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위죄와 부작위죄

조회 수 404 추천 수 0 2016.10.07 16:08:55

우리는 죄라고 하면 흔히 '하지말라'는 것을 함으로써 저지르게 되는 죄 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죄에는 또 하나, '하라'는 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저지르게 되는 죄도 있습니다. 전자는 작위에 의한 죄이고 후자는 부작위에 의한 죄입니다. "너는 나외에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는 계명을 어기고 다른 신을 두는 것이 전자의 한 예이고,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을 어기고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것이 후자의 한 예입니다. 구약 율법 613 계명을 살펴 보면 그중 '하지말라'는 계명이 365 개, '하라'는 계명이 248 개입니다. 물론 '하지말라' 계명이 더 많습니다만, '하라' 계명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이니 전혀 무시할 수효가 아닙니다.

 

하라 계명을 범한 죄가 하지말라 계명을 범한 죄보다 훨씬 가벼울까요? 그렇게 생각될지도 모릅니다. 살인죄에 비하면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죄도 아니게 여겨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생각이고, 그 계명을 주신 하나님의 생각도 과연 그럴까요?

 

"선생님이여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마22:36-40)

 

예수님은 외려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에 버금가는 가장 큰 계명이라 하셨습니다. 그 말은 그것을 범한 죄가 가장 무겁다는 말과도 같지 않을런지요. 즉 살인죄보다 이웃사랑하지 않은 죄가 더 막중하다는 말인 것이지요. 

 

마태복음 25 장의 '양과 염소' 비유는 모두 잘 알고 계시겠지요. 이 역시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비유입니다. 마지막 날에 주님께서 다시 오셔서 모든 민족을 심판하실 때 무엇을 근거로 심판을 하시나요? 얼마나 극악무도한, 파렴치한 못된 짓을 저질렀는지로, 즉 '하지말라' 계명을 어긴 작위범죄를 물으시나요? 아니지요, '하라' 계명인 이웃사랑하지 않은 부작위 범죄를 물으십니다. 

 

사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하라' 계명에 충실하면 '하지말라' 계명은 저절로 지키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웃의 재산을 아내를 탐하며 도둑질하며 살인을 저지를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가 어떻게 하나님 이외의 다른 신을 두고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 역으로, '하지말라' 계명에 충실하다 하여 '하라' 명령에 충실해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삶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성령의 열매란 것도, '하라' 계명을 충실히 따른 결과이지 '하지말라' 계명을 지킴에서 결과된 것이 아닙니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참음, 자비, 양선, 신실, 온유, 절제. 모두 우리가 열심히 갈고 닦아서 얻게 되는 열매입니다.

 

죄를 '하지말라' 계명을 어기는 작위죄로만 생각하면, 죄짓는 게 무서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그래서 부작위죄를 지을 가능성을 키우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작위죄가 아니라 부작위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라' 계명들에 우리의 주의와 관심을 두고 하나하나 지키는 연습을 해보십시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에 온 율법과 선자자의 강령이 담겨 있다지 않습니까. 그 말씀에 담긴 뜻과 내용을 깊이 묵상하여 우리 마음과 뇌리에 각인시켜 우리의 남은 삶을 그 두 계명을 연습하고 익히는 데에 바치도록 하십시다.

 

2016. 10. 0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73 믿음과 순종의 상관관계 [2] 김유상 2016-10-27 6928
172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 [3] 김유상 2006-08-25 4090
171 죽고 싶도록 삶이 힘들 때 [8] 김유상 2010-07-07 3215
170 맥도널드에서 당한 일 [5] 김유상 2007-02-02 2312
169 어제 음악회에서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3] 김유상 2006-07-22 2164
168 착각 [2] 김유상 2006-08-14 2156
167 로빈 [5] 김유상 2006-08-09 2153
166 휴가 보고 김유상 2006-07-21 2116
165 참 난처합니다 [5] 김유상 2006-07-18 2110
164 치료 결과 김유상 2006-05-23 2093
163 다빈치 코드 유감 김유상 2006-05-23 2078
162 빚진 마음과 감사한 마음 [2] 김유상 2006-05-05 2071
161 성령 충만을 주시옵소서 2 [1] 김유상 2008-04-22 2034
160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김유상 2008-03-24 1999
159 여러분을 뵙습니다 [7] 김유상 2007-01-28 1993
158 교회를 옮겨야 하나? [3] 김유상 2008-11-12 1956
157 성령충만을 주시옵소서 1 [1] 김유상 2008-04-19 1907
156 하나님의 편애 김유상 2006-03-22 1846
155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김유상 2005-05-18 1832
154 유학생 유창우의 선행 김유상 2005-12-09 1816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