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무관한 신자들

조회 수 107 추천 수 2 2021.09.21 05:10:22

복음이 무엇인지 몰라도 신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말이나 글로 조리있게 표현할 수 있거나,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은 교리가 대신하면 됩니다. 
복음을 안다는 것은 자신이 세상의 다른 어떤 인간, 다른 어떤 피조물보다 악하고 타락한 존재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그 진리와 하나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자신이 죄인 중의 괴수임을 알지 못하는 자는 아직 복음을 모르는 자입니다.
극히 뻔뻔한 몇몇을 빼고 우리는 대부분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신자든 불신자든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우리의 죄에 대한 인식은 언제나 상대적입니다. 다른 이들의 죄와 비교하고, 상황과 처지에 따른 부분적 합리화를 통해 죄책에서 벗어나거나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 대부분의 본능적인 생존전략입니다. 마치 중한 병에 걸리거나 커다란 상처를 입었을 때 병원에서 만난 더한 처지의 사람들을 보며 위로를 받는 것처럼.
그러나 성경은 우리의 죄와 악을 똑바로 볼 것을 요구합니다. 성경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근본적인 이유가 그것입니다.
관절과 골수를 쪼개듯 우리 죄와 악의 본질을 꿰뚫는 성경의 찔림은 자신의 죄와 악을 참으로 아는 자에게만 생명수가 됩니다. 죄와 악에 대한 막연하고 피상적인 우리의 인식과 태도로는 절대로 진리를 감당할 수 없기에, 불신자처럼 거부하거나, 신자라고 해도 기껏해야 우회로를 찾게 될 뿐입니다.
유대인들이 찾은 우회로는 율법이었습니다. 율법을 지킴으로써 죄를 알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지만 유대인들은 율법을 지킴으로써 죄를 이겼다고 믿었습니다.
오늘날 신자들이 찾은 우회로는 양심입니다. 양심적으로 착하게 사는 것, 혹은 적어도 그렇게 살려고 애쓰는 것을 선이자 의로 여기고, 교회 출석과 헌금과 봉사를 그 최소한의 증거로 삼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성경은 우리가 의로워지려고 몸부림칠수록, 의를 행하려 애쓰면 애쓸수록, 의에서 멀어질 뿐이라고 말합니다. 신자의 당혹감은 거기서 비롯됩니다. 성경이 어렵다거나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는 까닭은, 말씀이 우리의 상식과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상식과 기대는 무너져야 마땅합니다. 우리는 너나없이 악한 죄인이니까요. 
우리 각자의 상식과 기대가 무너진 그 폐허 위에라야 말씀이 진리로 섭니다. 우리의 상식과 기대를 보정하고 보충하여 더 나은 방향이나 더 좋은 것으로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 그것이 자기부인입니다. 
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자에게 복음은 미련하고 어리석은 것입니다. 그러나 남다른 열심으로 의를 추구하는 자 역시 자기의 죄를 참으로 알지 못한다면 회심하기 이전의 바울이 그랬듯이 복음은 결코 복음이 되지 않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진짜 이유” 중국어번역본이 준비되었습니다. master 2023-09-20 1012
공지 신입 회원 환영 인사 [1] master 2020-10-06 1448
공지 (공지) 비영리법인을 설립했습니다. master 2020-05-15 2625
공지 E-book File 의 목록 [3] master 2019-08-23 1848
공지 크레딧카드로 정기소액후원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file master 2019-07-04 5864
공지 소액정기후원회원을 모집합니다. [18] master 2019-02-19 1895
공지 글을 올리려면 로그인 해주십시요/복사 전재하실 때의 원칙 [14] 운영자 2004-09-29 5951
1483 교회에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요.. 상충되는 생각으로 괴롭습니다. [2] 연약한자 2023-07-19 109
1482 우울과 죽음에 대해서 [2] 비비드 2023-06-12 109
1481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를 보면 울화가 치밉니다. file [1] 해리슨 2023-05-20 109
1480 문화예술 쪽에 있는 크리스천 질문이있는데요 [2] 토마토 2022-09-14 109
1479 질문이 있습니다(인격적인 만남/천국/철회) [2] 행복 2022-07-09 109
1478 안녕하세요 목사님 궁금한게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2] 주님게로 2022-07-07 109
1477 13. 하나님 은혜의 4가지 유형 배승형 2021-12-20 109
1476 질문있어요 목사님. [3] 밤비 2021-10-24 109
1475 나를 전부 맡긴다는것 [2] mango 2021-08-08 109
1474 하나님을 만나야겠다는 마음에 생겼는데요 [1] WALKER 2021-06-21 109
1473 창세기 1: 26, 3:22의 우리라는 표현 [4] 모닝듀 2021-05-27 109
1472 의지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1] 반디 2021-05-08 109
1471 생명책에서 이름이 지워질 수도 있나요? [4] Elroy 2020-03-16 109
1470 에베소서 3장 10절 [1] DavidPark7 2020-03-14 109
1469 목사님 정말 궁금합니다. [1] 미누기 2018-08-30 109
1468 홈피새롭게 해주셔서감사드립니다 [2] 이현구 2015-04-01 109
1467 대단하십니다! [2] 구원 2024-03-07 108
1466 정부가 근친혼을 허용한답니다 [2] 베들레햄 2024-02-26 108
1465 소망과 바람의 차이가 뭔가요 ??? [2] CROSS 2024-01-10 108
1464 이성관계에 소외된 남녀에 대한 주님의 생각 [6] 베들레햄 2023-12-10 108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