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미국

조회 수 1639 추천 수 198 2006.02.11 18:14:26
운영자 *.108.170.228

일년에 미국 전체에 911 전화로 구조를 요청하는 회수가 얼마나 될 것 같은가? 무려 2억 건이다. 일분에 380건, 일초에 6.3건이며 미국 인구가 약 3억이니까 3명 중 2명 꼴로 매년 한 번씩 긴급한 일을 겪는다는 의미다. 상상을 해보라 3명 중 2명이 평생도 아니라 매년 한 번씩 앰블런스나 경찰차를 불러야 할만큼 위급한 경우가 생긴다면 도대체 그게 정상적인 삶이겠는가?

전체 인구란 아이들 노인 심지어 경찰까지 포함한 수치니까 따지고 보면 모든 어른이 매년 한 번 이상씩 긴급 사태를 겪는다는 뜻이 된다. 미국이 총을 소유할 수 있고 갱들이 들끓는 범죄 천국이라 그런 것이 아니다. 만약 정말 2억 건의 긴급사태가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생지옥이지 사람 살 곳이 안 된다.

미국 이민 온지 15년이 넘었지만 한 번도 위험한 경우를 겪지 못했고 당연히 911 신고를 한 적도 없다. 아직은 미국이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 중의 하나다. 사실은 911 신고의  대다수가 오늘 무슨 요일인가, 지금 몇 시인지, 피자 가게 전화번호를 묻는 등 전혀 위급하지 않는 경우라고 한다. 심한 경우는 자동차 열쇠를 쓰레기 통에 빠트렸는데 경찰더러 와서 찾아 줄 수 없는가, 햄버거 가게에서 네 번이나 요청했는데도 주문대로 해 주지 않는다고 경찰이 와서 해결해 달라는 요구까지 한다고 한다.        

메릴랜드주의 한 911 센터 책임자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나 고통을 무조건 빨리 해결하려고 들고 911이 바로 그 해결책(a quick-fix solution)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911에 전화를 걸어야 하는 경우는 갑자기 긴급 사태가 발생했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생명이 달린 진짜 위급한 경우에 911에 의뢰하라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충분히 자기가 해결할 수 있는데도 잠시 귀찮은 것을 견디지 못해 무턱대고 911을 의뢰하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위급한 경우라도 관련 당국이 해결해 주리라 믿거나 혹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리 욕할 바가 못 되는 것 같다. 그들로선 911 이상의 빠른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자는 다르다. 위급한 사태에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며 강력하고도 쉬운 해결책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다. 집에 강도가 들거나 사고로 크게 다쳤는데 기도만 하고 있으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당연히 911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여 자기의 명철을 의지하지 않으면 그분은 세밀하고도 풍성하게 인도해 주신다. 심지어 잃어버린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조차 가르쳐 주신다. 세계 최고의 장비와 체계를 자랑하는 미국의 911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그분은 도와 주신다.

문제는 신자가 과연 정말 하나님이 언제나 무엇이든 믿고 의뢰할 수 있는 분이라고 확실하게 아니 단순하게 믿는지 여부다. 인생살이는 정말 위급한 사태의 연속이다. 눈에 안 보이고 또 모르고 넘어가서 그렇지 정말 아슬아슬한 경우가 많다. 간단한 예로 매일 몇 십 마일의 하이웨이를 그것도 시속 80 마일의 속도로 출퇴근할 때에 사고가 나지 않는 것만도 이상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기도하지 않고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뿐이다.        
        
불신자가 경찰이 자기를 보호해 주리라 생각하는 것은 착각 중의 착각이다. 911 전화는 사고가 난 후에 신고하는 곳이다. 앰블런스나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와야 한다면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벌어진 후다. 어쩌면 911을 자꾸 의뢰하는 것 자체가 사고를 불러 들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도는 다르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 일을 해 나가면서, 나아가 그 일을 다 마친 후에도 항상 911 전화를 상시(常時) 열어놓은 상태다. 그것도 자기만 사용하는 직통 전용노선을 경찰과는 도저히 비교조차 안 되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과 말이다. 전화기를 들고 자기 주소와 이름을 말할 필요도, 발생한 사건의 경위를 설명할 필요도 없다. 마음 속으로 그분을 생각만 해도 된다. 그분이 나보다도 더 나를 잘 아시기 때문이다.

미국은 분명 긴급사태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테러나 범죄와의 전쟁이 그 원인이 아니다. 아무 것이나 911 긴급 전화에 신고하는 버릇 때문도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도를 하지 않는 긴급사태다. 간단하게 왕복 10차선이나 되는 고속도로에서 전혀 기도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8-90마일 속도로 모는 차들로 가득 차 있는데 어찌 긴급 사태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 중에 상당수의 신자도 함께 포함되어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불신자는 어차피 기도를 하지 않는다. 제사장 나라로 부름 받은 신자마저 그러면 이 세상은 정말로 범죄자와 경찰만이 관리하는 무시무시한 곳으로 바뀌지 않겠는가? 당신만의 하나님과 911 직통 전화선은 지금 열려 있는가? 불통인가? 너무 오래 사용하지 않아 노선에 곰팡이가 쓸어 있는가?


2/11/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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