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조회 수 2156 추천 수 226 2006.08.14 19:33:42
한창 젊은 나이 때엔 한 그루 대 혹은 소나무이고자 했다. 대쪽 같은 선비를 지향했고 내 지조와 기개를 꺾지 않고 독야청청 하리라 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 살아 왔다. 그 결과 혼자 잘나고 혼자 의롭고 혼자 깨끗한, 하지만 가까이 하기는 싫고 함께 얘기하다 보면 부담스러운 그래 너 잘났다 싶은 그런 사람이 되어 간 듯하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나서 비로소 난, 대나 소나무 주위엔 그늘이 없어 다른 풀들이 자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젠 가지 많고 잎넓은 느티나무가 되기를 소망했다. 내 그늘 아래 많은 풀들이 꽃들이 자라고 새와 다람쥐가 깃들고 그 그늘 아래서 사람들이 쉼을 얻기를 바랐다. 사람들이 나를 강직하고 청렴 결백하다고 평해 주기보다 편안하고 푸근하다고 평해 주기를 원했다.

하나님의 그 큰 사랑을 깨달은 지도 어언 십 년이 되어 가는데, 그 동안 그 사랑으로 인해 내가 느티나무로 바뀌었다 싶었는데, 아내의 눈에 비취는 난 여전히 숨막힐 정도로 제 혼자만 잘난 소나무이다. 무슨 소리냐 펄쩍 뛰며  처음엔 아내를 서운해 했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니 내 속에 있는 예수님의 거울에 비친 모습도 그러하다. 얼마나 더 오랜 시간이 흘러야 내 모습이 진정 바뀔꼬?

8. 14. 2006

김형주

2006.08.15 11:26:41
*.173.42.18

유상형제님!
저하고 같은과였다고 하시더니 정말 똑같으시군요.
작년부터 같은 사무실에, 제가 거울울 보고 있나 싶을정도로 신입사원때 저하고 똑같은 직원과 같이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 직원을 보면서 저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발견했습니다.
첫째는 저같은(구제불능인) 사람도 성령 충만하면 온화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회사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실려는 계획이시고 둘째는 저의 변화를 통해 그 직원에게 하나님을 알게 하시려는 계획이십니다.
하나님의 계획을 알고보니 완악하고 교만했던 지난날들이 오히려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기도와 말씀으로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경험하신(???) 유상 형제님께 많은 기도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샬롬!!!

김유상

2006.08.15 19:14:57
*.170.40.27

부끄럽습니다. 전 왜 이렇게 더딘지.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대기만성"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언젠가 친구 한 명이, 착각마, 그릇이 크면 뭐해, 귀한 걸 담는 그릇이라야지, 라는 핀잔을 주더군요. 그후론 그 말을 못썼는데 여지껏 적당한 다른 핑계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아는 것 있으면 귀띔 부탁합니다.^^) 나날이 변화해 가는 형제님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여 제 일마냥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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