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조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조회 수 771 추천 수 30 2010.10.03 13:05:09
    

장모님 병환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노환(78세이십니다)에다가
평생 받아오신 스트레스와 갈등 때문에,
2-3년 전부터 치매가 시작되었고

이번에
놀라 입원하여 진찰했더니
급성 뇌경색(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심장 부정맥(역시 처음 알았습니다)
섬망이라는(이것두 처음 알았습니다) 치매 비슷한 병,

이상과 같은 합병증으로
고통 가운데 계시지만
자식들로서는 아무 할 일이 없어
그냥 안타까이 바라볼 뿐입니다. ㅠㅠ

이런 시간을 보내면서
제 아내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독백을 글로 적었고
그것을 몰래 올렸던 것입니다.


그 후에
시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것 하나만 더 올립니다.



*****************************************


[제목] 오늘 따라 어머님 당신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늘 따스한 목소리로 “에미야!” 불러주시던 시어머님!
어머님 돌아가시고 항상 노인들만 보면 어머님 생각이 나곤 했었죠.
이젠 세월이 흘러가니 좀 많이 덜해 졌는데 왜 이다지 이 아침은 어머님 생각에
가슴이 아려 오는지요.

다섯 며느리 비위 다 맞추시던 지혜로운 우리 어머님
철딱서니 없는 이 막내 며느리,
단 한번도 흉보지 않으시고 잘하는 것 없는 나를 항상 과대 칭찬하시고 다니셔서
지금까지 우리 시누이한테 그 사랑을 받고 있죠. 어머님 당신 덕분에

남편 직장 때문에 몇 년 간 서울에서 살던 때의 일이죠.
합창단 활동하고 돌아다닐 때 남편은 저를 집에만 있기를 바랬죠.
그때만 해도 한창 나이라 넘치는 끼를 발산시키지 못해 하루 한두 번은 돌아다녔죠.

중국 수교도 되기 전(20년 전) 막강한 백으로 합창단이 중국을 가게 되었죠.
11박 12일 이 얘기를 하고 싶어 서두가 길어졌네요.

민간외교사절 이름하에 공연은 쪼금,
전세 비행기로 날아다니며 아주 야무지게 관광을 잘하고 귀국했더니
우리 어머님 콩나물 무쳐 밥을 차려주시는데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유명한 음식보다 정말 맛있었죠.

어머님! 하늘같은 마음을 갖고 계시던 어머님.
사람들은 우리 사이를 고부간이 아닌 모녀지간으로 착각하곤 했죠.

막내 아들이 승진에서 한번 누락되었을 때 치마를 뒤집어쓰고 슬프게 우시던 우리 어머니,
그렇게도 똑똑하고 자랑스런 당신 아들이니 그 마음 오죽 쓰라렸겠습니까?

그런 어머님이 보고 싶고 또 닮고 싶습니다.
하지만 발 벗고 뛰어가도 닮을 수 없는 나 자신을 알기에 또 슬퍼집니다.
참 현명하시고 지혜롭고 자애로운 우리 어머님.
그 어떤 형용사를 다 갖다 부친들 어머님을 나타낼 수 없죠?
어머님, 사랑합니다.

가실 때도 자식들 고생할까  
뇌출혈도 쓰러지신지 단 하루 만에
전국에 흩어져 살던 손주 며느리까지 다 모였을 때
코를 고시며 하늘나라 가셨죠. 주무시듯이...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처음으로 어머님께 이글을 쓰네요.

어머님이 유난히 보고 싶은 이 아침에 철딱서니 없는 막내며느리 올립니다.      

강진영

2010.10.04 10:04:14
*.165.171.2

부모가 되어 보니 부모님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자식을 주시는 이유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하시려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장모님의 고통이 최소화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김순희

2010.10.04 10:36:06
*.161.88.93

저도요
장모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사모님의 시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글이 참 애뜻합니다.
두 분이 엄마와 딸처럼 보였겠어요.
살짝 사모님의 성품이 엿보이는걸요.
참 따스하신 분이라는 것이요..^^

운영자

2010.10.04 19:52:06
*.108.173.248

주위에서 결코 쉽게 볼 수 없지만
누구나 소망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바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가 친정엄마와 친딸 같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모님을 장모님 병환으로 너무나 힘든 지경에 빠트린
주님의 뜻을 감히 추측하자면
바로 그런 아름다운 사랑을 주위에 증거하고 나누라는 것 같습니다.

거룩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앞에서
더욱 겸손해지게 만드는 나눔과 귀한 글, 감사합니다. 샬롬!

기쁨의 날들

2010.10.05 07:18:41
*.179.184.136

순태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짠해져 왔습니다. 룻기처럼 아름다운 고부관계의 이야기가 우리 마음을 훈훈하고 따뜻하게 합니다. 사모님과 순태님 어머니와의 관계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임을 실감케 하는 관계입니다. 지금은 어머님이 하나님품에서 편안히 쉬고 계시겠네요.
시대적인 여건상 여자라는 이유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영웅적인 삶을 살다가신 것은 아니었을지도 몰라도 어머님은 정말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아름다운 인생을 사신것 같습니다.
그리고 순태님의 장모님이 아프시다는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아픕니다.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바쳐오신 한국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셨으면 합니다. 시어머니를 룻처럼 잘 모신 아름다운 여인의 어머니이자 순태님의 장모님 건강 회복하시고 더 오래 오래 사시도록 기도하겠습니다.
두분 하나님 축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쌀로별

2010.10.07 15:15:01
*.234.16.126

하나님께서 고통을 감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곁에 계실 때 저의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자녀답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 소중한 이야기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유상

2010.10.07 22:29:51
*.234.42.117

두 분의 슬픔과 아픔이 장차의 소망으로 위로받기를, 어머니에 대한 모든 감정이 다 정리되어 사랑의 기억만이 남기를 기도 드립니다.

이선우

2010.10.09 07:34:03
*.222.242.101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우리에게 위로를 주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양드립니다.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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