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수와 오주동

조회 수 1619 추천 수 166 2004.05.31 04: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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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들이 빌려온 ‘올드보이’ 라는 한국영화 비디오를 함께 보았다. 보고 난 다음 날 칸느 영화제에서 2등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는 뉴스를 접할 만큼 잘 만든 영화였다. 근친상간을 다룬 반윤리적인 내용이었지만 영화적인 요소만 따져선 연기, 연출,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 구성 등 아주 짜임새가 있었다. 구미 영화보다 더 전위적(avantgarde)인 영화였고 만약 미국에서 remake 해도 히트 칠만 했다.

특별히 주인공 역을 맡은 최민식의 연기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만큼  뛰어났다. 그는 기구한 사연으로 한 광기어린 재벌 청년의 복수의 제물이 되어 15년 간 사회와 완전히 격리 되었고 자기 친딸인줄도 모르고 성관계까지 맺게 된다. 극한상황에까지 다다른 인간의 절망적 고뇌를 몸을 사리지 않고 잘 표현했었다.  

한 가지 흥미를 끄는 것은 주인공 오대수라는 이름이었다. 언뜻 느끼듯 큰 행운을 잡으려는 소망이나 자신의 능력이 월등하다는 표현이 아니다. ‘오’늘도 ‘대’충 ‘수’습하며 살자의 머리 글을 모은 것이다. 인생의 뚜렷한 목적과 소명의식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큰 사고 없이 편안하게만 살겠다는 것이다. 영화를 만든 자의 의도가 아마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그 속에 무한한 죄성을 감추고 있어 그럴만한 상황이 닥치면 극도로 잔인하고 추악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최악의 반윤리가 역으로 관객에게 윤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사람은 더러운 것을 목격하면 자신도 모르게 깨끗해지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기게 된다.

이런 면에선 오히려 기독교적 영화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오대수였고 인간이 저지른 최초의 범죄도 형제 살인과 근친상간이었다. 인간이 하나님을 자기 마음에서 지우고난 후에 벌어진 일들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을 닮게 만드셨기에 당신이 거룩하듯 그를 닮은 인간도 거룩하게 살아야만 한다. 하나님을 우리 삶과 인생의 주인으로 다시 모셔 들이고 ‘오’직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지 않고는 결코 참 인간답게 살 수 있다. 인간 오대수로는 편안할지 몰라도 죄에서 자유로울 수는 절대 없다. 신자란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자연인 오대수는 죽었고 그분이 부활하심으로 성도 오주동으로 다시 태어 난 자다. 당신의 법적 이름 말고 영적 이름이 지금 과연 오대수인가 오주동인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2:20)

5/3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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