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한 캔의 가공할 위력

조회 수 1256 추천 수 106 2005.10.02 16:47:41
콜라 한 캔의 가공할 위력



평소 때는 늦어도 열시 이전에 누워 자는데 어제는 밤 두시가 넘도록 잠을 못 이뤘습니다. 겨우 잠든 후로도 자다 깨다 하며 밤을 지샜습니다. 다른 날보다 엄청 바빠서 더 피곤했는데도 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콜라 외는 도무지 그 원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동안 체질을 바꾸느라 커피, 소다는 일체 안 마시고 완전 채식 위주로 소식을 했었는데 어쩌다 갈증과 유혹에 못 이겨 한 캔을 마신 것이 바로 화근이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이해가 안 되고 우습게 여길지 몰라도 저로선 굉장히 심각했습니다. 비유컨대 우리 모두 실감하듯이 신자의 영적인 생활도 죄가 조금이라도 침투하면 그 동안의 어떤 경건의 훈련도 아무 소용이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누군가 콜라를 두고 악마의 음료라고 했습니다. 혹시라도 콜라 자체가 사단의 음식이니까 무조건 멀리하라는 뜻으로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그만큼 톡 쏘는 맛이 어떤 음료와도 비길 데 없이 독특하고, 마실수록 자꾸 마시게 되며, 나아가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맞아 음식 맛을 돋구는 역활을 한다는 뜻이겠지요. 따라서 콜라 자체의 당분과 열량뿐 아니라 함께 과식하게되는 음식때문에라도 비만으로 이끄니 실제로도 충분히 악마의 역활(?)을 감당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사단이 사람에게 시험과 유혹으로 올가매는 일들도 똑 같습니다. 오히려 신나고 재미 있으며 어떤 때는 선하고 의롭기도 합니다. 주위의 칭송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속여 멸망의 길로 아주 서서히 빠져 들게 만듭니다. 마치 콜라를 마시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 되고 안 마시면 괜히 안절부절하게 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젊었을 때는 저도 콜라,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심지어 자기 직전에 마셔도 잠만 잘 잤습니다. 그러다 40 이 넘고 부터 오후에 마시면 밤에 잠을 못이루다가, 이제 50 중반에 들자 아예 하루 중에 어느 때 조금이라도 마시면 바로 그날 밤에 표가 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젊을 때는 자기 몸을 자기가 잘 콘트롤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몸도 면역 기능이 강했지만 나이들수록 정신이 몸에 따라 끌려가게 되고 외부의 아주 작은 자극에도 어쩔 줄 모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늙어 가는 것에도 좋은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젊어서는 어지간한 일을 해도 몸이 이겨낼 수 있으므로 이것 저것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보라는 뜻인 반면에, 나이 들어서는 정말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 한가지만 해야지 괜히 이것 저것 하다가는 무리만 된다는 뜻이지 않습니까? 나이  40 이면 불혹(不惑)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미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확정 지은 자는 그 길을 놓아두고 자꾸 곁눈질 하지 않습니다. 늙어서 여러 가지 일을 못하고 하나만 할 수 있을 때에 오히려 그 일에만 정진하고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가운데도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는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가능한 젊어서 인생의 목적을 붙들어야 할 것입니다. 자기 삶의 목적과 가치가 확고하게 서 있는 자만이 그 인생을 보람되게 살 수 있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입니다. 또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도 훨씬 도움이 됩니다. 나아가 일찍 목적이 세워졌기에 시행착오를 빨리 겪어버리고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기간이 훨씬 길어지니 당연히 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가운데도 꼭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무리 작은 죄악이라도 그 때까지 쌓은 공든 탑을 단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악마의 음료 콜라는 한 캔이라도 가공할 위력을 지녔듯이...

10/2/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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