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이 황홀하다

조회 수 2690 추천 수 308 2004.10.31 04:30:23
손가락 세 개로 감자를 깎으려면?

‘산다는 것이 황홀하다’라는 책을 지은  다하라 요네꼬라는 일본 여자가 있었다. 그 녀는 두 다리가 없어 의족을 했고 한 팔이 없으며 성한 한쪽 손마저 손가락이 세 개 뿐이었다. 누가 봐도 그 삶이 고달프고 힘들 수 밖에 없는  분이 오히려 자기 삶이 황홀하다고 고백했다.

하루는 그녀가 감자 껍질을 벗기려는데 너무 힘이 들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사과 깎듯이 한 손으로 감자를 붙들고 다른 손으로 칼을 들어 껍질을 벗기면 된다. 한 손에 그것도 손가락이 세 개 뿐인 그녀로선 감자를 도마 위에 가까스로 올려 놓고 세 손가락으로 붙든 칼을 갖다 들이대면 자꾸만 떼구르르 굴러 내렸다. 너무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며 나중에는 도저히 어쩔 수가 없어 절망감마저 들었다.

그때 “하나님 어떻게 하든 감자를 깎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줄 압니다. 당신의 방법을 나에게 가르쳐 주세요. 감자를 깎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 드렸다. 차츰 마음에 분노가 가라 앉고 평안이 찾아 오면서 갑자기 희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도마 위에 감자를 올려 놓고 일단 무조건 반으로 쪼갠 후 평평한 부분을 도마를 향해  놓았더니 더 이상 감자가 구르지 않고 껍질을 벗길 수 있었다. 그날 저녁 그녀의 감자 요리 식탁은 샴페인에 케비아로 차려진  어떤 황제의 진수성찬보다 더 푸짐하고 맛있고 감사가 넘쳤다.    

하나님은 신자더러 “범사에 감사하라”(살전5:18)고 하신다. 범사(凡事)란 당연히 힘든 일도 포함된다. 하지만 고달픈 시련과 환난 가운데서 감사하기란 하나님을 믿는 믿음과 상관 없이 실제는 너무 힘들다. 흔히 괴롭더라도 억지로 의지를 동원해서라도 감사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또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생각해 그들의 처지와 비교해 보라고 한다. 정 안되면 십자가에 고난 당하신 예수님을 회상해 보라고 한다.

그러나 의지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 뿐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도 각자가 겪는 환난의 종류가 각양각색이며 사람마다 성격과 믿음의 수준에 따라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다 다르다. 막상 환난 중에 있는 신자는 항상 자기가 가장 힘들며 처지가 제일 비참하다고 느끼게 마련이다. 남의 고난을 제 삼자가 콩 놓아라 팥 놓아라 참견할 수 없다. 심지어 목사라도 도저히 믿음으로 이겨내지 못할 정도의 절망의 심연에 빠질 수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회상해 비교한다는 것은 더더구나 말이 안 된다. 십자가의 고통은 인간이 고안한 처형방법 중에 최고로 극심하다고 한다. 주님 마저 겟세마네 동산에서 밤이 새도록 괴로워했던 그런 고통을 우리 같은 범인이 감히 견주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믿음으로 고난을 이겨내는 것은 물론 맞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은 일시적, 부분적으로만 효과가 있을 뿐이다. 믿음으로 범사에 감사한다는 것은 훨씬 다른 의미다.

환난 중에 감사하는 믿음

요네꼬의 감사는 달랐다. 환난 중에 무조건 참은 것이 아니라 간절히 기도하여 분명한 응답을 받고 문제를 해결한 후에 감사했다. 그러나 어떤 큰 축복을 받은 후에 감사했다는 뜻과도 다르다. 은혜를 받은 후에 하는 감사는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러면 범사에 감사가 아니라 길사(吉事)에만 감사한 셈이며 기복 신앙에 그칠  수 있다.

