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주일 글을 쉬어야 하는 이유

조회 수 1406 추천 수 171 2007.02.20 20:21:36
한 일주일 글을 쉬어야 하는 이유


저희 온 집 안이 폭격을 맞아 쑥대밭이 되었고 또 곳곳에 지뢰밭을 밟는 기분이라서 그렇습니다. 또 이 사태가 진정이 되려면 아무래도 한 일주일은 가야할 것 같습니다. 식구끼리 싸움이 낫거나 이곳 LA에 지진이 덮쳐 집이 무너졌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주일(2/18)이 제 손녀 첫돌이라 장남 부부가 뉴욕에서 한 열흘 휴가를 내어 와 있기 때문입니다. 첫돌 잔치는 코리아타운의 한 식당에서 은혜 가운데 잘 마쳤는데, 손녀가 온 집안을 헤집고 다녀서 도저히 정신을 차릴 겨를이 없습니다. 어지간하면 새벽에 글을 쓸 수 있겠거니 생각했지만 하루 종일 이곳저곳에 다니고 또 손녀랑 노느라 녹초가 됩니다.

처음 한 이틀간은 얼굴을 익히느라 서먹하더니 이제는 완전히 알아보고 재롱을 부리는 통에 제가 먼저 혼이 완전히 빠졌습니다. 안 그래도 돌잔치에 온 옛 교인들로부터 자기들더러는 아이들을 엄하게 키우라고 교육시켰던 저와 집사람이 손녀를 졸졸 따라다니며 하자는 대로 다해주니까, 가르침과 실제 삶이 다르다는 핀잔을 이미 들었던 차입니다.
  
저희 초청 칼럼니스트인 김유상 집사가 어디서 들은 말이라고 전해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손자 손녀가 아들딸보다 더 귀여운 이유는 재롱을 부릴 때만 데리고 놀다가 조금 싫증이 나면 바로 아이 부모에게 넘겨주면 되니까 항상 귀여운 모습만 상대하게 되고, 또 아이 장래는 부모가 책임지니까 염려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말 실감납니다.  

그런데다 뉴저지의 미국 컴퓨터 회사에 근무하다 지난달에 은퇴하신 바로 손위 동서부부도 이번 주 후반부에 이곳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마침 다른 일정과 겹쳤지만 은퇴 후 첫 여행지로 저희를 찾아주십니다. 그 마음씀씀이가 고마워 짧은 일정이나마 LA를 잘 구경시켜 드리고 맛있는 한국 음식도 많이 대접해야겠습니다. 이래저래 한 일주일은 책상 앞에 앉을 겨를이 없고 특별히 “하루를 열며” 코너를 금주는 완전히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실 때는 인간이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차고도 넘치게 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니 항상 그러하지만 우리가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뿐이겠지요. 나아가 하나님은 인간은 꼭 눈으로 보아야 안심하는 체질이라는 것까지 아시기에 때로는 이렇게 현실적으로도 풍성하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로선 진심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는 아주 행복한 금주가 될 것 같습니다. 방문자님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구합니다. 혹시라도 지금 힘든 여건에 처해 있는 분이 있더라도 선한 것은 우리 체질이 진토라는 것까지 너무나 잘 아시는 하나님께로만 나올 수 있음을 믿고 더욱 그분만 바라보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21/2007

정순태

2007.02.21 12:37:10
*.75.152.83

손자 손녀 교육에 관한 한 목사님의 표리부동함이 밝혀졌군요!
그래도 어찌하겠습니까? 귀엽고 사랑스러운데야...............
부럽습니다!

잠시 좀 쉬시고
돌아오셔서 기상천외한 손녀 자랑 많이 들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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