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오직 좋은 서당을 찾아서 세 번이나 이사했다고 한다. 그 고사(古事)에 비유해 부모의 정성어리다 못해 지나친 교육열을 두고 맹모삼천(孟母三遷)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한 사람이 금주의 뉴스를 장식했다. 세계적인 배우 톰 크루즈가 자기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미국은 너무 무시무시한 곳이라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 키울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은 범죄, 마약, 폭력, 테러 위험에다 정부의 불안한 재정 적자와 최근 문제가 된 대기업의 부정 회계 조작 등 아이들이 보고 자라서는 절대로 안 되는 환경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전처인 유명 여배우 니콜 키드만과 사이에 아이가 없고 대신 양자로 입양한 자녀들뿐인데 그들을 안전하고 환경이 더 좋은 호주에서 키우겠다는 것이다. 친 자녀도 아닌데 어떤 비용과 희생도 감수하겠다니 참 대단하다.
미국으로 조기유학 보내 일류 대학의 졸업장을 따거나 영어만 능숙하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한국 부모들과는 생각하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이 크루즈의 생각이 선뜻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자녀들이 보고 자라선 안 된다는 환경 가운데 부모의 이혼 말고 더 심하고 나쁜 것이 따로 있을까?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그가 정작 모르고 있는 것은 따로 있다. 인간의 본성과 인간이 사는 모습 즉 교육 환경은 세계 어디를 가나 똑 같다. 호주에도 범죄와 마약과 폭력과 부정은 동일하게 있다. 부모가 24시간 따라 다니면서 키울 수 없다. 그런 것들을 못 보고 자라게 하는 것보다 보더라도 대처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다. 시험과 유혹을 이길 힘을 먼저 갖게 해야 한다.
그런데 악을 이겨내는 힘은 교육도 환경도 인간이 가진 의지력도 아니다. 어른도 매번 실패하는데 어린 자녀가 어떻게 스스로의 능력으로 악을 이겨내겠는가? 악은 선으로 밖에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인간이 저지른 악은 인간의 선으로는 이기지 못한다. 인간은 그 선을 이길 더 심한 악을 자꾸 만들게 마련이다. 오직 하나님의 절대적인 선만이 세상의 어떠한 악이라도 이길 수 있다. 크루즈가 정작 먼저 할 일은 학교 찾아 삼천(三遷)이 아니라 하나님 찾아 삼천(三遷)이다.
“내 의가 가깝고 내 구원이 나갔은즉 내 팔이 만민을 심판하리니 섬들이 나를 앙망하여 내 팔에 의지하리라”(사51:5)
7/7/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