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역설(逆說)의 소망

조회 수 1200 추천 수 107 2008.12.20 00:44:47

♣ 사55:8-9(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초신자 시절도 얼추 지나고 교회생활에 제법 익숙해질 때가 되면, 성도들은 각자 나름대로 기독신앙의 권장항목들을 정리하게 될 것입니다.

성경말씀을 붙잡고 의미 파악하기 위해 고민해본 적도 없고, 더 깊은 이해를 위해 씨름해본 바도 없지만, 워낙 들은 것이 많아 별로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항목들이 포함될 것입니다. : 기도하고 성경 읽기, 교회 다니기, 복음 전하기, 방언하기, 십일조하기, 주를 섬기기, 주일학교 참석하기, 그리스도인의 영적위치 배우기, 그리스도인의 변화된 삶에 대해 배우기, 기독교 대학에 가기, 성경연구학교에 가기, 신학교에 가기, 믿음으로 생활하는 법 배우기, 믿음으로 쉼을 누리는 법 배우기, 영적전쟁, 권위와 순종, 기적, 능력, 예언에 순종하기, 은사회복, 종교적 복장, 머리 덮개, 엄격한 도덕률, 채식주의, 언약의 백성되기 등등.(‘진 에드워드’의 ‘그리스도인의 삶의 비결’ p.14-15에서 정리한 비결들입니다).

그러면서 그(진 에드워드)는 이것들이 모두 잘못된 비결이라며 급기야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없다. 독자들이여, 다만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p.36).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만큼 선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인정하라. 여러분은 내심 교회에 가는 것이 싫었고 기도는 언제나 짐스러웠으며 성경읽기표는 텅 빈 채 어딜 보아도 말끔했다.”(p.37).

스스로 자신의 신앙심을 자신하는 이들은, “뭔 소리냐? 나는 교회 가는 거 한번도 귀찮게 생각한 적 없고, 교회 일이라면 언제나 기쁨으로 동참한다. 사탄의 속삭임도 유분수지, 어찌 이런 망발이냐!”며, 크게 분개할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양심이나마 소유한 성도라면 아무 말 못하고 고개 푹 숙일 것입니다. 입으로는 부인하고 싶지만 양심이 찔림 받아 유구무언일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잘 속는지요! 외견상 좋아 보이고 옳아 보이는 것에 속수무책으로 속아 넘어가고 맙니다. 스스로에게 ‘성숙한 신앙인’이라 최면 걸면서 말입니다.

요16:2절입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출회할 뿐 아니라 때가 이르면 무릇 너희를 죽이는 자가 생각하기를 이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예라 하리라.”

여기서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이 아닙니다. 최고의 정통신앙인이라 자부하는 유대인들을 가리킵니다. “너희”는 제자들(성도들)입니다. “출회”는 출교라는 말로서 유대인의 회당에서 쫓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본권 박탈 차원을 넘어 아예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것입니다. 급기야 출회를 넘어, 죽이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예”(헬:라트레이아)는 ‘섬김 또는 예배’를 의미합니다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희생제사’를 지칭합니다(NIV는 offering으로 번역했습니다). 즉, 성도들을 핍박하고 죽이면서 이것이 하나님을 바로 섬기는 올바른 방법이라 여긴다는 뜻입니다.

‘자칭 정통신자’는, 사이비 사상과 행위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정통성을 철석같이 믿습니다. 그리고는 참 신자를 향해 엄청난 분노를 표출합니다(죽임도 불사합니다).


위에서 살폈던 (진 에드워드의) 신앙덕목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해온 이들은 신앙의 건강성을 심각하게 되짚어야 합니다. 겉보기로는 나무랄 것이 하나 없어 보이지만, 죽기 살기로 붙잡을 만한 신앙 가치들이 아닙니다.

그러나 참 신앙을 지닌 이들은 바르게 분별해 냅니다. 이렇게 하소연 하는 분이 있습니다. “비전?! 목적?! 갈증?! 쓰임받는 사람?! 열심?! 형통?! 성공?! 이런 구호들, 이제 교회 안에서 사라질 때도 되지 않았나?”(태승철 목사/예수 안 믿는 목사 예수 안 믿는 교인/p.96).

그렇습니다. 우린 지금껏 전혀 아닌 것을 무던히도 따랐습니다. 영적이라 여기면서 말입니다. 비전, 열심, 성공, 형통 등등.

하지만 이제는 허무한 종교 짓거리 그만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따위 겉보기 종교생활을 통해 무슨 덕을 보려는 것인지요!


오늘 본문은 ‘하나님 생각은 사람 생각과 다르다.’ 하십니다! 이 말씀이 분명 하나님 말씀이요 진리라면, 해결책은 아주 간단합니다(그러나 가장 어렵습니다).

포기!!! 지금껏 종교생활 모범행위 목록의 일각을 차지해 왔던 모든 권장사항들(사람 생각)을 미련없이 버리는 것입니다. 성경은 이를 ‘자기 부인 또는 자기 비움’이라 합니다.

발견!!! 그리고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참 신앙생활 지침들(하나님 생각)을 하나하나 찾아내야 합니다. 구체적인 항목들은 성도 각자가 실제의 삶을 통해 하나씩 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보물을 찾듯…

분명한 것은, 새로 찾아낸 참 신앙덕목들은 결코 크거나 화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역으로 지극히 작고 연약하고 쓸모와 가치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게 무슨 신앙덕목이 되랴?’ 싶은 것들이 태반일 것입니다.

비록 그럴지라도, 하나님은 최고의 덕목으로 흔쾌히 인정해 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본문이 ‘역설의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의 기준들이 완전 뒤바뀌기를 소원합니다. 사람 생각들은 몽땅 포기하고 하나님 생각들로 채워지는 천지개벽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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