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십자가와 인간의 관계는?

조회 수 1755 추천 수 91 2009.08.16 02:19:39
예수 십자가와 인간의 관계는?


[질문]


정확히 말씀에 근거해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것과 인간이 그로인해 사함 받는 길이 열린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가요?

[답변]

질문이 상당히 포괄적입니다. 신학적, 교리적으로 온전히 정리가 안 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십자가 복음에 대해 제대로 실감나지 않는다는 것인지 불명합니다. 전자라면 성경 전반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근간으로 해서 의신칭의의 교리에 대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후자라면 자신이 처음 예수 믿었던 체험과 비교하여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를 다시 점검해 봐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정확히 말씀에 근거해서” 해답을 듣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럼 로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석을 참조하여 천천히 묵상하며 여러 번 읽어보시라는 것이 가장 좋은 해답입니다. 질문의 구체적 의미가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말씀에 근거해 간단하게 풀어보기로 합시다.

사함 받는다는 성경적 의미는?

우선 실마리를 “인간이 사함 받는다는 말”에서부터 잡아 보기로 합시다. 인간이 사함을 받았다는 것은 아래의 성경구절들이 말하듯이 당연히 죄에서 하나님의 용서함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엡1:7) “그 아들 안에서 우리가 구속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골1:14) “율법을 좇아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케 되나니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히9:22) “자녀들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 죄가 그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사함을 얻음이요.”(요일2:12)

죄에서 하나님의 용서함을 받았다면 용서하신 분이 하나님입니다. 용서란 항상 피해를 입은 자가 입힌 자를 용서하는 것입니다. 그럼 인간이 하나님에게 지은 죄가 있었고 또 그 죄를 용서 받은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복음과 인간의 사함의 연관관계가 이해되려면 가장 먼저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라는 확실한 인식이, 개인적으로는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또 그 용서를 반드시 하나님만 해줄 수 있다는 것도 온전히 납득해야 합니다. 그럼 무엇보다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에게 죄를 지을 수 있는지, 또 과연 어떤 죄를 지은 것인지를 따져 봐야만 합니다.  

그 전에 먼저 집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용서의 참된 의미입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하는 배상 여부와 전혀 무관하게 도리어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먼저 일방적으로 진실하고도 기꺼이 용서해야 참 용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에서 규정하는 형벌을 살고, 경제적 손해를 몇 배로 보상하거나, 최소한 가해자가 찾아와서 눈물로 잘못했다고 빌었다든지 하면 사실은 가해자로서 할 바를 다한 것입니다. 어지간히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누구라도 용서 못해줄 이유가 없습니다.

심지어 피해자 쪽에서 용서해 줄 테니 몇 배를 보상하라고 먼저 요구도하지 않습니까? 겉으로 요구하지 않아도 내심 은근히 기대하는 면도 있지 않습니까? 어떤 형태라도 배상이 전제가 되면 아무리 용서해 주는 자의 진심과 호의가 먼저였다 해도 가해자의 공로는 실제로 작용한 것입니다. 나중에 어떤 형태라도 가해자의 자랑 내지 의로 성립되기에 본인이 의도적으로 내세우지 않아도 결코 부인될 수 없는 공로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의 죄를 용서하신다면 당연히 진정한 용서여야 합니다. 따라서 인간이 사함을 받는다는 정확한 의미는 자동으로 도출 됩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어떤 배상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일방적이고도 자발적으로 기꺼이 용서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인간 쪽에선 전혀 배상할 작정, 생각, 심지어 꿈도 꾸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구원 받은 인간으로선 하나님이 능동적으로 행한 사함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인간이 하나님의 진정한 죄 사함을 일방적으로 받는 구원은 기독교만의, 엄밀히 말해 개신교 복음주의만의 고유한 개념입니다. 다른 모든 종교는 하나님께 지은 죄라는 개념부터 없거나 있어도 아주 희박합니다. 기독교에선 간음을 해도, 친구에게 거짓말을 해도, 부모에게 불효해도, 먼저 하나님께 지은 죄로서 반드시 그분에게 먼저 용서를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구원과 심판을 주관하는 분이라는 단순한 의미가 아닙니다. 죄의 본질을 성경은 하나님의 의에서 벗어난 것으로 다른 종교와는 전혀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른 종교에선 또 신이 단순히 구원과 심판을 나눠줄 뿐이지 결코 죄의 진정한 용서를 해주지 않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인간이 죽은 후에 생전의 공적, 선행, 조건, 희생 등으로 판단하여 우수한 자는 구원을, 열악한 자는 심판을 준다면 용서가 아니지 않습니까? 단순히 시험 성적을 채점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인간 간에 도덕적으로 우열이 전혀 없으며 착한 자가 천국을 가야한다는 것만큼 불합리, 아니 불공평한 구원도 없습니다.(이에 관해선 “믿지 않는 형제에게” 사이트의 # 12 “착하게 사는 자는 천국 가지 못한다.”는 글을 참조 바람)

