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고의 실패는?

조회 수 1238 추천 수 96 2009.05.24 15:52:48
인생 최고의 실패는?


최근 제 마음이 쉽사리 우울해질 때가 잦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우선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마음이 든다고 하듯이 약해진 몸 때문에 짜증이 친한 친구처럼 따라다닙니다. 환갑을 아직 몇 년이나 앞둔지라 괜한 엄살 같지만 젊었을 때에 워낙 건강을 돌보지 않은데다 큰 병치레를 몇 번 하다 보니 후유증이 만만찮아서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대소사들도 그런 우울증에 한 몫을 거듭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누구나 겪는 어려움들로 남들보다 특별히 더 심한 것도 아니기에 기실 문제 삼을 정도도 안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소한 곤경이라도 겪고 있는 당시와 본인에게 괴로운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주위에서 들리는 소식들이 희보(喜報), 낭보(朗報), 쾌보(快報)보다는 악보(惡報), 비보(悲報)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뉴스로 접하는 것은 원래 사고 위주로 보도하니까 둘째 치고 주변 지인(知人)들이 하나같이 이전에 비해 즐거운 일보다 힘든 일을 훨씬 많이 겪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세계적 불경기와 크게 상관없이 말입니다.

또 이 세대가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구체적 예를 들 필요도 없이 매사가 사단에 의해 직간접으로 조종 내지 농간 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역사적으로 따져 지금껏 그렇지 않았던 세대가 없었고 최근에는 세상 구석구석에 일어나는 일이 순식간에 보도 되어 심정적으로 느끼는 효과가 더 강하다 해도 사단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괜스레 흔들리지 말고 더욱 말씀과 기도로 제 심령부터 견고히 바로 세워 당당히 맞서자고 다짐하지만 결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순간적으로 기력이 떨어집니다. 때로는 오래 동안 침울해지고 심지어 매사에 의욕을 잃게 만드는 경우도 생깁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 세대를 주도하는 연속된 흐름인데다 갈수록 드세어지고 있는지라 알게 모르게 제 심령을 항상 짓누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작 저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들은 따로 있습니다.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지만  겨우 인생의 깊이, 넓이, 두께, 무게 등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어서 더 아름답고 즐겁게 삶을 살 수 있는 지혜를 터득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개인 가족 친구 이웃 직장 사회 등등 삶의 모든 분야에서 너무 많은 실패를 이미 저질렀기에 그것들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닫게 되면 한 없이 힘이 빠집니다.    

또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을 볼 때마다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내게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아주 짜증납니다. 기도와 말씀 같은 영적 위로만 주면 된다고 말하고 치우기엔 그들의 현실적 곤경이 너무 심하고 개선될 기미조차 안 보이니까 때로는 분통마저 터집니다.

나아가 너무나도 거대한 힘으로 모든 것을 삼킬 듯 덤벼드는 흑암의 세력은 분명 눈에 보이는데도 그 앞에 힘껏 맞서보려는 제가 너무 연약하고 초라해 보입니다. 지금 이 세대에서   감당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일까, 또 그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큰 효과가 날까, 바위에 계란 던지기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가, 등에 생각이 미치면 어느 듯 회의와 실망에 빠져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물론 축 쳐져 있어선 안 되고 그럴수록 더 힘을 내어야 한다고 다짐은 합니다. 말씀보고 기도도 합니다. 그럼에도 쉽게 소생하지 않는 경우에 닥치면 빤히 알고 있는 신앙적 원리 하나 제대로, 그것도 목사가 되어서 신자들에게는 실컷 그렇게 하라고 가르쳐 놓고는, 실천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화는 더 크게 치밀고 우울증도 덩달아 더 넓게 도집니다.    

한 마디로 세상 부귀영화를 누려볼 대로 누려봤던 솔로몬 왕의 노년의 실토가 요즘처럼 피부에 와 닿는 때가 없습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전1:2,3) 그런데 솔로몬이 이런 고백만 했더라면 어느 누구나 인생 말년에 뇌까릴 수 있는 넋두리로 그쳤을 것입니다. 제가 지금 드리고 있는 고백처럼 말입니다.

바로 이어지는 말씀에 그가 말년에 때도 경우도 없이 파도처럼 쉴 새 없이 밀려들어오는 우울증을 어떻게 이겨냈는지에 관한 힌트가 숨겨져 있습니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4절) 세대는 순간적이라도 땅은 영원하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이 땅에서의 삶이 단지 순간적이라고 여기면 모든 인생이 헛되고 헛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대는 당연히 가고 오고 또 갑니다. 그러나 자기 세대를 영원한 것과 연결시키지 않고는 헛됨을 없앨 방도는 도무지 없습니다. 노년일수록 자책감과 무력감 때문에 우울증이 무차별적으로 닥칩니다. 그에 대한 반발로 아집과 자존심은 오히려 더 세어집니다. 그럼에도 뾰족한 수단과 시간은 점차 고갈되기에 우울증이 분통으로 변하고 또 쌓여서 폭발할 지경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인생 최대의 실패는 무엇입니까?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한 것입니까? 우울증에 수시로 빠진 것입니까? 그 둘 다 아닙니다. 노년에까지 그 우울증을 제대로 처리하는 방도를 못 찾은 것입니다. 모든 인생이 물론 그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풍요와 가난,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를 번갈아서 누려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단 한 번뿐인 짧은 인생이라도 누구나 희로애락의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살게 마련입니다.    

