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입 까페 주인이신 어느 목사님의 글입니다. 함께 나눠 볼만한 내용이라 여겨져 옮깁니다.



얼마 전 밀양이라는 영화가 큰 화제를 일으켰었습니다. 신과 종교에 대하여 심각한 질문을 던진 영화라 저도 참 의미 있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밀양을 본 사람들 중 믿지 않는 사람들이, 영화 보는 도중에 불만이 참 많았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했습니다. 그 이유는, 기독교인들이 극장에서 영화 가운데 자주 등장하는 예배와 기도와 설교 장면에서 너무 자주 아멘 아멘 하였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역을 맡은 전도연이 자기 아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하러 감옥에 면회를 갔을 때 그 원수가 뻔뻔한 얼굴로 전도연에게 “나도 하나님께 모든 죄를 용서 받았다”고 하는 장면에서 기독교인들이 큰 소리로 아멘 하는 것을 보고 분통이 터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저도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사실 그 영화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바로 그 살인범이 자기가 죽인 아이의 엄마에게 뻔뻔하게도 자신이 용서받았다고 말하는 장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장면은 아멘 할 장면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무조건적인 아멘들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를 깨달아야 할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깨달음을 촉구하는 감독의 섬세한 의도에까지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아멘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 보기에 얼마나 단순 무식하고 독선적으로 비쳤을까 생각해 보면 심히 우울해 집니다.  



오늘날 우리 개신교는 어쩌면 무조건적인 순종에 너무 기계적으로 길들여 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용과 본질보다는 분위기가 기독교 적이기만 하면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무지함. 그래서 뭐든지 아멘 하고 순종하면 아름답고 복받을 일이라고 가르치고 유도하는 기독교의 서적들과 지도자들. 물론 이런 무조건적인 순종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들은 참 편합니다. 무슨 말을 해도 신자들이 은혜를 받고 무슨 제안을 해도 다 하나님의 뜻으로 믿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한 사람의 목사로서 이런 교회 내의 우민화 정책이 결국 우리를 우스운 집단으로 만들고 세상을 향해 입을 열 자격을 점점 파괴해 갈 것이라고 예언해 봅니다. 내가 아멘 하고 순종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검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아멘하고 따라가는 것은 어쩌면 일종의 우상 숭배입니다. 우리들은 "무턱대고" 순종만 잘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순종을 잘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자면 무엇이 참된 하나님의 말씀인지 무엇이 그분의 마음인지 깊이 생각하고 헤아려 보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그렇지 못하고 마치 이북 방송 장면에서 김정일이 수첩을 들면 우르르 따라서 드는 장면처럼 무조건적으로 생각 없이 아멘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세상은 이제 비판을 넘어서서 조롱을 퍼붓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위기 의식이 없습니다. 좋은게 좋은 것이고 은혜로운 분위기만 있으면 된다는 우리들은 어느새 우리끼리만 재미있고 즐거운 소금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밖으로 뿌려져서 세상으로 나갈 통로는 이미 빡빡하게 막혀 버린 상태에서 오직 우리 소금들끼리 소금 통 속에서 복작대는 기독교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우리 자신들이 갇혀있는 소금통의 막힌 부분들을 과감히 털어내고 세상으로 우리의 의식을 뻗어나갈 각오를 해야 합니다. 무조건적으로 그들에게 나처럼 아멘 잘하고 잘 믿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세상의 편에서 그들의 분노와 절망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영화 밀양을 만든 이창동 감독은 아마도 이런 것을 기독교인들에게 말하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원작인 이청준의 단편 "벌레 이야기"와는 달리 신앙을 버리고 신을 모독하면서 칼로 자기 손목을 그어버린 전도연으로 하여금 피를 흘리면서 다시 거리로 나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살려주세요”라고 말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살려달라는 깊은 고통의 목소리를 교회가 들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먹먹했던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성직자들과 신도들 중 이러한 전도연의 분노와 갈등과 고민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무조건 기도합시다, 찬송합시다 아멘하시면 됩니다 라고만 밀어붙이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벗어 버려야할 껍질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만약 내 신자들 중 누군가가 자기 아이의 살인범을 용서하러 갔다가 저런 충격을 받고 분노해서 “왜 피해자인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하나님이 먼저 마음대로 용서하셨나?” 라고 찾아와서 울부짖는다면 나는 거기에 무슨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한참 고민해 보았습니다. 별별 신앙적인, 신학적인 말들이 떠올랐지만 그 중 아무 것도 그 아이 엄마의 마음에 위로가 될 만한 내용이 없더군요. 결국 아마도 전 아내와 함께 그녀를 찾아가서 술에 취해 울부짖는 그녀의 분노의 잔에 기꺼이 위로의 술을 따라주며 밤새도록 그 억울한 마음과 같이 펑펑 울어주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문수

2007.09.20 16:18:44
*.141.162.174

흠~~~흠~~~

아니 !! 순태 형님 !!!
언제 이곳에 .......

불시 방문하시기 전에 예고라도 하셨으면........
근무중 이상~~~~무 !!!! 필승 !!!!!!!!!!!!!!!!!!!!!!

정순태

2007.09.21 00:16:32
*.95.73.2

이크~~~~
군기반장님께서 낮잠 주무시는 줄 알고
몰래 들어왔다가 들켰네요!
앞으로는 까페 문지기 형님의 허락 없이는 절대 드나들지 않겠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흠~~~흠~~~흠~~~~~~(형제님보다 한번 더 했다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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