죄를 사함 받는다는 말을 다시 정의하면 인간이 하나님께 지은 죄를 그분께서 인간의 조건과는 전혀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진정한 용서를 베풀어 주셨다는 것입니다. 이제 따져 봐야 할 문제는 인간이 하나님께 지은 죄가 과연 무엇인지, 또 모든 도덕적 죄도 과연 하나님께 지은 죄인지 여부입니다. 나아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그 죄의 용서와 어떤 연관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인간이 하나님께 지은 죄는?

인간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하나님께 지은 죄란 바로 그분을 외면, 거부, 배역, 심지어 저주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그분을 따르지도, 믿지도, 알지도 않은 죄입니다. 기독교라는 특정한 종교를 택해 믿지 않았다는 종교적 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세대의 모든 장소의 모든 인간이 그런 죄를 지었고, 짓고 있고, 지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바로 아담이 선악과 금령을 범해 그분을 배역한 원죄를 말합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빨갱이면 자식까지 불이익을 당했던 연좌제 같은 방식이 적용되어서 아담이 죄를 지었으니 그 후손도 자동적으로 죄인으로 취급해 벌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인간이 생래적(生來的)으로 하나님을 모를 뿐 아니라, 아예 거부하는 타락한 본성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영혼에 하나님의 빛이 비취지 못하도록 사단이 막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직 자신의 안락과 풍요만 추구하며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모습입니다. 성경은 원죄 하에 태어난 인간의 상태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으로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치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우준하게 되어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금수와 버러지 형상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롬1:21-23)

먼저 여호와 하나님을 몰랐던 이방인들의 상태에 대해 설명합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창조되었고 또 자연 속에 창조주의 신성의 숨겨져 있기에 절대자의 실재(實在)를 스스로 인식할 수 있음에도 오히려 우상을 만들어 숭배했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며 거룩하게 살려는 생각은 전혀 없고 오직 자신들의 풍요와 다산을 위해서 음란한 신을 만들어 음란하게 섬겼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하자면 먹고 마시고 입을 것은 이방인들도 각각의 신에게 빌지만 하나님 나라와 의는 생각지도 않습니다. 신을 오직 인간의 유익과 편의를 제공하는 종으로 부리려는 생각입니다.  

또 인간이 하나님을 배제한 채 자기중심적으로만 살기에 다른 모든 도덕적인 죄가 파생됩니다. 선한 것은 오직 하나님께로 나오는데도 그분과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선 죄악밖에 나올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이방인의 상실되고 불의한 마음을 그 상태로 버려두었기에 온갖 죄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롬1:24-32)

