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사람은 짐짝인가?

조회 수 1506 추천 수 164 2003.06.26 18:08:45
지난 추수감사절 아침 한국으로 귀국하시는 어머님을 배웅하러 L. A. 공항을 다녀왔다. 9.11 테러 이후 강화된 보안검색 때문에 최소 출발 3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고 하기에 11시10분 비행기인데 8시에 갔다. 잔뜩 긴장해서 한두 시간 줄 서서 기다려야겠구나 각오했는데 싱겁게도 10-20분만에 수속이 다 끝나버렸다.

시간이 남아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니 국제선은 지체되지 않았지만 미국내선의 사정은 정 반대였다. 각 항공사 터미널마다 짐 검사를 받기 위한 승객들이 건물 밖까지 장사진을 이루어 터미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데만도 한 두 시간 너끈하게 걸릴 것 같았다. 추측컨대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국내에 운행하는 미국적기를 목표로 삼기에 국내선 검색은 까다롭게 할 수밖에 없지만 외국 국적 비행기가 미국을 떠나는 것까지 구태여 세밀하게 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수속하느라 기다리지 않고 간단하게 끝난 것은 좋았지만 미국을 떠나는 외국인은 사람도 아닌가라는 씁쓸한 기분은 지울 수가 없었다.

통계에 의하면 9.11 테러 이후에 미국 내 성경판매량이 45%, 또 교회출석인원이 10% 증가했다고 한다. 앞날을 도저히 알 수 없는 불안한 세태와 인생에 대한 무상함을 절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하나님을 찾는 이유가 자국의 이익과 안전만을 지켜달라는 것이라면 교회 출석인원이 크게 늘어난들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데 오늘도 주일을 맞아 교회를 찾을 수많은 한국인들도 과연 이런 미국 사람들과 특별히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우리가 주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것은 세상을 주님과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맡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저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주셨으니”(고후5:17,18) 신자가 하나님으로부터 자기만 사람 취급 받고 다른 사람은 짐짝 취급해선 절대 화목의 직책을 수행 할 수 없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일에도 짐짝 취급당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많다. 감사의 계절인 년 말에 지난 한 해 하나님으로부터 내가 사람 대접을 얼마나 잘 받았는가만 감사할 것이 아니다. 그 보다는 짐짝 취급 당하고 있는 자를 하나님 앞으로 내가 얼마나 인도했는지 먼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짐짝이었던 불신자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하는 것만큼 크리스찬의 큰 감사는 없기 때문이다.

“누가 약하면 내가 약하지 아니하며 누가 실족하게 되면 내가 애타하지 않더냐” (고후11:29)

11/25/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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