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랍니다. 태평 성대를 누리기를 원합니다. 사랑이 넘치고 정의가 실현되고 평등과 박애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온 세계를 하나님의 왕국으로 만들어 지상 천국을 이루고자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성시화 운동이란 것을 열심히 하고, 어떤 이들은 고지론이란 것을 펼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청부론이란 것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설령 이 세상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만이 산다 하더라도, 그 소망은 실현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육신을 입고 살아가는 동안에는 우리는 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고 여전히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은 신자들보다 불신자들이 더 많습니다. 이 세상을 다스리는 자는 사탄입니다. 사탄은 세상을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리로 다스립니다. 힘이 정의이고 진리이고 평화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 불의와 거짓과 탐욕과 악행과 음행이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힘을 갖자, 권력으로 무력으로 지력으로 신통력으로 이 세상을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게 다스리자"는 생각은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임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아직 우리의 힘을 정의롭게만 쓸 수 있는 실력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 세상에 또 다른 악을 보탤 뿐입니다.
아닙니다. 그것은 성경이 우리에게 주는 꿈도 소원도 아니고 약속은 더더구나 아닙니다. 성경은 단 한 곳에서도 우리더러 지상 낙원을 건설하라든지, 지상 낙원이란 것이 가능하다고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 땅에 미련두지 말라 했습니다. 언젠가는 불에 타 없어질 곳이라 했고, 우리는 장차 우리에게 주어질 새 하늘 새 땅에서 살아가게 될 거라 했습니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살든 우리는 우리의 지킬 바를 지키며 살라 했고, 그에 따르는 세상으로부터의 조롱과 멸시와 환란과 핍박은 견디어 내고 이겨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힘이지 세상을 뒤엎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것이 우리의 힘이 아닌 것입니다.
신자들은 때론 혹은 자주, 이 땅에서 완성된 천국에서나 맛볼 수 있을 듯한 기쁨과 아름다움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완성된 천국에 대한 소망을 굳혀 이 땅에서의 힘든 싸움을 견디어내게 해 주기 위함이지, 결코 이 땅에서 그것이 가능하다는 증거로서가 아닙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불완전한 이 곳의 천국에서도 그런 기쁨을 맛볼 수 있다면, 장차 우리가 영원히 거하며 누리게 될 완성된 천국에서의 기쁨은 얼마나 클지를! 신자는 그 소망으로 이 땅에서 조롱과 멸시와 핍막과 환난 중에도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으며 살아 가는 자들이지, 그런 것들을 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세상과 힘대결하는 사람들이 아닌 것입니다.
2015. 02. 24
세상을 기독교 문화로 바꾸려는 시도는 사실 아름답게? 보입니다.
기독교인들이 많아도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미약하다보니,
더더욱 이런 "정의 실현, 사랑 나눔, 약자에 대한 배려" 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기독교인의 역할이라고 외치는 것도 가능해지는 모양입니다.
저를 포함해 그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십자가가 구원의 도는 되었어도 삶의 원리가 되는 것은 힘든 모양입니다.
정의가 실현되는 것 같고, 약자에 대한 복지가 완벽해 보이는 유럽의 국가들의 교회가 비어가는 것을 보면
"사회 정의"가 영혼 구원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