그녀의 경우는 기도 응답을 받았지만 여전히 굉장히 힘들었다. 남들과 비교하려 들면 감자 껍질 하나 제대로 못 깎는 자기 육신이 더 비참해질 뿐이다. 예수님을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주님은 왜 나를 이런 처지에 빠지도록 허용 했을까 원망과 의심이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  없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것은 아무리 힘든 일을 겪더라도 그 와중에 반드시 감사할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주님과의 완전한 교제를 통해 그것을 발견해 내어 감사하라는 것이지 무턱대고 감사하라는 것이 아니다. 또 그러기 위해선 먼저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주님과 완전한 교제를 이룰 수 없어 그런 은혜를 받지도 못하고 심지어 하나님이 이미 베풀어 놓으신 축복을 발견조차 못한다.  

신자가 끼니조차 없어 허덕일 때에 간절히 기도해 하나님께 받는 것은 복권 당첨이거나 호텔 뷔페 식사가 아니다. 단지 라면 한 박스 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그 라면이 정말 눈물 나도록 고마운 것이자 하나님의 권능과 사랑이 완벽하게 표현된 것이다. 하나님의 신비가 그 속에 넘치도록 담겨 있다.

신자의 형편은 여전히 궁핍하고 쪼들리며 실상 나아진 것이 별로 없지만 하나님의 사랑에 부족한 법이 없다는 것을 체험한다. 나아가 물질이나 건강 같이 현실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아무 감사할 거리가 당장에는 눈에 안 보이고 손에 안 잡혀도 이상하게 걱정이 안 되고 평강이 채워진다는 것을 느끼기에 바로 그것을 두고 감사하게 된다. 심지어 그런 평강조차  없어도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그 분만이 영원한 진리로 내 고통을 알고 계실 것이라는 확신을 붙들게 되어서라도 감사하게 된다.  

바울 사도의 경우는 이보다 더 했다. 그는 옥에 갇히고 수도 없이 매를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했으며 사십에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고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였고 일 주야를 깊음에서 지내는 등 그의 사역은 굶고 춥고 헐벗음의 연속이었다.(고후11:23-27)

그럼에도 그는 “부득불 자랑할찐대 나의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고후11:30)고 했다. 그런 약함이 부끄럽거나 괴로운 것이 전혀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웠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통보다 오히려 날마다 모든 교회를 위한 염려함으로 속이 눌려 있다(고후11:28)고 고백했다. 이런 사도의 가르침을 받았기에 초대 교회 신자들은 “환난의 많은 시련 가운데서 저희 넘치는 기쁨과 극한 가난이 저희로 풍성한 연보를 넘치도록”(고후8:2)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감사의 두 종류

하나님은 자기 자녀들과 진정한 참 사랑의 교제를 원하신다. 당신을 찬양하도록 자기 백성을 창조하셨다. 그리고 그 찬양은 고난 가운데서만  불순물이 끼이지 않고  순결한 것이 된다. 고난은 하나님이 형통보다 신자에게 훨씬 더 자주 사용하는 은혜와 사랑을 베푸시는 통로이자  방법이다. 진정한 감사는 오직 하나님과의 온전한 교제에서만 나오며 또 그런 교제는 환난 중에 더 깨끗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환난은 삶의 현장에선 일시적으로 괴롭고 힘들다. 그러나 바로 그 고통 때문에라도 신자는 주님 앞에 세상적인 모든 것 내려 놓고 매어 달리게 된다. 그러나 단지 문제만 해결해 달라고 해선 참된 교제가 이뤄지지 않는다. 주님은 가난하고 애통하는 심령을 갖고 중심에 통회하는 자만을 기뻐 받으신다. 두렵고 떨림으로 완전히 하나님께 무릎 꿇고 모든 경배와 찬양을 돌려 드려야 한다.    

요네꼬더러 감자를 반으로 쪼개라는 응답은 너무나 평범하고 상식적인 도움이었다. 하늘에서 천사를 보내 준 것도 아니요, 자동 감자 깎는 기계를 마련 해 준 것도 아니요, 잠시 기도하느라 눈을 감았다 떠보니 껍질이 벗겨져 있거나 칼과 도마가 특수 기능을 갖게 된 것도 아니었다. 감자는  부엌 바닥에 데구르르 굴러 다녔다. 감자를 손으로 잡고 칼로 깎는 것은 여전히 그녀의 몫이었다. 하나님은 지혜만 빌려 주셨다. 마음과 마음으로 영과 영이 서로 교통한 것이다. 하나님과 그녀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교제한 것이다.

