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조회 수 631 추천 수 27 2010.03.14 22: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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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이에 사무엘에게 이르되 가서 누웠다가 그가 너를 부르시거든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라 이에 사무엘이 가서 자기 처소에 누우니라.”(삼상3:9)


쿠키를 굽고 있는 엄마에게 딸아이가 하나 먹어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엄마는 저녁을 먹기 전에는 안 되라고 답했습니다. 과자를 먹으면 아무래도 저녁을 적게 먹을 것이기에 저녁을 잘 먹으면 디저트로 과자를 주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아무리 보채도 과자를 주지 않자 딸은 울면서 자기 방에 돌아갔습니다. 조금 있다 다시 와선 “예수님이 지금 쿠키 먹어도 된다고 말씀하셨어.”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예수님이 나에게는 그런 말하지 않던데”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엄마가 귀담아 듣지 않아서 못 들었어.”라고 대꾸했습니다.  

물론 아이는 쿠키 먹고 싶은 욕심이 앞서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진짜 기도해 예수님의 뜻을 물어보았다 쳐도 순간적으로 떠오른 자기 생각을 예수님의 응답이라고 간주한 것입니다. 아이에게 기도와 하나님의 응답에 대해 신앙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었을 리는 만무합니다.  

그럼에도 그 변명 가운데 보배 같은 영적 진리가 나타납니다. 우선 아무리 기도해도 귀담아 듣지 않으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기도가 단순히 자기 요구 사항을 아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응답을 듣는 절차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자(無子)했던 한나는 서원 기도하여 받은 아들 사무엘을 젖 떼자마자 서원대로 하나님의 종으로 바쳤습니다. 유대 사회에선 세 살까지를 수유(授乳)기간으로 칩니다. 말하자면 사무엘이 네 살 되자마자, 겨우 예의 어린아이 수준일 때에, 부모와 떨어져 엘리 제사장에게 보내져 함께 기거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사무엘이 곤히 자고 있는데 여호와가 그를 불렀습니다. 잠결에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선 사무엘은 엘리 제사장이 부르는 줄 알고 찾아 갔습니다. 그러나 세 번이나 그런 적이 없다는 답만 엘리로부터 들었습니다. “사무엘이 아직 여호와를 알지 못하고 여호와의 말씀도 아직 그에게 나타나지 아니한 때라.”(7절) 그랬습니다.

비록 타락한 제사장이었지만 영적으로는 노회한 엘리는 세 번 같은 일이 반복되자 하나님이 사무엘을 불렀다고 감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너를 부르시거든 네가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고 겸손하게 대답하라고 시켰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이스라엘 나라 전체를 다스리는 선지자로 세우시려고 불렀던 것입니다.  

이처럼 모든 신자는 하나님의 뜻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모르니까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분의 음성을 귀담아 들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특별히 기도하는 자는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자기 필요에 의해 하나님께 질문과 소원과 계획을 아뢰어놓고는 그  응답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기도한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아예 기도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사장에게 월급 올려달라는 소원을 전한 부하 직원은 사장의 반응을 요모조모로 따져보고 이제나 저제나 어떤 조치를 내릴지 유심히 살펴볼 것 아닙니까?  

기도를 열심히 한다고 다 믿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전 세대의 어머니들이 하나님을 전혀 몰라도 새벽마다 장독대에 물을 떠다 놓고 얼마나 열심히 소원을 빌었습니까? 그러나 정작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는 전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복만 빌었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여 듣고 그분 뜻대로 행할 줄 아는 것이 진짜 믿음인 것입니다.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찌니라.”(히11:6) 본문은 사무엘이 아직 여호와 하나님을 몰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대인 엄마들은 수유기간 동안에 율법(쉐마)을 낭송해줍니다.(신6:4-9) 아마 그가 여호와가 계신 것은 알았겠지만 그분이 자기를 찾는 이에게 상주시는 이 즉, 개인적으로 기도에 응답하거나 필요하다면 그분 쪽에서 당신의 뜻을 계시해주는 분이라는 점까지는 몰랐던 것입니다.

귀담아 듣는 자세란 어떤 것입니까? 살아계신 하나님을 찾으면 상을 받는다는 사실은 이미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분이 주시는 상이라면 무엇이든 받고 싶다는 뜻입니다. 혹시라도 그분이 말하는 바를 하나라도 놓칠까 세밀하게 조심하는 것입니다.  

거기다 사무엘은 “주의 종”으로서 듣겠다고 했습니다. 신자는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시키더라도 그분 뜻대로 온전히 순종하려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에스더처럼 죽으면 죽으리라는 헌신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자라야 하나님이 당신의 뜻을 명확히 밝혀주고 또 기꺼이 당신의 상을 주시기 않겠습니까?

솔직히 따져 보십시오. 신자가 평소, 특별히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계신 것과 그분이 자기를 찾는 자에게 상주시는 분인 줄 믿지 못하는 자가 있습니까?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주의 종”으로 낮아져서 “귀담아” 들을 태세가 되어 있는 자는 아주 드물지 않습니까? 설령 평소에는 그런 믿음의 태세가 되어 있어도 막상 위급한 문제가 닥치거나 주위 환경이 어려워지면 금방 믿음이 힘을 잃고 그 준비되었던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습니까?

신자가 하나님 앞에 갖추어야 할 마음의 자세는 오직 하나여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만나도 죽으면 죽으리라는 것 말입니다. 기도할 때에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그렇다고 신자가 순교를 부르는 박해를 자초하거나 꼭 순교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또 하나님이 아무나 무작위로 순교시키지 않습니다. 순교는 감당할만한 믿음과 자세가 되어 있는 신자에 한해,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어나지 않습니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말도 죽음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범사에 하나님의 뜻이 드러난다는 것을 온전히 인정하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일로 어떤 처지에 자기를 이끌고 가든, 그러다 보면 죽음에 이를지라도, 기꺼이 순종하겠다는 자세입니다. 하나님께만은 평생을 두고 오직 예스만 하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신자라면 기도할 때에 하나님이 계신 것과 당신을 찾으면 상 주신다는 사실을 다 믿습니다. 심지어 새벽에 복만 빌었던 우리 할머니들도 지성이면 감천한다고 믿었습니다. 정말 진정으로 꾸준히 간구하는 열성에 하늘마저 감동하여 응답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할머니가 아무리 많이 빌었어도 온전한 믿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신자가 하나님을 찾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그분이 주시는 상만 바라보는 자와 그분의 뜻에 순종하려고 그 뜻을 묻는 자로 말입니다. 후자는 하나님께 받는 상이 바로 그분의 뜻이자, 그 뜻에 순종하는 것 자체가 진정한 복이라고 믿는 자입니다. 만약 당신이 하나님이라면 어떤 자에게 상주시겠습니까? 너무나 간단한 이치 아닙니까?

온전한 믿음이란  그래서 온전한 하나님의 종이 되어서, 목사 선교사만 종이 아님, 그분의 음성을 언제 어디서나 귀담아 들으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기도하기 전에 먼저 순종하는 자가 되어야 하고 그래야만 온전한 기도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그런 온전한 기도를 해야 구체적이고 명확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요컨대 온전히 순종하려는 태세가 되어있는데 하나님이 당신의 뜻을 보여주지 않을 리 없지 않습니까?

3/12/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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