간혹 이방인들도 도덕적인 선을 행하기는 합니다. 이는 하나님을 닮게 창조된 형상이 양심의 형태로 희미하게나마 인간의 본성에 남아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또 기초적인 선과 악을 구별할 수는 있지만 절대적 기준이신 하나님을 모르니까 상대적 일시적 수준의 도덕에 머뭅니다. 시대, 지역, 인종, 문화마다 도덕이 다른 것입니다. 자기 민족, 사회, 국가, 가문 중심의 도덕체계를 세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은 선을 온전히 행할 능력이 없습니다. 오직 자기중심적으로 살기에 자연히 상대적 일시적인 선밖에 행하지 못합니다. 또 이 땅에서의 안락과 풍요만 추구하기에 좋은 것을 먼저, 많이, 쉽게 차지하려는 다툼이 벌어지기에 온갖 죄악이 양산됩니다. 선마저 자신의 의를 자랑하기에 동원합니다. 자기 쓰고 남은 것으로 적선하는 정도입니다. 또 아무리 순수한 선을 행한다고 해도 여전히 은밀하게 행한 것마저 스스로 은연중에 혼자서 즐기는 존재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을 입은 이스라엘 백성들도 구약성경의 기록이 입증하듯이 죄를 즐기고 탐닉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여호와를 알고 큰 은혜를 받고도 그 본성이 전적으로 타락했기에 가나안의 우상들을 음란하게 섬겼다고 증언합니다. 율법을 받은 선민이라는 것을 자랑하기 급급하고 이미 구원이 보장된 양 마음 놓고 죄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이나 유대인이나 모든 인간은 한 결 같이 하나님 앞에 죄인이었습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한 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 흘리는 데 빠른지라.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저희 눈 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롬3:10-18)

결국 모든 세대와 모든 지역의 모든 인간은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본질상 진노의 자녀”(엡2:3)였습니다.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만 행했기에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타락한 영혼으로  하나님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살기에 그분께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죄인인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의 기준에선 모든 인간이 전부 0점입니다. 절대 우열을 가릴 수 없습니다. 모두가 죽어 마땅한 죄인입니다.  

하나님의 대책은?

그럼 하나님으로선 어떻게 해야 합니까? 모두가 완전 0점인 상태입니다. 다 벌을 주어 죽이자니 인간을 창조한 뜻이 무산됩니다. 그렇다고 아무 벌을 주지 않고 다 살리자니 죄는 아무 제동장치 없이 성행할 것입니다. 사랑에 우선하자니 공의가 실현되지 않고, 공의를 세우자니 사랑이 실종됩니다.

이 둘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길은 하나입니다. 죄는 철저하게 저주하되 죄인에겐 끝까지 긍휼을 베푸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직접 이 땅에 오셔서 당신께서 죄의 형벌은 다 감당하시되 그 죄인은 용서해주기로 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독생자를 죽이실만큼 죄는 철두철미 저주했지만 또 그 아들을 죽였다 다시 살리실만큼 죄에 빠진 인간들을 철두철미 사랑하신 것입니다.

완전한 비유는 아니지만 신사임당이 잘못을 범한 아들 이율곡 대신에 자신의 종아리를 때린 셈입니다. 또 담임선생님이 외출한 사이에 학생들 전부가 하라는 자율학습은 하지 않고 난장판을 치며 놀았습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선생님으로선 그 대표인 반장만 벌하는 것으로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그 잘못에 대한 공의를 함께 실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은 죄에 빠진 인간을 하나님과 화목 시키는 대속 제물이었습니다.  그분의 십자가 은혜에 힘입어 겸비하게 주님 앞에 엎드리면 죄 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게 됩니다. “죄가 사망 안에서 왕 노릇한 것같이 은혜도 또한 의로 말미암아 왕 노릇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생에 이르게 하려 함이니라.”(롬5:21)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사 그 후에 자기 원수들로 자기 발등상이 되게 하실 때까지 기다리시나니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히10:12-14)

그러나 하나님이 단순히 죄 지은 자들을 용서해주는 것만으로는 인간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문제의 원인부터 밝혀서 제거해야만 합니다. 사단이 인간의 영혼을 묶고서 하나님의 빛을 받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이 원죄의 발단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그분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또 모든 도덕적 죄악도 산출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 원죄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당신께서 직접 이 땅에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야 했습니다. 인간에게 당신의 삶과 사역과 십자가 사건을 통해 참 하나님을 보여서 바로 알게 해주려는 것입니다. “나를 믿는 자는 나를 믿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며 나를 보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보는 것이니라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두움에 거하지 않게 하려 함이로라.”(요12:44-46)

