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신의 길을 인도하는 목자

조회 수 1150 추천 수 121 2007.05.08 08:37:23
  
시편 제23편 (1938년 10월, 117호)

이 시는 필경 다윗왕이 아들 압살롬의 반란을 맞아서 수도 예루살렘에서 황급히 도망하여 유대 황야를 이리저리 방황하고 다닐 때의 작품일 것이라고 한다. (사무엘하 15장 이하)

반란을 만나 왕성을 떠나 도주하는 일만 하여도 실의와 비탄에 잠길 처지일텐데 그 역적의 괴수는 자기의 친아들 압살롬이니 그 고통과 실의는 이중삼중 더 했을 것이다.   아버지로서는 아들의 반역인 동시에 왕으로서는 신하에게 배반을 당한 것이다.   사적으로는 가정생활의 파탄이요, 공적으로는 국가생활의 전복이다.   인생에서 당할 수 있는 최대의 비참한 일이 다윗에게 한꺼번에 겹쳐 일어난 때에 지은 시인 것을 알고 나서 읽을진대 우리는 다윗의 비범한 신뢰에 놀랄 뿐이다.   왕으로서 하루 아침에 유랑의 신세가 되었건만 그래도 오히려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라는 깊은 신뢰의 시가를 부르짖었다.    

다윗은 소년 시절에 사자와 싸우며 곰을 때려 잡으면서 양을 치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통하여 신뢰할만한 목자란 어떤 것인지를 회고하면서 여호와 하나님께 이와 같이 위대한 신뢰를 가졌던 것이다.

이 아름다운 시는 단 6절로 되었는데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4절은 목자를 주제로, 5~6절은 여호와의 향연을 주제로 하여 여호와의 사랑과 보호를 찬미하고 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1절)

이는 풍요와 만족에 넘치는 노래이다.   우주만물로써 풍족함을 입은 자의 노래이다.   그러나 이는 세속적 행복에 포만한 자의 소리와는 다르다.   이 세상적으로서는 궁핍하고 환란 많은 가운데에 있을지라도 여호와께 몸과 마음을 모두 의탁하여 아무것도 소유한 것이 없으나 모든 것을 차지한 사람(고린도후서 11:9)의 평안함을 고백한 것이다.   따라서 이 시구에는 아무 비속의 냄새가 없고 다만 단순한 신뢰와 고요한 찬미의 노래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2절)

착실한 목자는 양의 표정만 보아도 지금 풀을 요구하는가, 샘물을 마시길 원하는가 또는 먹고 마시기보다는 강한 햇볕을 피해 그늘에 누워 피로를 풀고 싶어하는가를 잘 식별한다.   다윗은 어릴 때부터 유대 산야의 이 골짜기 저 개울가를 다니며 양을 인도하던 경험이 있어서 휴식할만한 풀밭은 어디에 있으며 목을 축일만한 맑은 시내는 어디쯤인가를 잘 알고 있었다.   또 종일 풀밭에서 배불리 먹인 다음 황혼이 대지를 물들일 때 근처 물가에서 양떼를 쉬게 할 줄도 알았다.    이러한 능숙하고도 진실한 목자의 경험으로 시인은 여호와 하나님을 우러러 보았다.    

하루 하루의 생활 가운데 낮에는 격무에 쓰러지지 않도록 거룩한 말씀으로 지켜주시며 석양에 피로한 몸을 쉴 때에는 성령의 위로를 더 하신다.   우리의 일평생도 또한 하루의 연장이다.   인생의 대낮인 장년기로부터 최후에 눈을 감을 황혼기까지 하나님은 우리를 희망의 푸른 풀밭과 영원의 생명의 시냇가로 인도하여 평안을 우리에게 도모하신다.   인생에 환란이 많은 듯하나 여호와께서는 결코 질 수 없는 짐을 우리에게 지우시지 않으시며 걷기 어려운 거리의 길을 우리에게 강요하시지 않는다.   반드시 위로와 도움의 손이 함께 하신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3절)

목자가 양의 생명을 살리며 도와주는 것과 같이 여호와는 우리의 영혼을 소생시키시며, 목자가 길 잃은 양을 구하여 바른 길로 인도하여 휴식처를 제공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인생을 구제하며 인도하신다.   이는 인생 자체가 귀한 것이라든지 값있는 것이어서가 아니라 실로 여호와 자기의 이름을 위하여서다.   자기의 이름을 위하여서라 함은 자기의 본질상 어찌할 수없이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    

