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수 부부의 비결

조회 수 2012 추천 수 182 2005.06.27 00: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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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소설가 에릭 시갈은 하바드대 캠퍼스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러브 스토리’에서, 사랑을 “서로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는 사이(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라고 정의를 내린 바 있다.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위해 단 한번도 힘들어 하는 표정을 짓지 않고 지극히 사랑하는 남편에게 아내가 미안해 하자 남편이 대답한 말이다. 1970년대 영화로도 소개되어 전세계 젊은이들의 눈물보를 터트리게 만들었던 그 유명한 대사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세계에서 최고 오랜 결혼의 기록은 영국 시골의 한 부부가 소지하고 있다. 비록 남편 Percy가 지난 6/15일 기네스 북에 80년간의 결혼이 신기록으로 등재된 2주후 죽었지만 어쨌든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만나 단 한번의 곁눈질 없이 80년하고도 2주간을 함께 살았다니 참 대단하다. 미망인 Florence는 “우리는 축복 받은 부부로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 사랑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그렇게 오랜 동안이나 한결같이 사랑할 수 있었던 비결을 그녀는 에릭 시갈과는 정반대로 표현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never be afraid to say sorry)” 동일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두고 왜 이런 차이가 있는가? 사랑이란 상대에게 어떤 약점과 허물이 있더라도 완전히 용서하기에 서로 미안하다고 사과할 필요가 없는 상태인 것은 틀림 없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부부도 완벽하게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미안한 일이 생길 때마다 사과해야만 사랑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갈은 사랑의 본질을 말했고 Florence는 사랑을 유지하는 방법을 말한 것이다.

실제로 인류 역사상 부부간에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경우는 오직 한번 뿐이었다. 그것도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첫 아이를 낳기 훨씬 전까지이었으니 신혼기간 동안만 그랬다. “아담과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니라.”(창2:25)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서로 사랑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아직 죄가 그들 영혼 속에 들어오기 전이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을 배제한 채 자기가 최고이며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서로에게 미안해 할 일 자체가 안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아담이후 원죄 하에 태어나는 모든 인간은 일생을 두고 서로 사랑하는 대신에 자기 자존심 세우는 것만을 삶의 목표로 택해버렸다. 당연히 인류 최초의 결혼 이후의 모든 결혼은 단 하나 예외 없이 죄인끼리의 결혼이 되었고 또 그래서는 안 되는 부부 사이에서도 항상 사랑 대신 자존심이 먼저 큰 소리를 내는 구조가 되었다. 신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신자 속에도 여전히 죄의 본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 가운데 자존심을 완전히 죽여가면서까지 배우자를 진정으로 사랑할 자신이 있는 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어떤 경우가 닥쳐도, 예를 들어 배우자가 너무나도 분명한 잘못을 저질렀고 나는 그 일에 하등의 책임질 일이 없을 때도 무조건적으로 사랑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요컨대 결혼이란 서로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에 둘이 함께 하는 순간순간마다 자존심과 사랑(정확하게는 함께 결혼 생활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꾸려나가겠다는 소망) 둘 중에 하나를 택하는 싸움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결혼이란 “3일간 사랑하고, 3 개월간 서로 탐색하고, 3년간 싸우다가, 30년간 참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 아담과 이브처럼 기껏 신혼여행 기간 동안만 서로 사랑하다가 그 이후로는 참 사랑은 도저히 못 해본다는 실토를 한 셈이다. 죄인끼리의 결혼은 피차 완전한 사랑을 못하기 때문에 아주 보잘 것 없고 불완전한 사랑이나마 하나씩 쌓고 지켜갈 수밖에 없고 또 그러기 위해선 미안하다는 말을 함에 주저나 두려움을 없애는 길뿐이다.  

오늘부터 아내에게, 남편에게 제대로 실천하지도 못하는 ‘사랑해’라는 고백 대신에 ‘미안해’라는 말을 하도록 해보자. 조금이라도 서로 간에 기분이 나빠지고 갈등이 생길라 치면 억지로라도 내가 먼저 나서서 말해보자. 간혹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미안해 할 일이 하나 없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자. 최소한 우리 모두가 완전한 사랑을 못한 것 그 하나만으로도 상대에게 미안한 것은 사실이니까 말이다. 또 혹시라도 나중에 천국 가서 하나님과 먼저 가 있는 배우자 앞에서 진짜로 미안해지는 경우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체질이 얼마나 진토이며 연약하고 죄 많은 존재임을 너무나 잘 아신다. 그래서 아마 우리에게 참 사랑을 못한 죄는 묻지 않을지 몰라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은 죄만은 틀림 없이 물을 것 같다.

6/26/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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