또 인간을 죄의 종으로 부리고 있는 사단의 권세를 끊으려는 뜻이었습니다.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 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그 아들 안에서 우리가 구속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골1:13,14) “저는 하늘에 오르사 하나님 우편에 계시니 천사들과 권세들과 능력들이 저에게 순복하느니라.”(벧전3:22)  

나아가 이미 타락한 인간의 영혼을 완전히 새롭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죄의 종에서 벗어나 의의 종이 되어 선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쉽게 말해 기독교만이 인간에게 생전에 구원을 주십니다. 죽기 직전에 주는 구원도 어찌 되었든 살아 있을 때입니다. 죽은 후에 인간의 공적을 평가해서 단순히 점수를 매기는 구원이 아닙니다.

생전에 구원을 주는 것은  그 목적이 단순히 지옥 형벌을 면케 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제 하나님의 자녀로서 그분의 뜻대로 거룩하게 살며 이 땅을 아름답게 다스리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아는 자만이 참 사랑을 실현할 수 있기에 신자들을 통해 하나님은 당신의 통치를 이뤄나가겠다는 뜻입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났나니 저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주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저희의 죄를 저희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후5:17-19)

복음과 인간의 관계

위에서 설명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의 가장 중요한 의미들을 간단히 다시 정리해봅시다. 원죄 하의 인간은 하나님과 원수 된 상태에서 도덕적으로도 죄에 탐닉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선 당신에 대해 온전히 알 수 있도록 직접 인간의 몸으로 오셔서 가르치고 섬기고 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말하자면 죄의 형벌은 당신의 독생자로 감당케 하되 그 사랑을 진정으로 받아들여 겸비하게 엎드리는 죄인은 구원해주기로 했습니다. 또 그들의 영혼에서 흑암의 세력을 끊어서 쫓아내고 새로운 피조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아가 선을 행할 수 있는 의지를 부여하였고 신자들을 통해서 이 땅을 거룩하게 다스릴 것입니다.  

그러나 상기의 서술은 자칫 기독교 고유의 교리로만 그칠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객관적 진리로만 남는 것입니다. 예컨대 한 죄인이 실질적인 구원은 받지 못한 채 단지 이 교리를 납득 동의한 후에 교회에 성실히 출석하며 기독교인으로서 행세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한 죄인의 구원을 가름하는 절대적 진리가 되려면 개별적인 구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전 것이 지나가고 새것이 되어야만 합니다. 신자가 피조물이라면 당연히 하나님이 신자로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구원 자체가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특별히 이전에는 흑암의 권세에 눌려 있던 영혼을 새롭게 바꾸어 성령의 좌소(座所)로 하나님이 바꾸어주십니다.

밤중에 구원의 길을 알고 싶어 찾아온 니고데모에게 예수님이 어떻게 대답하셨습니까?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성령으로)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3:3) 또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기 직전에 당신께서 보내주실 진리의 영, 성령이 오면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해 인간을 정확하게 알도록 깨우쳐 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요16:5-15)

