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의 불만(7)-돌아갈 수 없는 하나님

조회 수 561 추천 수 40 2009.11.07 22:40:56
신자의 불만(7)-돌아갈 수 없는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 열조의 날로부터 너희가 나의 규례를 떠나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런즉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하였더니 너희가 이르기를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돌아가리이까 하도다"(말3:7)


말라기 선지자 시절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인 무감각 상태는 극에 다다랐습니다. 하나님이 회개를 촉구했는데, 그것도 그들이 돌아오면 하나님도 돌이켜 다시 은혜를 부어주시겠다는 데도 돌아가는 방법조차 모릅니다. 그들이 반문하는 말의 어감(語感)으로는 심지어 돌아갈 마음이 없거나 아예 돌아가는 것을 반쯤 포기한 것같이 여겨질 정도입니다.

그 원인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은 것이 완전히 몸에 밴 일상적 태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그들의 열조부터 대대로 내려온 관습이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가 정상인 상태가 된 것입니다. 하나님 뜻대로 살지 않는 것이 편하고, 좋고, 별 문제도 없고, 심지어 더 형통하더라는 것입니다.

이제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 보면 많은 신자들이 연초에 열심을 내었던 신앙적 헌신들이 얼마나 빨리 사라졌던가 후회가 앞설 것입니다. 새벽기도, 제자훈련, 성경통독 등에 불참하는 것이 몸에 베여버렸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교회 출석을 그만두고 주일날 운동이나 오락에 더 열심을 내는 자도 있을 것입니다. 이미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기에는 마음은 원이로되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돌아가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지 않습니까? 언제 어떤 상황에 있던 성전에 나가 지난 잘못을 자백하여 용서를 구하는 회개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그런 간단한 일조차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겠다고 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는 동물입니다. 자신에게 유익이 되며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마다할 리는 없습니다. 하나님 뜻대로 사는 것이 현실의 형통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는 그분의 뜻을  따를 리 없습니다. 하나님이 요구하는 거룩이 자신에게 큰 유익이 되고 정말 좋다고 철두철미하게 인식하지 않는 한 진정한 회개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참으로 묘한 동물인지라 역으로 행동이 굳어지면 생각마저 그렇게 굳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쉬운 예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도 해병대에 보내 여러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오랫동안 훈련시키면 담대하고 외향적으로 변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면에 윤리학을 가르치는 교사는 당연히 스스로를 더 선하게 만들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사람은 반드시 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하기 싫다고 느껴지는 일이 있습니다. 특별히 가시적 결과가 당장 열리지 않을 때는 더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신자에게 요구하는 거룩과 의와 생명의 열매를 맺는 일은 당연히 가장 그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찌하여야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으리이까?"라고 말도 안 되는 반문을 한 것이 사실은 오늘날 저희들의 솔직한 심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회개의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벌떡 일어나서 무조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직은 거룩과 의와 생명에 대한 소망이 절실하지 않더라도 일단 조금이라도 그 맛을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동해야 합니다.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도전을 받아야 동기부여도 되고 낙심하거나 게을러지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나태와 죄악이 금방 습관으로 굳어지듯이, 영적으로 경건해지는 것도 몸에 베여야 합니다. 물론 경건은 모양이 아니라 그 능력으로 말하는 것이지만, 모양이 하나도 없는데 능력이 나타날 리는 절대 없는 법입니다. 그 말은 경건의 모양을 조금이라도 갖추면 그 속에 능력도 생길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우리 모두 내년 초에 또 다시 온갖 신앙적 결심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괜히 그 동안 잘 지키지 못한 것 사죄하고 크게 결단할 양으로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아야 합니다.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일이 한두 번 계속되면 금방 게을러집니다. 반면에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터 계획하여 시행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실천이 한두 번 계속되면 금방 재미있어집니다.

지금 당장 무엇이든 하나님의 뜻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이 경건의 첫걸음이자, 경건을 내 몸에 완전히 굳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마치 영어 공부에 왕도가 없이 가장 간단한 단어부터 무조건 외워야 하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성경을 일회 통독하겠다고 절대 결심하지 마십시오. 다만 매일 성경을 한 줄이라도 읽겠다고, 혹시 읽지 못하는 날이 생기더라도 그 다음날에 또 다시 한 줄이라도 읽겠다고만 결심하십시오. 마찬가지로 그 동안 교회를 쉬었던 분들도 무조건 주일 예배를 드리겠다고 결심하여 어느 교회든 나가셔야 합니다. 이길 외에 하나님께로 되돌아 갈 수 있는 길은 결코 없습니다.

12/27/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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