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는 미국 프로 야구 올스타 게임에 두 번째로 뽑힌 김병현 선수가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도리어 작년의 박찬호 투수처럼 호되게 신고식을 치루어 아쉬웠다. 일본 선수들도 빛을 못 봐 한 편 다행이면서도 미국 야구의 벽이 아직은 동양인에게 높다는 실감을 했다.
미국 프로야구에 수 십 년간 깨어지지 않는 세 가지 대기록이 있다. 투수의 시즌 31승, 타자의 56게임 연속안타와 한해 통산 타율 0.406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까운 장래에 깨어질 확률이 높은 것은 4활 타율인데 그 대상으로 일본 선수 이찌로를 지목하고 있다. 그는 대다수 오른 손 투수에 유리한 왼쪽 타자인데다 빠른 발을 가졌으므로 일루에 한두 걸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큰 것을 노리지 않고 전 방위로 밀어 치기에 능하며 스윙이 굉장히 빠르다. 작년 데뷔 첫해에 처음 대하는 투수들과 낯설은 환경에도 신인왕과 타격왕 두 가지 개인 타이틀을 획득했고, 올해도 발군의 실력으로 최다 득표로 올스타에 뽑혔으며, 일본서는 야구 천재로 불렸던 그이기에 이 기록에 가장 근접한 자로 충분히 꼽힐만하다.
그가 어느 인터뷰에서 밝히기를 그 기록을 깨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데뷔 첫해는 메이저리그의 주전선수가 되고 둘째 해인 올해는 자기 포지션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자가 되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자기가 아웃 된 것 중에는 실수가 많았는데 그 실수를 조금씩 줄여나가려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히브리서 11장에 보면 믿음의 위인들이 열거되어 있다. 야구로 치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獻額)된 자들이다. 이찌로 선수도 지금처럼 해나가면 틀림없이 대기록도 깨고 그 전당에 자기 사진 액자를 걸 수 있을 것이다. 신자라면 천국에 있는 믿음의 명예의 전당에 자기 사진이 걸리기를 소원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 꼭 큰 사역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기록은 깨어지기 위해 존재한다. 모세나 아브라함 같은 믿음의 여정의 대기록도 깨어지기 위해 있는 것이며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이 충분히 깰 수 있다. 이찌로처럼 한 해 한 해 하나님이 자기에게 맡긴 역할에 충실하면서 자기의 실수를 꾸준히 줄여 나간다면 말이다. 그러나 야구와는 전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새롭게 달성해야 할 신기록이 자기가 아니라 그리스도만 증거 되는 기록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군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찌어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4:1,2)
7/14/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