그래서 성령이 하는 역할은 가장 먼저 한 죄인으로 예수를 주라 시인케 하며 앞으로 그분 뜻대로 살겠다는 헌신으로 이끕니다.(고전12:3) 또 예수를 자신의 구주로 영접한 신자에게는 평생토록 임재하여 떠나지 않습니다. 신자는 말 그대로 성령의 전이 됩니다.(고전6:19) 말하자면 이전에는 사단의 종이었다가 이제는 하나님의 전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 일은 죄에 이미 빠져 있는 인간으로선 도무지 스스로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성령의 간섭으로 거듭나게 해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성령으로 거듭나게 해서 구원을 줄 수밖에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원죄하의 모든 인간의 영혼이 전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입니다. 죄와 연관해서 설명드리면 도덕적인 죄도 인간의 외부적 요인인 경제, 교육, 문화, 법률, 제도 등의 미비로 짓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행동으로 죄를 지어서 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죄인이기에 행동으로도 죄를 짓는다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나 여호와는 심장을 살피며 폐부를 시험하고 각각 그 행위와 그 행실대로 보응.”(렘17:9,10) 한다고 했습니다. 예수님도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적질과 거짓 증거와 훼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마15:19,20)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예수님이 산상수훈에서 도덕적인 죄의 기준을 말과 생각에까지 넓힌(마5:22,28)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미 그 영혼이 하나님을 멀리해서 더럽혀져 있기에 여자를 보고 음란한 생각에 사로잡혀 간음하며 형제에게조차 바보라는 말로 정신적 살인을 자행하게 됩니다. 행동으로 범하는 죄는 교양, 지성, 교육, 제도, 관습 등으로 억제하다 못해 어쩔 수 없이 튀어나온 것들로 인간이 범하는 죄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말하자면 도덕적으로만 따져도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죽어 마땅한 죄인입니다.
  
행동으로 죄를 지어서 죄인이 되었다면 그 죄 사함의 구원은 죄 된 행동을 고치면 됩니다. 인간의 선행과 공적으로 구원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나 죄인이라서 죄를 짓는다면 당연히 그 죄인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대로 이미 죄에 탐닉해 있고 사단에게 묶여 있는 인간이 스스로는 도저히 자신을 바꿀 수 없습니다. 성령이 간섭하여 거듭나게 해주어야만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복음과 인간이 어떤 관계인지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반드시 한 가지 전제가 성립되어야만 합니다. 모든 인간이 하나님 앞에 죽을 죄인으로서  세상의 어떤 방식을 동원해도 스스로는 도저히 죄 사함을 받을 길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은 하나님 앞에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으로 도무지 소망이 없다는 것을 철저히 인정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만이 구원의 유일한 소망이 될 수 밖에 없는 인간 전체와 한 개인의 상태입니다. 만약에 인간에게 스스로 선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조금이라도 인정하면 십자가 복음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수학으로 치면 십자가 구원의 필요조건입니다.

그렇다면 십자가 구원의 충분조건도 필요합니다. 성령이 간섭하여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실제로 철두철미 깨트려진 중생의 체험이 있어야만 합니다. 아니 사실은 성령이 간섭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죄인이라는 인식조차 할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실제로 예수님과 대면하여 자신의 전인격을 동원하여 그분의 십자가 은혜에 반응한 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자신의 존재와 삶과 인생의 온전한 주인으로 영접해야만 합니다. 그 후로는 당연히 성령의 인도를 받으며 그분을 따라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바꿔 말해 이제는 예수를 주인으로 모시지 않고는 한 시도 살 수 없어야 합니다. 최소한 이전에 내가 주인이 되어서 내 기분대로 살았던 헛되고 썩어 없어질 삶으로는 절대 되돌아가지 않겠다는, 실제 실천 여부는 더딜 수 있어도, 결단과 헌신은 있어야 합니다. 진짜로 그 인생이 완전히 뒤집어져야 합니다.  

요컨대 인간과 복음의 관계는 온전한 믿음으로 실제로 복음 안에 들어오지 않고는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중생의 체험은 분명 있는데 그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없다면 로마서를 필두로 서신서를 복음서와 함께 통독 묵상하되 성령의 간섭과 조명이 있도록 기도하면서 읽으셔야 합니다. 만약 중생의 체험이 없다면 당연히 그 은혜부터 가장 먼저 부어달라고 간절히 구하셔야 합니다.  

8/15/2009

운영자

2009.08.16 02:23:58
*.108.165.77

복음님!
그간에 이런 저런 일로 답변이 예상 외로 늦어졌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주 기본적인 질문인지라 이미 성경문답 사이트에서 일관되게 서술한 내용들을 다시 간단히 정리한 셈입니다.
또 그래서 비슷한 주제의 문답을 먼저 한두개 참고하라고 말씀 드린 것입니다.
혹시라도 답변이 미진하거나 추가로 의문 사항이 생기면
아무 부담 갖지 마시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복음

2009.08.22 13:58:41
*.49.84.186

안녕하세요^^ 저도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매번 감사합니다.