하나님은 이렇게 역사하신다. 감자를 대신 깎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자녀와 말씀을 나누고 싶어 하신다. 하나님의 역사하는 이런 원칙을 알지 못하면 진정한 교제가 이뤄질 수 없다. 환난 중에 기도해서 도깨비 방망이 뚝딱 하듯이 문제가 해결 나지 않으면 하나님께 감사할 수 없다. 그런 기도는 하나님께 자기 요구 사항만 일방적으로 통고한 것이지 당신의 음성을 들으려 한 적이 없어 교제 자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삶의 아주 세밀한 부분에까지 하나님과 대화하여 그 분의 은혜와 사랑을 겪어 본 자는 그 인자와 자비와 긍휼이 얼마나 무한한지 알 수 있다. 그런 교제를  매일  하나하나 쌓아 나가는 즐거움은 세상의 어떤 즐거움보다 더 크다. 인생이 황홀해 질 수 밖에 없다. 평생 핸디캡인 요네꼬가 자신의 처지가 하나 나아진 것 없어도 ‘산다는 것이 황홀하다’고 고백한 것이 종교적 공치사이거나 일시적인 감정의 흥분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신자가 억지로라도  찬양하고 감사하면 하나님이 복 주시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런 신자의 마음 자세를 가끔은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매번 그렇게 감사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믿음의 자세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자가 환난 가운데 할 수 있는 진정한 감사에는 두 가지 종류 뿐이다. 고통 가운데도 감사할 거리를 분명히 찾았기 때문에 그것을 붙들고 실제로 감사하는 것이다. 이 감사는 신령과 진정이 담긴 것이기에 하나님의 더 큰 신비와 은혜와 권능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된다. 본인이 영적으로 성숙해질 뿐 아니라 하나님은 신자에게 더 큰 당신의 일로 영광 받게 해 주신다.

다른 하나는 도저히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몰라도 그리스도 안에만 있다면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끊을 자 어느 것도 없음을 확신하기에 오는 평안을 통한 감사다.  반드시 하나님 당신이 합력해 선으로 이끌어 주신다는 소망을 키워가며 기뻐하는 것이다.  비록 현실은 여전히 힘들지만 성령 안에서 평강이 신자를 붙들고 있기에 염려와 불안이 신자를 더 이상 흔들거나 넘어뜨릴 수 없다.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신자에게 갖고 계신 기쁘신 뜻의 순서가 어떻게 되어 있는가? 항상 기뻐하라(살전 5:16)가 가장 먼저다. 신자에게 자기 인생이 황홀하다는 확신이 있는가 묻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과 진정한 교제를 이어가면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황홀하게 바꾸어 준다는 고백을 할 수 있는 자가 신자다. 그런 고백이 있다면 어떤 환난이 있더라도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하며 그러면 환난 중에도 반드시 감사 거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되므로 범사에 감사하라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삶을 솔직하고 겸허하게 되돌아 볼 때에 산다는 것이 진정 황홀한가? 그런 자신이 없다면 하나님께 요구만 할 줄 알았지 그 분의 음성을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도 황홀하지 않을 자 아무도 없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거지는 황홀한 삶을 살 수 있지만 세상의 황제는 속 빈 강정 같이 겉만 화려한 삶을 살 뿐이다.  

7/10/04

김순희

2010.08.23 02: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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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거지는 황홀한 삶을 살 수 있지만..... 아멘!!!

ㅋㅋ 제 별명이 상 거지인데요....
맞네요.
행복해요. 정말 행복해요
울 주 예수 그리스도 땜에 행복하답니다.^^

사라의 웃음

2012.06.03 22: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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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감자를 대신 깍아주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자녀와 말씀을 나누고
싶어 하신다. 아멘!!
말씀을 나누어 주시기에, 그리고 얼마나 얼마나 사랑해 주시는지를 매일
그렇게 가르쳐주시니 어찌 황홀하지 않을 수 있을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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