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보다 못한 인간

조회 수 1868 추천 수 260 2008.03.12 00: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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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보다 못한 인간


오늘 아침 미국 TV에 세계에서 가장 박수를 빨리치는 사람이 소개되었다. 일 초에 13번이나 두 손바닥을 마주쳐서 기네스북에 올랐는데 실제로 손바닥의 형체를 전혀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그러나 일 초에 50회가 넘도록 날개를 펄럭이는 벌새에 비하면 진짜 아무 것도 아니다. 새로 치면 날개에 해당하는 두 손을 마주치는데 인간과 새 중에 어느 쪽이 더 빨랐는지 따지는 문제가 아니다.

벌새는 원래 그런 날쌘 날개 짓을 해야만 생존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졌다. 그러나 인간은 구태여 박수를 그렇게 빨리 쳐야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말하자면 인간은 순전히 재미를 위해서, 기록을 세운 그 사람의 수고를 무시하는 뜻이 아니라 일반적 의미에서, 그렇게 한다. 자기 이름을 내기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다.

재미든, 심심풀이든, 이름을 내기 위해서든, 어쨌든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신경지에 이르는 일이 나쁠 것 없지 않느냐고 간단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재미가 지나치다 보면 자신에게 아무런 유익이나 보상이 돌아오지 않는데도 남에게 잘못을 범할 수 있기에 문제다. 순전히 심심하다는 이유만으로도 남을 죽일 수 있는 존재라고는 세상에 인간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어제 실제로 일어났다. 아내와 세 딸을 둔 뉴욕 주지사 Eliot Spitzer가 고급 창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자백했다. 평소 때에 “Mr Clean"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자신의 도덕적 우위를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 왔던지라 그 위선적인 이중 행태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다 못해 허탈해졌다. 이를 두고 한 심리학자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권력자들은 자신들은 치외법권에 속해 있어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는 착각에 빠지는 맹점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정말 권력자형 모순에 빠졌든 심심풀이 재미로 그랬든 문제는 그로 인해 희생당하는 주위 사람들이다. 세상에 고개를 들지 못할 가족들을 필두로 그를 진짜 청백리인 줄 알고 따르던 추종자들은 아무 잘못한 것 없는 데도 마른하늘에 벼락 맞은 꼴이다. 주지사에 오를 정도면 수준급의 학식과 교양을 갖추었음에 틀림없다. 실제로 그는 미국 최고 대학인 프린스턴에서 학부를 마치고 사회 정의를 다루는 하버드 법대를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자기가 하는 짓이 어떤 결과를 부를지 몰랐을 리는 결코 없었다는 뜻이다.

벌새는 새 중에 가장 작아 죽기 살기로 날개를 비벼야 먹고 살지만 최소한 이 주지사 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순전히 재미로 아무 잘못도 없는 종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과연 하버드 법대를 나온 주지사와 벌새 중에 누가 올바른지는 지나가는 삼척동자라도 선뜻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심리학자는 그 잘못의 원인을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돌렸다. 주변 세상과 연관해 자기중심적인 편향된 사고를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상은 자기를 중심으로 해서 돌고 있기에 제 멋대로 해도 된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내가 재미있으려면 남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남의 재미는 전혀 상관 않고 더 정확히는 남이 재미있어선 안 된다는 심보다. 반대로 내가 재미없는데 남들이 재미있어 하면 절대로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권력자들만의 착각에 불과할까? 어린아이가 사탕이나 장난감을 독차지 하려고 떼쓰는 것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니 그렇게 가르쳐 주는 자는 당연히 없다, 인간 모두가 다 타고나는 것이다. 인간과 벌새 중에 누가 더 도덕적인지 정답을 쉽게 알아맞힌 삼척동자도 나중에 주지사처럼 안 된다는 보장을 어느 누구도 못한다. 현장에서 간음한 여인에게 이 중에 죄 없는 자 돌을 들어 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막상 죄 지은 그 여인만 빼고는, 다 물러갔지 않는가? 문제의 주지사는 전혀 거칠 것 없이 남들보다 월등한 자리에 쉽게 오르다 보니까 자기가 위대한 줄 착각했을, 말하자면 좀 더 중증의 나르시시즘에 빠졌을 뿐이다.

인간이 정말 인간다워지려면, 아니 최소한 벌새보다 나은 존재가 되려면 이 태생적인 나르시시즘을 벗어버려야만 한다. 요컨대 인간이 도덕적 영적으로 벌새보다 훨씬 못한 존재라는 사실과 세상이 절대로 자기를 중심으로 돌고 있지 않다는 진리를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누가 자기를 제일 사랑하여 자기중심으로 살려는 인생관을 스스로 버릴 수 있겠는가? 인간이 벌새만큼 박수를 빨리 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벌새는 하나님이 지으신 질서에 순응해서 살지만 인간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그 질서를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저 똑똑하면서도 어리석은 주지사처럼 되기를 즉,  인간다워지기보다는 스스로 짐승다워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벌새의 날개 짓은 생존을 위해 주셨지만 인간의 날개 짓, 손뼉은 남을 칭찬하거나 당신을 찬양하라고 준 것이다. 순전히 재미를 위해서 그럴 수는 없다. 재미가 심해지면 그 날쌘 손놀림으로 남을 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때리지 않고는 못 견디기는 존재가 인간이다. 거듭 단언컨대 하나님 없는 인간은 벌새보다 훨씬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여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겸손히 엎드리지 않으면 인간의 참 모습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영영 없다. 이 주지사의 경우에서 보듯이 누구라도 매일의 TV 뉴스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영원불변의 진리이지 않는가?  

3/1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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