인생을 마지막까지도 헛되고 헛되다 하면서 헛된 채로 끝을 내버리면 그만큼 헛된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반면에 말년의 헛된 우울증에 그저 그냥 딸려만 가지 않아도 인생을 절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나아가 아무리 남은 시간이 짧고 이전 실패를 회복할 방도가 없어도 그 헛됨을 오히려 기쁨과 보람으로 승화시키면 그보다 성공한 인생이 없을 것 아닙니까?

솔로몬이 비록 세상에선 최고로 성공했지만 하나님 앞에선 수도 없는 죄를 범했습니다. 심지어 성경에 명시된 계명도 밥 먹듯이 어겼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죽기 직전에는 성공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전도서의 결론으로 삼은 이 한 마디 고백 때문입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찌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간에 심판하시리라.”(전12:13,14)

인생의 깊이를 그런대로 깨달았어도 실천해볼 시간과 힘이 모자란다고 우울증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큰 실패를 새로 또 하는 셈입니다. 주위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여력이 아무리 없어도 낙심만 하고 있으면 그 사람은 더욱 낭패에 빠질 것입니다. 흑암의 세력이 너무 강력하다 못해 도도하기(?)까지 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약소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마저 하지 않으면 그 부분만큼이라도 어둠을 걷어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은퇴 연금으로 최고급 실버타운에서 웰빙을 즐기며 살아도 심령에 밀려오는 우울증을 막을 길은 도무지 없습니다. 우리 모두 솔로몬만한 노후 보장을 누리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기도하고 말씀 보았다고 쉽게 이겨낼 수도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 속에 남아 있는 죄성과 밖에서 우리를 넘어트리려는 사단의 힘이 강력하고 교묘하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것에 나의 존재와 삶과 인생을 연결시키지 않으면 헛되고 헛되게 인생을 마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믿음 안에 들어온 자는 자기에게 맡겨준 하나님의 일에, 아무리 작아보일지라도 충성하는 길뿐입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빛 되신 예수님의 십자가만 붙들어야 합니다. 어둠이 대세라고 해서, 그것도 세상사람 모두가 선이라고 현혹되어 따라 간다고 해도 신자마저 같이 휩쓸려 흘러간다면 그야말로 세상은 진짜 암흑천지로 변할 것입니다. 요컨대 더욱 우울해진 요 며칠 사이에 인생에서 예수님 외에는 결코 소망이 없음을 제가 새삼스레, 매번 그러하지만, 절감했다는 뜻입니다.

5/24/2009

김 계환

2009.05.25 00:33:24
*.230.16.117

죽음의 순간에 공허함에 빠지거나 절망하는 것만큼 더 이상 비참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노 무현 전 대통령의 비보를 듣고서 믿음안에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했지요. 예수님안에 있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때문에 우리는 절대 절망할 수가 없으니 할렐루야 입니다.

김광찬

2009.05.25 00:43:00
*.6.1.81

사랑하는 목사님께 이 노래를 불러 드립니다.

제목 :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 (작사,곡 : 최용덕)

내가 걷는 이 길이 혹 굽어도는 수가 있어도
내 심장이 울렁이고, 가슴 아파도
내 마음 속으로 여전히 기뻐하는 까닭은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심일세....
내가 세운 계획이 혹 빗나갈지 모르며
나의 희망 덧없이 스러질 수 있지만
나 여전히 인도하시는 그 분을 신뢰하는 까닭은
주께서 내가 가야 할 길을 잘 아심일세.....
어두운 밤 어둠이 깊어 날이 다시는 밝지 않을 것 같아 보여도
내 신앙 부여잡고 주님께 모든 것 맡기리니
하나님을 내가 믿음일세....
지금은 내가 볼 수 없는것 너무 많아서
너무 멀리 아물아물 어른거려도
운명이여 오라 나 두려워 아니하리 만사를 주님께 내어 맡기리
차츰 차츰 안개는 걷히고
하나님 지으신 빛이 뚜렷이 보이리라
가는 길이 온통 어둡게만 보여도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
차츰 차츰 안개는 걷히고
하니민 지으신 빛이 뚜렷이 보이리라
가는 길이 온통 어둡게만 보여도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제 아내에게서 핸드폰 문자메세지를 받았는데
꼭 목사님께 전해드리고 싶네요

배달이 왔어요.
제품은:하나님의 사랑.
유통기한:영원히~~~
God Is 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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