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와 사기꾼

조회 수 934 추천 수 39 2010.04.24 10:04:14
이민생활 9년만에 교회에 대한 이미지, 목회자에 대한 이미지를 한마디로 표현 한다면 목사와 사기꾼 중 누가 조금 선할까라는 수수께끼라고 말하고 싶다.

신앙의 노선을 제대로 일러줌은 둘째치고 돈의 우상 앞에서 열심이 특심인 목회자들의 실상은 시간이 흐를 수록 점 점 더 기기묘묘한 방법으로 치닫고 있다.

딱 한번 일여년을 천국 맛을 보는 교회생활을 한 적이 있다.  어찌 어찌 모시게된 젊은 목회자는 그간 곪아 터진 교회의 문제를 하나 하나 청소하기 시작했다.  교회문제의 비롯이 물질이였음을 파악하고는 청렴결백한 목회를 하였고  부교역자들과의 관계도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가 배여 나올 정도로 흐믓한 광경을 보여 주었다.  그간 상처로 분노로 뒤범벅이 되었던 성도들은 하나 하나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인사정으로 인해 성도들의 눈물의 권유도 뒤로 한 채 그는 한국으로 가 버리고 말았다.  "가시다가 발병 나세요"라고 외치는 성도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그렇게 가 버리고 말았다.

다시 청빙된 담임목사는 마치 교회 공화국의 대통령으로 부임한 듯 했다.  부교역자들부터 물갈이를 하더니 자녀들 교육을 위해 이민 왔노라 공공연히 외치며 다이아몬드 반지며 귀걸이 사건의 소문을 풍성이 만들어 내며 목회를 하기 시작했다.

숨 막힐 듯 괴로운 시간은 몇년 흘렀고 다만 갈 곳이 없다는 이유로 그냥 친목회 하듯 교회에 다닐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날아온 한통의 멜, 가시다가 발병 나시라 외치며 울었던 그 목사님께로부터의 멜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내용,  이 지역에 교회를 개쳑할 의지의 내용이였다.  꼬집어 보고 또 꼬집어 보며 교회개척의 준비를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그를 청빙하기 위해선 우선 교회가 설립되어야 했고 교단측에선 그분이 올 때까지 설교 목사를 파송하는 배려까지 해 주었다.

그런데 너무도 많은 방해가 있었다.  정말 너무도 많은 방해.  그리고 어제의 아군이 오늘의 적군으로 변하는 성도들,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무섭다.  사람이 자기의 체면을 위해선 카멜레온처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응원했던 자들이 저주의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음을 철저히 체험하는 시간들이였다.

다 떠나가고 달랑 세가정이 교회에 남았다.  그 목사님은 무서운 방해로 인해 오지 못하고 덩그라니 교회만 세워졌다.

그즈음 성령님의 손에 이끌리어 이 사이트에 가입하게 되었다.  접하는 말씀 말씀마다 너무나 꿀 송이 같았다.  그간 알아왔고 배워왔던 것들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를 깨달았다.  틈만 나면 사이트에 들러 기갈만난 자처럼 은혜로운 글들을 마시고 또 마셨다. 그리고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뽑아 내는 작업도 쉽진 않았지만 나름 열심히 하였다.

운영자님께 또 그렇게 개척되어진 교회의 문제도 상담하였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몽땅 나의 죄악의 지적 뿐이였다.  시인할 수 없었다.  도무지 인정이 되질 않았다.

상처와 분노로 얼룩져진 나를 얼르고 달래도 부족한데 자꾸만 찌르는 말씀들로만 가르치시는 것이였다.  정말 미웠다.  정말 싫었다.  말씀과 인격이 다른 분 같았다.  호랑이라는 별명도 아까와 호랭이라고 지어놓고선 혼자 그 별명으로 화풀이를 하곤 했다. 심지어 목사와 사기꾼의 목록에도 넣어야겠다고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나 기가막힌 말씀들은 떠날 수가 없었다.  목사님의 어떠함은 눈 지그시 감고 말씀만 은혜 받겠다고 각오하고 부지런히 계속 읽었다.