여호와의 본질이란 "하나님은 자기의 의를 나타내시고 스스로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또 예수를 믿는 자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구원하신다는 로마서의 구제 원리에 드러난 하나님의 본질이다.   또한 "여호와는 자비하고 긍휼하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은혜와 진실함이 많은 하나님이로다."(출애굽기 34:6) 라는 것이 그의 성격이다.   이런 이유로 그 위로는 힘있고 그 구원은 확실하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4절)

이는 유대 고원의 실제 광경이다.   이편 초원에서 저편 초장으로 갈 때에, 유대 지방 고원은 드넓은 대평원이 아니고 협곡과 협곡으로 연결되는 산지의 토막토막 초장이 많았다.   협곡을 지날 때마다 거기에는 맹수가 이빨을 다듬으며 서식하고 있기에 사람이나 가축에게는 위험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그러한 험곡을 지나야 피로를 풀만한 초장이 있고 생명을 소생시킬 샘물이 있었다.   인생의 행로도 마찬가지다.   의의 길, 생명의 길은 언제나 좁고 험한 골짜기를 통과하여야 한다.    

평탄대로를 유람하는 기분으로 걸어서는 영혼을 소생 받은 자가 없고 참된 평안을 누린 자가 없다.   고난의 길은 실로 의의 목적지에 이르는 가장 바른 길이요, 확실한 길이요, 제일 빠른 지름길이다.   이 길 외에는 생명에 이르는 길이 없으니, 말씀하시길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사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은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험하여 찾는 자가 적으니라."(마태복음 7:13~14)

좁고 험한 길이 그저 좋다거나 안전하다는 말이 아니다.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시는 까닭에 튼튼한 것이다.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 하시기에 확실한 것이다.   다윗은 사자의 어금니에서 양(羊)아지를 구해내었고 곰의 발톱에서 숫양을 찾아내었다.   그래서 저가 지팡이를 집고 서있는 곳이면 사망의 골짜기라도 양떼에 위해가 미칠 수 없었고, 저가 막대기로 가리키는 곳이면 양떼가 안심하고 따라갈 수 있었다.    

하나님을 착한 목자로 생각한다면 무섭고 위험한 사정이 닥쳐 두려움에 떨릴지라도 지도자인 여호와를 절대 신뢰함으로 따라가서 이 골짜기를 통과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험한 사망의 골짜기를 지나놓고 보면 존 버니언(John Bunyan)이 천로역정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뜻밖에 쇠사슬에 매인 사자인 것을 발견할 때도 있고 단테가 버질의 안내로 몸서리치는 지옥 풍경을 통과한 때의 느낌도 경험할 것이다.   사랑이신 하나님의 지팡이 아래 있을진대 우리를 다치게 할 자 없도다.

주께서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5절)

시인의 붓은 여기서 갑자기 바뀌어 향연을 주제로 하는 노래로 되었다. 다윗이 아들 압살롬에게 쫓겨서 마하나임에 이르렀을 때에 암몬 족속이 나와서 "침상과 대야와 질그릇과 밀과 보리와 밀가루와 볶은 곡식과 콩과 팥과 볶은 녹두와 꿀과 버터와 양과 우유 치즈를 가져다가"(사무엘 하 17:27~29) 다윗과 그 일행에 먹게 한 일이 있었다.   이는 원수의 눈 앞에서 베풀어진 잔치였다.    아무리 산해진미를 잦추었다고 해서 큰 잔치가 아니다.   밥 한 그릇 채소 하나라도 사랑으로 정성으로 줄 때에 성대한 잔치가 열리는 것이다.    

세리 레위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 앞에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만찬을 연 것(마가 2:6)도 제대로 된 연회였다.   다윗은 망명 도중에 뜻밖의 향연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거룩한 섭리에 감격한 것이다.   몸은 불우에 처한 듯하나 사실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명을 원하는 원수들은 밤낮 추궁할지라도 나의 머리카락 하나도 건드리지 못한다.   나를 해치려 하는 자는 여호와를 대적하여야 한다.   천상천하의 모든 위세로 하여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어낼 자는 없다. (로마서 8:31)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6절)

