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donald vs Chick-fil-A

조회 수 1685 추천 수 220 2008.10.23 21: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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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donald vs Chick-fil-A


지난 토요일 손녀와 조카를 데리고 아내랑 오랜 만에 칙필라(Chick-fil-A)라고 이름 그대로 닭고기 샌드위치만 파는 패스트푸드점에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정말 하늘에서 만나가 내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후에 먹고 마실 것 하나 없는 광야를 방황하게 되자 하나님은 반석에서 생수를 내시고 하늘에서 만나를 내렸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안식일에는 만나를 내리지 않을 것이니 얻으러 나가지 말되 대신에 그 전날 갑절을 내려주기로 했다.  

이 체인의 설립자 Truett Cathy는 독실한 남침례교 신자인지라 처음부터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기로 하고 지금껏 지켜 오고 있다. 주일 문을 닫는 것을 익히 알기에 그런지 토요일에 손님이 엄청 더 몰렸다. 매장 안팎이 돛대기 시장처럼 북적대었고 한참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주일 포함 이틀 분, 어쩌면 며칠 분 매상이 그날 단번에 오르고 있는 것이 문외한인 내 눈에도 확실히 보였다. 실제로 1967년 조지아주 아틀란타에서 시작한 프랜차이즈가 현재 37개주 1,340개 점포에 년 매상 20억불이 넘는 굴지의 회사로 자랐다.  

한국인에게 길거리 간식거리로 가장 맛있는 것은 어묵과 떡볶이일 것이다. 그것도 어렸을 때 초등학교 앞에서 코 묻은 돈으로 사먹었던 그 맛은 평생 잊지 못한다. 정작 맛으로만 따지면 별 것 아니고 엄밀히 말해 불량 식품에 가깝다. 그런데도 최고급 호텔 뷔페로 배를 불리고 나와도 초등학교 앞을 지나면 자기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게 된다.

이런 원리를 세계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마케팅 전략에 최초로 활용한 것은 공지(共知)의 사실이다. 매장에 놀이터를 붙이고 Happy Meal이라는 어린이 전용메뉴에 한창 인기 있는 영화 주인공의 인형이나 장난감을 끼워준다. 장난감 받는 재미에 속아(?) 어려서부터 입맛마저 길들여져 커서도, 아니 평생 단골이 되고 만다.  

Chick-fil-A 도 예외 없이 실내 놀이터가 있고 아이들 전문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다. 생일잔치로 모인 꼬마 단체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형을 주고 또 얼굴에 화장을 해주기도 했다. 소고기 대신 닭을 먹으라는 치킨전문회사다운 모토를 홍보하려고 커다란 소 인형들이 아이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그러나 이 가게가 아이들에게 인상을 심어주려 노력하는 내용은 맥도날드와는 다르다. 우선 이익금의 상당부분을 기독교 사역에 헌금한다. 아이들 전용 메뉴에 장난감을 주기는 마찬가지지만 허리우드 영화와 제휴 협찬하여 주인공의 판권을 취득하는 맥도날드와는 달리, 기독교 TV 시리즈인 Veggie Tales 주인공을 비롯해 기독교 관련 장난감과 CD만 선물로 주고 있다.

물론 자꾸 오게 유인해 장래 단골로 삼으려는 마케팅 기법은 동일하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주지 않지만 칙필라만 주는 것이 두 개 있다. 솔직히 맥도날드는 맛은 별로다. 그러나 칙필라는 맛과 서비스가 아주 좋다. 최근 LA 지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가장 좋은 Fast Food로 뽑히기도 했다. 값은 일인분에 1-2불정도 더 비쌌지만 그 정도 차이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분위기와 맛이 너무 좋아 외식하는 기분으로 다시 오고 싶은 패스트푸드로 손꼽을 만했다. 동행한 조카가 그 자리에서 하나 더 시켜 먹었으니 절대 과장이 아니다.

칙필라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진짜 중요한 것은 두 번째다.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짜증 난 아이들이 틀림없이 아빠에게 물을 것이다. “아빠! 왜 이 가게는 일요일에 문을 안 열어?” 또 한창 호기심이 많을 때라 아빠의 대답을 받아 연이어서 왜, 왜 하며 이유를 따질 것 아닌가? 자연히 부모로선 기독교와 주일에 안식하는 이유를 나름대로는 설명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잘하면 “왜 우리는 교회에 안가?” 혹은 “주일 날 문을 닫아도 영업은 더 잘되네. 아빠도 따라 해봐!”라는 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한 마디로 맥도날드는 세상 유행과 사조에 따르는 달콤하고 화려한 미끼로 아이들을 유혹한다. 반면에 칙필라는 그야 말로 신자로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맥도날드 자체가 악이라는 뜻이 아니다. 맥도날드는 세속 문화의 대표라면 칙필라는 세속 안에 함께 살면서 크리스천 문화가 어떻게 세속에 영향을 끼쳐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라는 뜻이다.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는 예수님의 권면을 실제 삶에 적용한 본보기다.
        
그런데 말이다. 미국 최초로 동성간 결혼을 합법화시킨 곳은 매서츄세츠 주이며 캘리포니아 주가 두 번째이고 얼마 전 커네티컷 주도 동참했다. 매서츄세츠 주의 유치원용 “가족은 누구인가?”(Who is the Family?)라는 그림책에는 한 남자가 설거지 하고 또 한 남자는 아이들과 거실에서 노는 장면이 나온다.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동성 결혼의 합법성을 숙지시키려는 것이다.

물론 법적으로는 아무도 하자를 잡을 수 없다. 그러나 바로 초등학교 앞 불량식품에 길들여져 평생 그 맛을 못 잊게 되는 꼴이지 않는가? 합법적으로 아이들을 유인하는 마케팅이라도 맥도날드와 칙필라는 분명 극명하게 대조되었지 않는가? 세상은 부모들부터 영적 분별력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아이들, 그것도 신자들 아이의 코까지 베어가는 상태로 변한지 이미 오래다.

10/23/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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