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25:31-33 당신은 야곱과 에서 중 누구입니까?

조회 수 664 추천 수 15 2009.09.09 00: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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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야곱과 에서 중 누구입니까?


야곱이 가로되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날 내게 팔라. 에서가 가로되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 야곱이 가로되 오늘 내게 맹세하라 에서가 맹세하고 장자의 명분을 야곱에게 판지라.”(창25:31-33)


에서의 허기진 빈틈을 노려 야곱은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명분을 양도받았습니다. 역사상 가장 손해 보는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남의 약점을 교묘하게 악용한 사기꾼, 에서는 순간적 어려움을 참지 못해 대사를 그르친 경솔한자의 대명사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에서가 그만큼 어리석은 자였는지는 한 번쯤 되짚어 볼만합니다. 물론 죽 한 그릇에 매달릴 정도라면 죽게 되었다는 본인 고백대로 허기가 극도에 달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밥 한 끼 잘 얻어먹었다고 집문서를 몽땅 넘겨주는 일은 아무래도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는 아버지 이삭의 총애를 과신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야곱과 맹세해 봐야 나중에 아비가 유언으로 장자권을 자기에게 주면 그 핑계로 맹세를 번복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실제로 야곱이 나중에 이삭까지 속인 것은 최종 결정권이 아버지에게 있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가서 형이 군소리 하지 못하게 하려고 미리부터 맹세토록 한 것입니다. 그만큼 야곱은 주도면밀했던 반면에 에서는 인간끼리의, 그것도 동생에게 한 맹세라 해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 즉흥적 성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더 결정적인 원인은 에서가 사냥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사냥꾼에게 농사지을 땅은 아무 필요 없고 험한 산지일수록 사냥감은 많습니다. 또 한 곳에 정착하기 보다는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닐수록 더 좋습니다. 또 항상 떠돌아다니니까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필요도 없습니다. 말하자면 천하를 방랑하는 자유인으로 누구에게도 구애 받을 것 없이 자신의 안위만 채워지면 그만이었습니다. 에서의 즉흥적 성격이 직업에서 생겼을 수 있고 아니면 원래 그런 성격이라 그런 직업을 갖게 된 것인지 모릅니다. 아마 둘 다 맞을 것입니다.

당시 장자의 명분은 한 가문의 대표자가 되어 모든 집안일을 통솔 관리하는 권한이 있으며 그에 따라 다른 자녀에 비해 유산의 두 배를 분배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각지를 떠돌아다녀야 하는 에서로선 그 장자권이 오히려 부담이 되고 그의 성격과 기질에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성경이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경홀히 여김이었더라.”(34절)고 설명한 그대로입니다.

말하자면 에서가 단순히 어리석거나 경솔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야곱이 아비마저 속여서 장자권을 차지했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달은 에서가 동생을 죽이려고 설쳤지 않습니까?  비록 즉흥적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자기 계산은 할 줄 아는 정상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잘못이 없었던 것입니까? 아닙니다.

당시 장자들은 그 집안의 제사장을 겸임하는 직분을 받았습니다. 야곱의 처 라헬이 라반의 우상 드라빔을 훔쳐 나온 사건에서(31:30-35) 보듯이 우상을 숭배하는 이방 족속조차 그랬습니다. 그러나 에서는 이삭에게 물려받을 장자권은 일반 가정의 그것과는 달랐다는 점을, 즉 하나님의 제사장이 되어야 함을 몰랐고 또 알았어도 별로 흥미가 없었던 것입니다. 아무 형체도 없는 여호와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나아가 부모가 고향을 멀리 등지고 이방 땅에서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을 보면 현실적 유익을 주는 능력도 모자라 보였을 것입니다. 자기에게 굳이 필요치도 않고 유익도 없는 장자권을 아쉬워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면에 천하의 사기꾼 야곱은 장자권을 노렸지만 아비의 재산 상속에는 사실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브라함이 거부였는지 몰라도 후처에서 낳은 자식들에게도 다 나눠준지라 정작 이삭에게 돌아온 몫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조부나 아버지에게 막상 땅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여전히 장막에서 유목 생활하며 이방 땅을 옮겨 다녀야 했습니다. 현실적 계산에 철두철미한 그가 자기에게 돌아 올 재산이 형과 나누면 얼마가 되리라는 것쯤은 충분히 알았을 것입니다.

