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유사 그리스도인

조회 수 1337 추천 수 44 2009.11.25 09:11:05
매튜 미드의 <유사 그리스도인>을 얼마전부터 읽고 있습니다.
거의 그리스도인이 될 뻔한 사람을 가리키는 이 말이 이 책을
읽다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생깁니다.

교회 안에도 거듭나지 못한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고는 있지만, 심지어 유사 그리스도인이 성령을 받은 자일 수도
있다고까지 말하는 것에는 쉽게 동의가 되어지지 않았습니다.
성령은 그리스도를 통해 거듭난 사람안에 내주하시는 그리스도의 영이신데
어떻게 성령을 받은자도 유사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가 있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유사 그리스도인>이라는 책은 어떤 책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까?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다고 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려는 좋은
의도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은 알겠으나 자칫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에 강한 회의와 의심마저 갖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구원 받았다고 할 만한 사람은 거의 없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구원으로 인도되는 좁은 문이 정말 너무도 좁게만 느껴져서 답답한
마음마저 생깁니다.
이 책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읽어야 할지 궁금합니다.

기쁨의 날들

2009.11.25 14:16:44
*.179.184.149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참된 그리스도인은 정말로 정말로 예수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20여년전
저는 죄인입니다라는 말의 깊이를 알지도 못하고
십자가에서 주님이 베푸신 사랑의 깊이를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그저 내죄를 대신하여 죽어주신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사랑에 감격하여
예수님께 자신을 맡겼지만 주님은 그런 초신자를 자신의 품에 받으시고 성령을 허락하셨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지요.
한번 오신 성령은 떠나시지 않으셨지만 (확실히 배교하겠다는 뜻을 밝힌적 없으므로)
주님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마음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좋아한다는 말이 이순간 저에게는 더 다정하고 진솔하게 느껴집니다)그렇게 쉽게 저의 주된 인격이 되지 못했습니다.
주님이 미치도록 좋아서 삶의 모든 분야에 영향이 끼쳐지도록 좋아하는 마음이 좀처럼 그렇게 안생기더라 이것입니다.
찬양할때는 감정적으로 고조됐지만 설교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신앙적 결단은 항상 선했지만
성경도 많이 읽고 기도도 많이 하고 각종 모임에도 참석하고 전도하기 위해 마음이 분주했지만
저는 제자신이 정말 미치도록 예수님을 좋아해서 그 마음이 제삶의 전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인생전체를 지배하도록 만들지 못했습니다.
저라는 한사람을 규정하는 여러 요소가 있다 할때 주님을 너무 너무 미치게 사랑하는 그것이 가장 근원적이고 가장 앞선 인격의 첫번째 구성요소가 되지 못한 것입니다.
제 좁은 소견으로 유사 그리스도인이란 아마 외형적으로 보이는 모든 신앙적 요소가 훌륭하여 흠잡을 데 없다 할지라도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하며 가장 절실한' 마음 '그것이 부족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물론 주님과 자신만이 알수 있는 비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운영자

2009.11.25 17:58:47
*.108.161.155

Soo 님

저로선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인지라 뭐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가능한 빨리 구해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미국에 살다보니 이곳 한인기독교서점에 별도로 주문해야 합니다.)

글로서 표현해낼 수 있는 내용은 절대 완벽하지 않기에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부분적으로 오해가 생길 여지는 항상 있습니다.
그런 점도 조금은 감안하며 읽어야 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또 세부적으로 의견이 다른 부분은 무시 내지 참조만 하고
진정으로 동의 확신하는 부분만 취하면 될 것입니다.
저자보다 독자의 분별력이 더 요구되는 셈이지요.