원수가 아무리 맹렬히 좇아올지라도 여호와 하나님이 나를 보호해 주시니 나를 격멸할 자는 없다.   인간의 일생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변을 미리 헤아릴 수는 없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있는 자에게라도 --- 아니 그럴수록 재앙과 고난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일생동안 여러 모양의 사건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 생겨도 괜찮다.   여호와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는 까닭이다.   '하나님이 함께 계실진대!' 하는 신뢰가 시인의 가슴에 임하매 고달픈 망명길에서도 형용할 수 없는 평안과 환희가 솟아오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왕궁을 떠나 타향을 방랑하는 일개 망명객의 신세요, 이방인 가운데 임시로 몸을 맡긴 처량한 처지이다.   저가 사모하고 원하는 것은 고향인 수도에 환궁하여 여러 형제들과 함께 여호와를 경배하는 생활로 돌아가는 일이었다.   사모하는 성전이 있는 서울을 떠나 거취를 정할 수 없는 떠돌이 왕의 슬픈 소원이었다.    

아무리 불우한 처지에서라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풍족을 느끼며 위안을 누리는 다윗이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저가 영원히 살 곳은 여호와의 성전이다.   거기서 백성들과 함께 공공연하게 여호와를 찬송할 것을 생각하며 시인의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간절하였다.   영원히 여호와의 궁에 살고자 함은 저의 지극한 소망이요 비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이 시에 나타난 다윗의 신앙은 실로 위대한 신앙의 본보기라 할 것이요, 신뢰하는 자에게 허락된 희망은 과연 절대적인 것을 보여준다.   골육의 반역을 당하고 생명의 위협이 이마에 이르렀어도 하나님만 함께 하신다면 안정할 수 있는 반석 같은 믿음이다.   역경에 역경이 거듭하는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지순한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 성전에서 영원히 살 것을 연모하고 있다.   이러한 순수한 사랑으로 하나님께 의지하였으므로 황야도 궁전 같았고 인생의 고해도 오히려 희망의 원천이 되었다.   참 신앙의 발로요 고귀한 희망의 시(詩)인저.

얼마 전에 인생 58세를 일기로 하고 천국으로 떠난 신상익 장로가 운명하기 3시간 전에 가족 친척을 모아 놓고 이 시를 낭독시켰다고 한다.   읽는 이가 제2절을 '푸른 초장에'라고 낭독하니까 병상에서 듣던 이가 '푸른 풀밭에…'가 아니냐고 정정하더라고.   신앙의 용자(勇者)는 다윗의 시심으로 이 시를 즐겨했고 또 그 글자 그대로 암송하였었다.   성구는 철저히 암송할 것임을 성도의 생활에서 우리가 배운다.   이 세상 고난에서 이 시로 하나님을 신뢰하고, 이 인생의 황혼에 최후의 숨을 거두려 할 때에 이 믿음과, 사랑과, 희망의 노래와 함께 저 나라로 길을 떠난 이는 복 있도다.   원컨대 우리에게도 평생토록 이 시가 입술에 있고 최후의 순간에도 이 시가 힘되는 생애가 있기를.


정순태

2007.05.09 00:18:45
*.95.73.2

엄청 반가운 KMS 형제님!!!

못된 상어들은 몽땅 다 잡아들이셨지요?
아직 해군특수부대에도 보급되지 않은 최첨단 신제품 작살을 보내 드렸는데.................

하긴 그보다도
흠~~~흠~~~흠~~~
흑흑흑!!!!!!!!!!!!!!!!!!! 등과 같은
기기묘묘한 형제님의 구명절초를 접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는 주화입마에 빠지고 맙니다.

군기반장으로서의 막중한 사명을 잊지 마시고
종횡무진한 활약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0^

조재춘

2007.05.09 09:41:45
*.29.165.87

좋은글 감사합니다.
가져가서 공유해도 되겠읍니까?

김문수

2007.05.09 14:26:08
*.74.195.115

흠~~흠~~
재춘 형님 !!!!!!!
형님 뜻대로 하십시요 !!!!!!

형님 !!!!!!
형님의 성함이.........
너무 멋있어요 !!!!!!!!!
존경합니다 !! 형님 !!!!!!!!

조재춘

2007.05.10 01:20:52
*.29.165.87

문수형제님 감사합니다.
저는 66년생 말띠인데... 형님이 맞는지?
어째든 고맙습니다.
그리고 흠~~흠~~ 주안에서 사랑합니다. *^^*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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