간단하게 이렇게 생각해보면 됩니다. 만약 이삭이 거부였다면 비록 형에게 장자권이 돌아가더라도 자신이 1/3은 차지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많은 재산일 텐데 거기에 1/3을 더 보태려고 가뜩이나 주도면밀한 그가 자기 목숨까지 거는 모험을 감행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이삭의 재산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그럼에도 그는 장자의 명분을 위해서 형과 아버지에게마저 사기를 쳤습니다. 그렇다면 재산 말고 원인은 딴 데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야곱은 여호와가 조부 아브라함에게 언약한 축복을 차지하려고 자기 생명까지 건 것입니다. 그의 일생을 보면 오직 그 언약에 동참하겠다는 소원과 열정과 행동으로만 일관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으로만 살고 그분의 은혜로만 죽었습니다.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찌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창12:1-3) 야곱은 혼자만 혹은 형보다 더 잘 살려고 장자권을 노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기로 인해 다른 모든 자가 하나님의 복을 받게 하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자기 집부터 온전한 믿음의 가문으로 가나안 땅에 든든히 세우려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삭의 아내 리브가에게 주신 “복중에서부터 두 민족이 나누어져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25:23)는 예언도 결코 당신의 야곱을 향한 독단적인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인격적 도덕적 영적인 어떤 결함, 잘못, 죄악을 무시한 일방적 편애도 아니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 은혜 안에 있는 자와 밖에 있는 자 둘로만 나눠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은혜 밖에 있는 자가 현실적으로는 더 커 보이겠지만 사실은 은혜 안에 있는 자를 도무지 감당해 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무시하는 자는 영원한 멸망으로 떨어지지만 그분을 소망하여 겸비하게 경배하는 자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생의 참 승리와 진정한 행복은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기에 인간이 자기 삶에서 가장 먼저 견고하게 세워야 할 것은 그분의 언약 안에 동참하겠다는 결단과 헌신입니다. 야곱은 자나 깨나 그 언약을 잊지 않았던 반면에 에서는 그 언약을 전혀 중요시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다른 말로 에서는 눈에 보이는 풍성한 현실적 결과가 그것도 당장에 맺어지지 않으면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죽고 난 후에나 효력을 갖고 별로 실익이 없어 보이는 장자권보다 당장의 허기를 메울 팥죽 한 그릇이 훨씬 소중했듯이 말입니다. 반면에 야곱은 당장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반드시 실현되고야말 하나님의 언약에 자기가 가진 현실의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얍복 강가에서 하나님이 축복하지 않으면, 다음날 재산을 형에게 아낌없이 바친 것을 보면 현실적 축복이 아님. 결코 놓지 않겠다고 밤새 씨름했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는 우리가 입술로는 주여, 주여 하면서 솔직히 에서에게 더 가까운 것은 무슨 연유입니까? 하나님이 이미 복중에서부터 택정한 자라는 확고한 인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은혜 안에 머물기만 하면, 바꿔 말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분의 언약에 온전히 쓰임 받겠다는 결단과 헌신이 따른다면 세상과 죄악과 사단과 죽음이 도저히 우리를 감당해내지 못한다는 자신이 없습니다. 예수를 믿는 순간 하나님의 장자권은 이미 신자 손에 쥐어졌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그분의 제사장 역할만 충실히 수행하면 됩니다. 혹시라도 지금 그 역할이 싫어 팥죽에 한 눈이 팔려 있는 것은 아닌지요?

4/17/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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