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쓰러트림 현상의 진정성

조회 수 1675 추천 수 127 2008.05.10 08:47:57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의 한 자락으로 자리하는 것 중에는, 당시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신비한 사건들도 포함될 것입니다.

시골 장날 자주 만났던 약장수의 입담이 생생합니다. 먼저 차력이나 노래 등으로 구경꾼들을 불러 모읍니다. 어느 정도 모였다 싶으면, “돈 없는 아이들은 가라.”고 설레발치면서, 뱀으로 만들었다는 정력제 선전이 절정입니다. 하지만 그 약은 100% 가짜였지요.

간혹 야바위꾼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물방개가 부리는 묘기를 넋 잃고 바라보기도 했고, 주사위 놀이에 홀려 잔돈푼께나 뜯겼던 기억도 날 것입니다. 얄팍한 속임수였지요.

한 20년 정도 지났나요? ‘유리 겔라’라 하는 마술사가 TV에 출연하여 고장 난 시계도 고치고 숟가락도 휘게 만드는 희한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늘날의 마술도 제법 신기합니다. 하지만 전부가 눈속임에 지나지 않지요.

당시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야 어차피 눈가림에 불과하므로, 그냥 한번씩 웃어넘기면 그뿐입니다.

그런데, 기(氣)를 수련하는 분들이 보여주는 공중부양은 매우 신기합니다. 무작정 부인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 과학으로도 명쾌히 설명되지 않는 신비현상들이 비일비재합니다. UFO도 그 중 하나이겠지요.


기독신앙에도 신비현상은 있습니다. 방언 정도야 흔한 예이고, 성령의 역사라며 사람을 쓰러트렸다 일으켜 세우는 현상도 있습니다(入神이라고 합니다). 오래 전, 베니 힌 목사라든지 케네스 헤긴 목사 등이 실행하여 대 히트를 쳤던 현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이민교회 일각에서는 김종필 목사라는 분이 이를 모방하여 재탕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http://www.usaamen.net/에 자세한 기사가 있으므로 확인해 보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현상에 전혀 마음 쓰지 않기 때문에 주의 깊게 청취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과거 베니 힌의 동영상을 흘깃 봤던 것처럼, 그냥 대충 봤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의 쓰러트림 능력은 베니 힌보다 한참 모자란 저단수였습니다. 베니 힌의 경우, 사람이 무대에 올라오자마자 상당한 거리에서 손만 뻗으면 곧바로 쓰러지곤 했습니다. 마치 중국 무협영화의 장풍 날리는 모습과 유사했습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최고조의 엑스타시 순간, 상대의 지근거리에서 살짝 밀어서 넘어뜨렸습니다. 뒤에서 다치지 않도록 받쳐주는 보조요원의 존재야 그렇다 하더라도, 간혹 어떤 분은 쉽게 넘어지지 않아 약간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고 좀 더 강하게 미는 모습을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 동영상을 보는 동안 ‘도대체 넘어트리는 이와 쓰러트림 당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신앙 유익은 무엇이며, 추구할만한 신앙 의미를 지니는 행위인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넘어지고 쓰러지는 현상은 사실일는지 모릅니다. 과거 신기하게 생각했던 약장수와 야바위꾼과 마술사들의 눈속임 현상과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오늘날까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공중부양이라든가 미확인비행물체 등의 사례처럼, 마냥 부정할 수 없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현상의 실제 발생 여부에 있지 않습니다. 만약 김 목사 등의 쓰러트림이 신앙 안에서의 올바른 현상이라면,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바로, 삶의 모습입니다! 베니 힌 목사와 김 목사와 또 쓰러졌다 일어난 모든 성도들 개개인들의 삶이 체험 이전과 전혀 다르게 변화되었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위에 거명된 분들의 이후의 삶이 극적으로 변화되었다는 후문은 들은 바가 없습니다. 쓰러지기 전이나 일어난 다음이나 그저 그렇고 그런 삶의 연속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를 시행한 당사자들(베니 힌 목사나 김 목사)에게는 분명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유명세입니다.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대접받고 의기양양해지는 것입니다.

바로 이점입니다! 우리 신앙의 참된 체험은 대접받고 유명해지는 것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오히려 참 체험을 했다면 이전보다 더 배척받고 비난받을 뿐입니다. 주님이 그러셨고 바울 사도가 그러셨습니다.

명시적 기록은 없으나, 성경의 이면을 바로 읽는다면, 주님과 바울의 기적에 열광했던 이들은 후일 거의 전부 떠났다는 것을 추정해 낼 수 있습니다. 우리 신앙은 기적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왜들 신비현상만 만났다하면 온 마음을 다 빼앗겨 버리고 성경의 참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현대교회의 난맥상을 치유하는 한 가지 처방은 신비체험을 대하는 성도의 바른 반응의 회복에 있는지 모릅니다. 비록 신앙현상일지라도 너무 함몰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땅끝선교사

2008.07.06 09: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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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플로리다에서 사역하는 " 타드 벤틀리"라는 문신으로 온 몸을 도배한 사역자, 베니 힌, 등등 그러한 사역자들과 유사한 방법과 행태로 김 종필 목사가 하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까 ?
엘리야 학교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달(2008년 6월)에도 Anaheim 근처 호텔에서 2박 3일 하였고, 작년 11월쯤 은혜한인교회 집회를 하였습니다.
지금 보스턴 지역에 엄청 큰 땅에 기도원을 짓는다 하고, 어떤 뉴욕에 있는 분이 한달에 1억불인지를 헌금하기로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매우 놀랍고 혼란스러운 뉴스 가운데 있는데, 그러한 사역을 한다니,, 이러한 행태가 성령의 은사를 빙자한 행위들인지, 진정한 성령의 역사들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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