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11:4 바벨탑을 쌓는 교회들

조회 수 560 추천 수 21 2009.09.08 19: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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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을 쌓는 교회들


또 말하되 자, 성과 대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창11:4)


하나님께 저주 받은 함의 후손들이 바벨에 거주하면서 거대한 탑을 쌓은 동기는, “우리 이름을 내고”와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두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성과 대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했는데, 하나님을 대적하면서 인간끼리 함께 힘을 합해 번영을 이뤄내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마치 그들이 하나님이 주실 벌을 미리 안 것처럼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고 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하나님의 벌을 미리 예상했을 리는 없습니다. 그들 나름대로의 그럴싸한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우선 그들은 하나님 진노의 물이 온 땅을 덮어서 기식이 있는 생물을 다 멸망시켰던 노아 홍수의 기억이 생생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재앙이 닥치더라도 벽돌과 역청으로 튼튼하게 쌓은 하늘까지 닿은 탑에 올라가면 된다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핵폭탄마저 견뎌낼 수 있는 방호 막으로 둘러싸인 도피성을 스스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하나님을 거역한 가문의 시조라 할 수 있는 가인이 하나님께 받았던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형벌도 떠올렸습니다. 다시는 그렇게 흩어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바벨탑은 불신 세상을 하나로 묶어줄 정신적 지표이자 그 의미를 상징하는 가시적 형상이었던 것입니다.  

가인이 하나님께 벌 받을 때에 “무릇 나를 만나는 자가 나를 죽이겠나이다.”라고 염려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오히려 은혜를 베풀어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 하시고 가인에게 표를 주사 만나는 누구에게든지 죽임을 면케”(4:15)해 주셨습니다. 가인이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할 염려는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이마에 표는 여전히 남았습니다. 살인자, 그것도 친동생을 살해한 자라는 오명은 죽을 때까지 그를 따라 다녔습니다. 이제 그의 후손들은 그 오명마저 지우는 대신에 하나님을 부인하고 살아도, 아니 그분을 대적해도 얼마든지 번영과 형통을 누릴 수 있다고 만방에 과시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는 법칙은 아주 간단합니다. 오직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알기 쉽게 말하면 당신을 거역하려는 의도에서 시도하는 어떤 일도 그 목적이 절대 달성될 수 없고 오히려 반대의 결과가 나오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바벨탑의 경우도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고 했더니 오히려 흩어짐을 당했습니다. 하나님과 대적해 성공한 자로 이름을 남기려 했지만 실패한 배역자의 대명사가 되었지 않습니까? 지금 불신자를 탓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대인 철학자 필로에 의하면 바벨탑을 쌓을 당시 벽돌 하나하나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겼다고 합니다. 그들은 실제로 “하나님과 싸워 이긴 자”로 인류 역사에 영원히 기억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아마 바벨탑이 지금까지 보존되었다면 그랬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남은 것은 하나님을 배역한 인간의 교만에 대한 최고의 실증(實證)이 되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작금 일부 교회들이 건축헌금을 많이 하는 신자에게 벽돌에 이름을 새겨주는, 그것도 많이 낼수록 호화롭게, 일을 눈도 깜짝 않고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수고와 희생한 신자들을 기념한다는 선한 뜻이 있어도 그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이 과연 얼마나 드러날까요? 아니 거꾸로 하나님의 심판이라도 받는 것은 아닐까요?

관광지의 큰 바위마다 새겨진 이름을 두고 어느 누구도 좋게 기억해주기는커녕 욕만 퍼붓지 않습니까? 국립묘지를 방문하는 외국정상들도 유명 장군의 묘소 대신에 무명용사의 탑에 꽃을 바치지 않습니까? 인간 윤리로도 이름 없는 일군들을 더 기억해주려는데 한 알의 썩는 밀알로 살아야 할 신자가 도리어 이름을 내려 합니다. 교회 안과 신자의 삶에서 하나님 이름으로 버젓이 쌓고 있는 이런 바벨탑만 무너뜨려도 기독교가 개독교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을 텐데도 말입니다.  

1/3/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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