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쓴 ‘1984년’에 한 독재자가 전 국민의 몸에 번호 표시를 넣어 자기 마음대로 감독하고 조종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책을 쓴 1949년 당시로는 35년 이후를 내다 본 공상 소설로 아주 섬뜩한 화제를 불러모은 문제작이었다. 인류 역사의 종말을 다룬 성경의 계시록에도 말세에 오른 손이나 이마에 짐승과 우상에 경배한 표가 있는 자들은 멸망을 당할 것인데(14:9) 그 짐승의 숫자를 표로 받는데 그 숫자는 ‘666’(13:18)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한 때는 이런 짐승의 표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이며 ‘666’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가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다. “누구든지 이 표를 가진 자 외에는 매매를 못하게 하니”(계13:17)라는 구절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해서 모든 물건의 매매 시에 가격과 수량 및 명세를 손쉽게 기계(Sacnner)로 확인할 수 있도록 상품에 부친 바코드가 바로 그 표가 아닌가 추측하기도 했다. 심지어 사람을 숫자로 관리하는 사회보장번호제도나 컴퓨터를 사단의 흉계라고 까지 말하는 극단파도 생겼다.
그런데 드디어 이번 주에 소설 ‘1984년’과 계시록에서 예언했던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사람 몸에 컴퓨터 칩을 넣어 그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체제가 생긴 것이다. 자기가 한 일과 가는 방향 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 애 먹는 치매 환자에게 전자 칩을 넣어서 지금 어디에 있는지 추적이 가능하게 해 만약의 사태에도 가족이 안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록 사람에게 표시를 했지만 아주 기발한 발상으로 칭찬 받아 마땅한 과학의 업적이다. 문제는 사람이 표를 받는데 있지 않고 그 표를 어떤 목적과 용도로 쓰느냐에 달렸다. 인간을 기계로 관리하는 시스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기계를 움직이는 관리자의 생각이 문제다.
그러나 이런 전자 칩이 발명되기 전부터 사람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이마에 표가 이미 붙어 있으며 그 표를 관리하는 자는 둘이다. 비록 인간 스스로 표를 볼 수 없어도 단 한 사람의 예외 없이 영생과 거룩으로 인도하는 ‘어린양’의 표와 흑암과 멸망으로 몰아가는 ‘666’의 표시가 되어 있다. 인간이 치매 환자도 전자 칩으로 관리할 수 있는데 하나님이 당신이 만드신 인간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리가 있겠는가? 지금 당신의 이마에 어떤 표가 붙여져 있다고 생각하는가? 혹시라도 어린양의 표가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면 그 자리에 대신 ‘666’ 의 표가 있기 때문이며 그 표를 없애고 어린양의 표를 붙이려면 오직 그 양의 피로 십자가를 긋는 길 뿐이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엡1:7)
5/12/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