 교회의 일부 구성원의 위상을 지니되, 그것이 ‘목사성직론’처럼 왕권적 권위의 지위는 아니며, 단지 가르치고 인도하는 지도자의 위상을 지닌다는 이해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이해를 ‘목사은사론’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목사 직분은 ‘은사론’으로 받아야만 성경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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