저는 현재 칼빈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신학생입니다. 2학년이구요.
제가 묻고자 했던것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인해 우리의 죄가 사해졌다는 복음을 해석하자면
우리의 죄가 예수님에게 전가되었다는 말인데요
어떻게 인류의 모든죄가 예수님에게 전가되었는지를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성경을 많이 안읽어서 모르는 거겠지만..)

예를 들어 세례요한의 세례로 전가된것인지, 아니면 바나바를 놓아주고 예수를 못박아서 전가된 것인지.
또 한가지 궁금한 것은 어떻게 오고가는 모든 인류의 죄가 전가된 것인지
알고싶습니다.
매번 감사합니다. 은혜와 평강이 항상 함께하세요^^

운영자

2009.08.23 17:33:41
*.108.165.77

이제야 복음님이 처음에 질문하셨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겠습니다.
앞선 답변에선 제가 현문우답을 한 셈이었습니다.
또 신학생답게 통상 잘 생각지 못하는 세밀한 부분까지 관심을 가진 것 같아
앞으로 말씀을 연구하는 일에 틀림없이 은혜로운 열매를 많이 맺으리라 믿습니다.
준비되는 대로 답변 글 다시 올리겠습니다.^^

Sarah

2010.05.24 08:21:55
*.81.23.150

요즈음 교회 내에서 소그룹을 맡아 섬기고 있습니다.
교회에 나오다가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고 급기야는 크리스쳔으로 살지 않겠다고 선언한 형제에게
목사님의 이 글을 인쇄하여 성경책과 함께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것이 거의 2주 전인데요, 연락이 왔습니다.
하나님에 관련된 것은 읽지도 않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제 자신도 모르게 읽었답니다.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닫혔던 마음이 열리는 것 같다고 하는 형제를 보면서
하나님 말씀의 권능과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목사님의 글들은 정말...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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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수험생을 위한 특별새벽기도회"가 성경적으로 정당한가요? [2] 운영자 2009-10-20 1911
178 신자 부모가 자식에게 끼칠 영향력은? 운영자 2009-10-05 1457
177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2) [10] 운영자 2009-09-08 1977
176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1) [2] 운영자 2009-09-05 1835
175 무화과나무 저주와 기도의 능력 [2] 운영자 2009-09-03 1831
174 우리 죄가 어떻게 예수님께 전가 되었는가요? [3] 운영자 2009-08-25 3336
» 예수 십자가와 인간의 관계는? [4] 운영자 2009-08-16 1755
172 거절당할까 전도하기가 두렵습니다. [2] 운영자 2009-08-11 2520
171 하나님의 아들과 사람의 딸은 누구입니까? [6] 운영자 2009-07-10 7235
170 사이코패스는 어떻게 전도해야 하나요? [5] 운영자 2009-07-01 3779
169 동성애자에게 어떻게 권면해야 하는가요? 운영자 2009-06-30 2313
168 그딴 하나님은 안 믿는다고 합니다. [4] 운영자 2009-06-29 1982
167 아브라함의 아비 데라는 언제 죽었나요? [1] 운영자 2009-06-25 2977
166 신자가 죄 지으면 천국 못 가는가요? [2] 운영자 2009-06-23 2934
165 구약성경이 역사서에 불과한가요? [1] 운영자 2009-06-17 1694
164 정치적 문제에 관해 설교할 수 있는지요? [3] 운영자 2009-06-11 1384
163 술 담배와 죄의식 [4] 운영자 2009-05-26 2936
162 부활 이전의 성도는 어디에 가나요? [1] 운영자 2009-05-03 2839
161 세례에 대해 궁금합니다. [6] 운영자 2009-04-25 9694
160 신자가 죄를 지으면 믿음이 없는 표시인가요? [6] 운영자 2009-04-24 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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