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할머니는 다리에 힘이 없어 잘 걷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아보니, 병의 원인은 목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여 생긴 병이라는 것까지는 밝혀졌답니다(디스크의 일종). 고향에 남아있는 약간의 재산을 정리해서라도 수술을 해 달라고 했다가 의사로부터 거절을 당했답니다.

수술하려면, 전신마취는 물론이고, 척추(등뼈)를 완전 절개하여 고난도의 수술을 해야 하는데, 너무 허약하고 고령이라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거나 수술 후의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수술 후 나아진다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합니다.

의사가 “연세도 있으시고 수술이 위험할 뿐 아니라 수술성과도 기대하기 어려우니 그냥저냥 사시는 것이 나으실 겁니다.”라고 하더랍니다.

“이 모양 이 신세로 사는 것보다는 수술하다 죽어도 좋으니, 시도라도 한 번 해 보자.”고 애원해도 의사는 들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60억 인구 가운데 혈혈단신 남으신 할머니에게는 더 이상의 희망은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힘겨운 삶의 연속일 뿐입니다. 내일의 희망이 없는 할머니에게는 그 누구의 위로도 헛될 것입니다.

할머니의 사연을 듣고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저는, 그저 간간히 맞장구나 쳐 줄 뿐입니다. 주님의 위로하심을 간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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