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와 사자

조회 수 1402 추천 수 128 2003.07.08 19:51:00
운영자 *.63.55.176
며칠 전 아침 운동을 겸해  근처 동네를 산보하고 있었다. 마침 내가 걸어가는 길 앞에 놀고 있던 참새 몇 마리가 화들짝 놀라 어떤 집의 울타리처럼 만든 관목 사이로 날아 들어가 숨어버렸다. 그 나무는 담장으로 쓰일 정도로 잎사귀가 무성해 도저히 겉으로는 틈새가 보이지 않는데도 참새는 작은 몸집을 날쌔게 움직여 가지 속으로 들어 가버렸다. 밖에서는 도저히 찾을래야 찾을 수 없었고 보이지도 않았다. 아무리 큰 사자가 와도 참새는 속에서 얼마든지 안전하게 버틸 수 있겠다 싶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2주가 되었다. 초단기전으로 끝날 것 같더니 이제 제 2의 베트남 전쟁으로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이라크가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도저히 승부가 되지 않으니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투로 대응 하자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미국과 이라크의 군사력은 사자와 참새에 비유할 만 하다. 관목 속에 숨어 버린 참새를 사자가 아무리 밖에서 으르렁거려 봐야 소용이 없는 것과 같은 꼴이다. 사자가 나무 속에 숨은 참새를 잡으려면 뱀처럼 속으로 파고들던지 나무를 뿌리 채 뽑든지 해야 한다. 미국도 게릴라 전으로 맞서 이겨 싸우는 수 말고는 없다. 핵 폭탄으로 이라크 전체를 쑥대 밭으로 만들 수는 없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 삼간을 태워 없앨 수는 없지 않는가?

사자란 자기 힘만 너무 믿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 산천이 떠나 갈듯이 포효해서 겁을 주고 난 후에 빠른 발과 억센 이빨로 잡아 나꿔채기만 하면 된다. 모든 위험 가능성을 다 검토하는 미국인의 평소기질이  왜 이 번 전쟁에 게릴라 전은 대비하지 않았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정밀 장비와 엄청난 화력만을 과신한 것 같다. 전쟁 초기 양상이 마치 관목 숲에 숨은 참새 앞에서 사자가 고함만 지른 꼴이었다.

이 전쟁의 승패는 미국의 정밀장비나 이라크의 전술적 잔 꾀나 그 어디에도 달려 있지 않다. 미국이 모든 수를 동원하면 결국에는 승리하겠지만 얼마나 많은 희생과 경비가 더 들지는 아무도 예측 못한다. 그 보다 신자가 이 전쟁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자기 힘만 믿는 젊은 사자는 궁핍하여 주릴 수 있지만 아무리 작고 가냘픈 참새라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사자라고 생각해 설치는 자는 반드시 실패하지만 참새에 불과해 하나님의 울타리 안으로 숨는 자는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다.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 (마10:30,31)

3/30/200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99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주(州)는? 운영자 2005-11-11 5105
298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운영자 2005-04-25 3747
297 다른 것은 다 깽판 쳐도... [4] 운영자 2008-10-02 2831
296 속어(俗語) “Jesus Christ!"의 유래 [3] 운영자 2010-08-17 2752
295 예수님 재림의 때를 과연 아무도 모를까? [4] 운영자 2015-02-28 2734
294 도덕적 강박성 신경질환 [2] 운영자 2006-04-13 2539
293 몰몬교의 현대판 패각추방 운영자 2005-03-08 2473
292 복음의 엠바고(Embargo)를 깨어라 운영자 2005-05-27 2461
291 고난 주간에 금식하지 말라 운영자 2007-04-05 2391
290 목사가 꼭 봐야 할 세 편의 영화 운영자 2006-02-02 2336
289 어떤 교회가 참 교회인가? 운영자 2004-07-05 2334
288 태아는 언제부터 고통을 느낄까? 운영자 2005-08-30 2323
287 스타박스 커피와 교회 운영자 2007-05-14 2214
286 하나님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일 [4] 운영자 2004-07-19 2187
285 인생이 최고로 행복해지는 비결 운영자 2007-02-28 2162
284 지구를 떠날 수는 없지 않는가? [1] 운영자 2008-06-02 2136
283 소망의 빛을 보았습니다. [1] 운영자 2008-01-07 2050
282 참으로 슬픕니다. [2] 운영자 2007-04-17 2034
281 개신교 위기의 진짜 원인 [1] 운영자 2006-07-13 2032
280 임박한 아마겟돈 전쟁 운영자 2006-04-27 2028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