성령의 간섭이 있었다. 어느순간, 그 아리고 쓰린 지적의 말씀들이 다 맞다고 인정이 되면서 나는 통곡 하고 말았다.  나의 의를 가지고 하나님의 의라고 주장하며 목회자에 대한 분노를 몽땅 운영자님께 쏟아 붓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 때 코를 틀어 막아도 연신 나의 몸에서 썩는 냄새가 물씬 나는 이상한 체험을 하였다.  몇날 몇일을 통곡하고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수치스럼들 때문에 잠을 이를 수가 없었다.

그 때 깨닫게된 예수님의 피 투성이의 몸으로 덮어주심의 그 은혜는 어떻게 평생인들 잊겠는가.  나의 죄를 위해 돌아가심은 물론 나의 의를 가지고 영적 우월감에 사로잡혀서 분노로 뭉쳐진 썩어빠진 짐승의 모습을 가진 나를 이미 예수님은 덮어주고 계셨음을 깨닫는 순간 그 평강은, 그 화평은 어떻게 말로 형언할 수가 없다.

이젠 교회에 대한 생각은 다 바뀌어 버렸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십자가의 주님 앞에 벌거벗고 두손들 든 상태에서 그 분만 향해 사랑을 고백하고 기뻐하고 감격하는 것이 바로 교회임을 철저히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추구했던 교회의 의미는 괜찮은 목회자 모시고 괜찮은 교회 세워서 나 괜찮음을 이 지역에서 자랑하고 싶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전에 출석하던 교회에선 성도의 삼분의 이가 나와 버리는 사건이 있었다.  역시 물질의 노예가 되어버린 담임목사로 인해 팽팽히 전쟁을 치르다가 결국 그렇게 나와 버리고 말았다.  지속적으로 물질공세를 하던 어느 성도와 목사와 개인적인 감정 싸움으로 그 성도에게 받아왔던 모든 선물을 도로 갖다가 주고 그 성도는 교회 목회자실고 도로 들고 오는 웃지 못할 사태를 보고 그만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그들을 바라 보면서 이젠 정말 뼈저린 기도를 하고 있다.  저들 모두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게 되기를...그리고 교회의 의미를 새롭게 하기를...

마지막으로 운영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목사님의 몸에선 사망의 냄새가 났고 나의 몸에서 생명의 냄새가 나게 된 이 일, 그 과정들 속에서 너무도 많이 괴롭혀 드렸던 나의 잘못을 이시간을 빌어 다시한번 죄송함을 전해 드리고 싶다.  감사함과 더불어...



정순태

2010.04.25 01:47:52
*.75.152.133

아래 글(사라의 웃음)도 그렇고
김순희 자매님은 마치 신앙의 전사(戰士) 같습니다.(승리의 전사)
영적인 게헨나를 힘들게 통과하고
비로소 광명한 주님의 비췸에 거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는 모든 이들이
자매님의 슬기를 배워 다 함께 참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목사님처럼 참 말씀에 붙잡혀 바르게 인도하시는 분들이 절실합니다.
이 홈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바른 신앙의 길로 접어든다면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이러한 기대로 이 홈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고요.
앞으로도 자매님의 높은 내공의 깨우침들
많이 나눠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샬롬!

김순희

2010.04.25 12:03:09
*.161.88.93

정순태님!
모처럼 들어보는 이름이 얼마나 반가운지요.
정순태님의 글들을 읽으면서 남편과 함께 경탄해 마지 않는답니다.
어쩌면 그런 예리한 분석력을 소유하시고 계신지....
다시 그런 글들을 접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지요?

진귀한 음식들이 너무도 풍성히 잘 차려진 식탁, 이 사이트에
굶주리고 기갈만난 영혼들이 몰려 와서 먹고 마시며
참 생명의 어떠함을 모두 체험하는 일이 어마무시하게
일어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선우

2010.05.03 18:11:50
*.145.8.108

김순희 집사님,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은혜의 강물이 이곳에 흐르고 있습니다.

정순태 연대장님, 드뎌 돌아 오셨군요. 활동 재개를 츄카드립니다. 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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