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나눔] 마음만은 언제나

조회 수 1291 추천 수 86 2007.04.01 13:24:34
  모진 추위 이겨내고 탐스러운 꽃망울 터트린 벚꽃이 눈부시도록 화사합니다. 이웃도시인 진해에서는 군항제 행사가 한창입니다.

예배 마치고 환우들을 모시고 벚꽃 구경 가기로 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평소 2-30분 거리인 군항제를 구경시켜드리고 싶었으나, 워낙 교통체증이 심하고, 또 갑자기 용변이라도 봐야한다면 입장이 아주 난처해지겠기에 용기를 낼 수 없었습니다.

거기다 반신불수 환우들은 5-6명이고 휠체어가 4대이며 승용차도 3대이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어 환우들께 양해를 구하고, 시내만 돌기로 했습니다. 벚꽃 나무가 조금 많은 시내 도로 한바퀴 도는 것에 불과하지만, 무척이나 좋아들 하셨습니다.

꽃은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불행스럽게도, 금년 최대의 황사로 인하여 잔뜩 찌푸린 날씨라서 벚꽃이 발하는 눈부심을 제대로 만끽하지는 못했으나, 형제든 자매든 모두가 탄성을 지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우중충한 병원에서 생활하다, 주일 교회 오는 것만도 신선한데, 거기다 꽃구경 나들이까지 겸했으니 기분전환 확실히 되었을 것입니다.

제 차에는 늘 모시는 K 형제님 부부와 오늘 처음 뵌 자매님(역시 뇌졸중으로서 6년차라고 합니다) 및 간병인이 타셨습니다. 자매님은 발음이 분명치 않아 어눌한 말로, 연신 감탄사를 발했습니다.

이 자매님은 어저께 밤에 잠까지 설칠 정도로 주일을 기다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좋지 않아 교회 못가는 것 아니냐며 의기소침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데리러 온 차를 보고는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매님은 교회출석은 물론 봉사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쓰러진 이후, 겨우 병원에서 드리는 예배에만 참석했을 뿐, 예배당에 나오기는 참으로 오랜만이었다고 합니다. 오늘 예배당에 들어서자마자 너무 감격스러워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합니다.

도움이 없이는 예배도 드릴 수 없는 자매님의 주님을 향한 간절함과 감격을 보며, 참 예배의 자세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님! 귀한 자매님을 알게 해 주신 은혜 감사하옵고 아름다운 교제를 통해 더욱 성숙되게 하옵소서! 힘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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