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최고 비결

조회 수 991 추천 수 44 2005.08.25 14:07:29

저는 지난 한 달 만에 체중을 근 10파운드(약 5키로)나 뺐습니다. 일부러 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체질을 바꾸려 시도했더니 자연적으로 그렇게 빠진 것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체중을 빼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은 제 비법을 따라 해서 다이어트의 정의를 “내일부터(from tomorrow)”에서 “지금 당장(right now)”으로 바꾸시기 바랍니다.

병약한 자는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해서 흔히 ‘골골 80’이라고 말합니다. 저 또한 건강에 아주 조심을 해야 할 처지인지라 아침마다 30분간 집 주위 산동네를 산책하고 30분간 허리 운동 중심의 맨손체조를 해 왔습니다. 그 덕분에 오십 중반의 남성으로 키 176센티에, 체중 68키로, 허리둘레 33인치의 날씬하고도(?) 적당한 몸매를 유지했으므로 구태여 다이어트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저는 글 쓰는 것이 전업이라 거의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보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선 자꾸만 몸 보다도 머리가 둔해졌고 자연히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랬는지 그 다음날 특별히 무리한 것도 없는데 몸까지 찌뿌등해졌습니다. 그래서 몸을 강건하게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머리가 더 맑아질까 궁리해 본 결과 소식(小食)과 체질 개선 둘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배가 부르면 피가 머리 대신 위장으로 모이므로 잠이 오고 두뇌활동이 둔해지며, 또 피 속에 콜레스테롤 같은 노폐물이 많이 쌓이면 머리에까지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안되리라는 아주 상식적인 짐작을 해 본 것입니다. 체질 개선은 고기 대신 생선, 채소, 과일 위주로 먹는 식이 요법 외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도 가능한 조리를 많이 하지 않고 신선한 채로 먹어야 합니다. 또 자연산 꿀이 아닌 인공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무조건 먹지 말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콜라 같은 탄산 음료수는 절대 마시지 말아야 하는데 카페인보다 설탕이 더 해롭기 때문입니다.

이전부터 가능한 채소를 많이 먹고 고기나 소다는 거의 먹지 않는 습관을 들여 놓았기에 식이 요법은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모든 사람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인 식사 양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의 식사습관과 양에 조절되어 있는 위장 상태를 완전히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의지력으로는 견디기 힘듭니다. 또 갑자기 소식을 하게 되면 섭취하는 열량이 적어져 힘이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세가지 비결을 짜냈습니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 구태여 비결이라고 부칠 것 까지는 없지만 저로선 아주 심각하고도 진지하게 실천했던 것들입니다.  

첫째는, 밥을 많이 먹었을 때의 부작용을 의식적으로 연상했습니다. 밤에 자면서 부대끼고 다음날도 개운하지 못하며 하루 종일 멍하게 책상 앞에 앉아서 무엇을 했는지 전혀 모를 때가 많았던 나쁜 기억을 자꾸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과식이 너무 싫을 뿐 아니라 꼭 해야 할  업무를 방해하는 가장 크고 나쁜 주범이라고 생각되어졌습니다.  

저는 평생을 두고 입 맛이 없어 밥을 못 먹은 적이 없다고 감히 자부하는 자입니다. 식사 때마다 조금 더 먹고싶은 것을 억지로 참는 편이었기에 거의 식도락가 수준까지 갔던 자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먹는 즐거움 쪽으로 상상이 가면 억지로라도 많이 먹은 후, 그것도 고기를 먹고 난 후 오는 부작용을 심각하게 머리 속에 그려 보았던 것입니다.

둘째는, 머리에 좋다는 견과류(堅果類-아몬드, 호두, 피칸, 해바라기씨 등, 이곳 미국에선 비교적 싸게 구할 수 있음)를 아침은 제외 하고 점심과 저녁 식사하기 약 30분 전에 한 웅큼씩 꼭 먹었습니다.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은 많이 먹는다고 바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얼마를 먹더라도 30분이 지나야만 느낍니다. 포만감이 일차적으로 식사 양보다 시간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급하게 식사하는 사람의 경우 대개 보면 비만입니다. 잘 씹지 않아 소화 불량으로 살이 안 찔 것 같지만, 사실은 누구나 동일하게 포만감을 느끼는 30분 안에 섭취한 양이 더 많으니까 살 찌게 되는 것입니다.