이 사이트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 혹시 이 책을 읽고 뭔가 느낀 부분이 있다면
제 대신에 Soo 님을 위해서 우선 의견들을 나눠주시면 참 좋겠습니다만....^^

soo

2009.11.26 15:59:53
*.130.98.204

기쁨의 날들님,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기쁨의 날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님이 너무 좋아서 항상 그것이 나를 주장하는
첫번째 이유가 된다면 제가 드린 질문이 필요치 않았을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요..
저의 신앙이 그것에(온 마음을 다해 예수님을 사랑하는) 이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야 하는데
오히려 구원의 문이 이리도 좁다고 불평하는 못난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예수님께 모든 마음을 드리는 그리스도인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전체적으로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총체적인 의미에서는 리처드 백스터의 <회개했는가>라는
책의 주제와 같은 맥락이라 여겨집니다.^^


정순태

2009.11.28 04:14:10
*.75.152.158

SOO님!

몇 년 전에 구입했던 책인데, 책장에서 빼내어 급히 다시 읽었습니다. 공감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읽어 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SOO님께서 고민하시는 바로 그 점은 이미 저자와 역자가 공히 예견했던 사항입니다.

추천사를 쓴 박순용 목사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다소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p. 11).

역자 장호익 목사는 “미드 목사님은, 연약한 신자는 자신의 메시지로 인해 근심하며 걱정할 것이지만 오히려 유사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안심하고 평안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p. 279)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저의 의도는 잠자고 있는 형식적인 신앙고백자들을 깨우는 것과 위선자들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약한 신자들이 이것을 읽고 낙심할까 봐 두렵습니다.”(p. 14)라고 전제한 후, 책의 전반에 걸쳐 반복해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소위 정통신앙(?)의 족쇄에 발목잡혀 있는 성도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비수(匕首)일 수 있습니다. 당연시 여겼던 신앙덕목들에 대해 가차없는 메스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전통화된 신앙 모습들이 성경의 요구를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고 단언할 수 없을는지 모릅니다. 성경적 신앙상을 자신할 수 없을는지 모릅니다.

저는 ‘스스로 성령 받았다고 믿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도 유사 그리스도인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저자의 견해에 크게 공감합니다.

가까운 주변에서도 신령한 목사와 장로와 권사와 집사 등등 수없이 보게 됩니다만, 이들의 내면 깊숙이에서 성경이 말씀하시는 참 신앙의 모습을 발견할 수는 없었지요.

따라서 이 말은 주님 앞에서의 절대적 겸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성령받아 신비한 능력을 행할지라도 그것이 구원의 증표가 될 수는 결코 없습니다.


이미 상당 부분을 읽으셨겠지만, 책의 말미에 있는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으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279쪽에 있는 이메일 문답(역자와 독자가 주고받은 것)을 꼭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SOO님의 고민에 대한 답변의 맥을 짚어낼 수 있으리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좋은 느낌으로 마지막 책장 덮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샬롬!

soo

2009.11.30 11:43:05
*.183.141.218

정순태님, 정말 고맙습니다!
답을 주시려고 다시 읽기 하시다니..^^

‘스스로 성령 받았다고 믿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도 유사 그리스도인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 말은 저도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성령을 받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받았다고 믿고 주장하는 일이 있을 수 있지요.
그런데 실제로 성령 받아 신비한 능력을 행할지라도 그것이 구원의 증표가 될 수 없다는
말씀은 마태복음서에 나온,
'나더러 주여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아버지의 뜻대로 하는자라야 들어가리라
그날에 이르기를 주여주여 우리가 주의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이름으로 많은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는 말씀으로 이해가 됩니다.

이제까지 성령받음은 거듭납의 증거라 여겼었는데,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정통 신앙에 발목잡혀 있는 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성경을 더 많이 읽고 배우고 묵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서두에서 경고한 내용은 저도 읽었습니다.
다른 부분은 다 이해가 되었는데, 이 부분에서 걸리니 진도가 더이상 안나가더군요.
지난번 목사님과 다른 분의 답글도 있고 또 오늘 님께서 감사한 답글 주시니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읽어 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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