또 견과류에는 지방이 많아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가져 옵니다. 식사 30분 전에 견과류를 먹는 것은 이 두 가지 원리들을 적용한 것입니다. 식사할 때에 이미 포만감을 어느 정도 느끼게 되므로 자연히 식사의 양이 주는 것입니다. 나아가 고기 대신 몸에서 필요로 하는 지방의 양을 몸에 오히려 좋다는 식물성 지방으로 공급한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셋째는,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 제일 힘든 것으로, 저녁을 아주 적게 먹되 오후 6시 반 전에는 꼭 먹었습니다. 이는 머리와 위장 둘 다에 좋은 일석이조의 효과입니다. 한 미국 TV에서 젊은 여자가 역(逆)-다이어트(Reverse Diet)를 소개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음식의 종류와 양은 그대로 두고 저녁 식단을 아침으로, 아침 식단을 저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실제 아침에 스테이크, 아이스크림, 스낵 등을 저녁 만큼 양껏 먹고, 점심은 보통 하듯이 샐러드나 생선 요리 같은 것으로 하고, 저녁에 우유와 시리얼을 몇 달간 먹고 큰 효과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저도 그와 똑 같지는 않지만 아침에 된장찌개와 오트밀(미국식 보리죽)을 먹고 저녁에는 밥과 고기는 일절 안 먹고 삶은 콩이나 생두부와 야채와 과일 위주로 아주 간단하게 먹었습니다. 간혹 저녁을 아예 안 먹는 분들이 있는 데 혹시라도 다시 먹는다든지, 파티나 회식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먹으면 그 전부가 살로 가기 때문에 권장할 방법이 못됩니다. 조금이라도 먹되 아주 간편하고 영양가 많은 식단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영양이나 다이어트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은 꼴”이 되었습니다만 어느 정도 일리는 있지 않습니까? 다시 말하지만 저는 살을 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맑게 해서 제가 하는 일을 좀더 잘해보려 했더니 그 목적도 충분히 달성하고 부차적인 효과로 다이어트까지 되었습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제 머리와 몸 모두 날아갈 듯이 가뿐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말씀 드리는 두 가지야말로 진짜 다이어트의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죽어도 살을 빼야만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권투 선수가 살을 안 빼면 선수 생활하지 않겠다는 자살행위나 다름 없습니다. ‘삼순이’ 같은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스타들이 하루에 2-3시간씩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않습니까? 자기들 밥줄이 달렸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드는 왕자를 이 날씬한 몸매로 사로잡아 보겠다든지, 취업 대란에 고만고만한 조건 가운데 체격에서라도 점수를 따고 들어가야겠다든지, 직장에서 남들보다 기발난 아이디어를 내고 열심히 일을 더 많이 하겠다든지 하는 목적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들이 성취되지 않았을 때의 손해와 괴로움을 자꾸 상상해야 합니다. 다이어트만을 위한 다이어트를 해선 백이면 백 실패합니다. 다른 가치 있는 일을 이루는데 꼭 필요한 수단으로 다이어트를 시행해야 합니다.

둘째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합니다. 영어 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말처럼 수만 가지 다이어트 비법이 나와도 결론은 하나입니다. 적게 먹어도 이겨낼 자신이 없고 맛 있는 음식을 보고도 참고 넘어갈 각오가 없으면 다이어트는 무조건 불가능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미 커버린 위장의 크기를 줄여 나가는 것입니다.

누군가 담배를 피운 햇수만큼 끊어야 안심한다고 하듯이 위장도 마찬가지로 지금의 식사 양으로 늘어난 햇수 만큼 줄여야 줄어질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 실패자가 가장 잘 범하는 실수는 단번에 굶고, 단기간에 줄이려 듭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줄여야 합니다. 그것도 포만감을 느껴가며 또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 가며 해야 합니다. 제가 시행했던 식사 30분 전 견과류 섭취와 역 다이어트가 그러기 위한 한 가지 효과적 방법일 뿐입니다. 각자가 자기 형편과  식사 습관에 따라 특유의 적절한 방법을 얼마든지 고안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양념으로 제가 실천했던 소식을 달성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 하나만 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조금 공복감이 남아 있을 때에 억지로라도 숟가락을 놓고 얼른 목욕탕으로 달려가 양치질을 했습니다. 그러면 다시 이빨 닦는 것이 귀찮아서라도 디저트나 밤참 같은 것을 먹지 않는 효과가 있습니다.

조금 공복감이 남았다고 영양이 모자라리라 절대 염려 마시기 바랍니다. 현대인은 모두 영양 과잉일 뿐 아니라, (사실은 몸에 해로운 것들은 과잉이고 정작 필요한 것은 부족함), 앞에 말씀 드린 대로 포만감은 시간이 차야 느껴지니까 약간의 공복감이 남아도 이미 필요한 양을 충분히 채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재삼 재사 강조합니다. 적게 먹어 위장을 줄이는 길 외에 다이어트 비결이 있으리라 아예 기대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그럴싸해 보이는 특이한 비결도, 그것도 아주 손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리라 선전하지만 절대 속지 마십시오. 결국은 위장을 줄여야 하는 것을 마치 다른 것인 양 과대 포장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위장을 줄이려면 자기 식사 습관을 가장 잘 아는 본인이 스스로 고쳐나가는 길밖에 없으며 또 그것이 최고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다이어트를 죽어도 해야 하는 확고한 목적이 있어야 함은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건이엄마

2005.08.26 05: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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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영혼의 갈급함때문에 왔다가 생각치도 않은 새로운(?) 다이어트 정보 얻고 갑니다...목사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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