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행복한 한 재미교포 부부

조회 수 2091 추천 수 220 2008.01.21 20:42:52
너무 행복한 한 재미교포 부부


어느 사회든 각기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재미 교포의 경우도 자연히 미국사회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반면에 단점의 고충도 함께 겪어야 합니다. 그 대표적인 고통으로 “Empty net syndrome"(빈 둥지 증상)을 아주 일찍부터 오랫동안 겪어야 한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자식이 독립해 나가면 집이 텅 빈 것 같이 허전한데서 오는 정서적 불안정을 말합니다. 심한 경우는 우울증이 도지고 자살까지 합니다.  
                                      
미국은 좋은 대학이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어서 자식이 외지로 진학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혹시 같은 도시의 대학을 가게되더라도 통학 거리가 멀고 불편해 주로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말하자면 자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미 빈 둥지 증상을 체험하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16세부터 생활비를 자기가 벌어 독립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마저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지라 어느 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거기다 워낙 넓은 나라인지라 결혼해서 자리 잡은 자녀를 일 년에 한두 번 만나기 힘듭니다. 그래서 미국의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은 그 본래 의미는 많이 퇴색되고 가족재상봉(Family Reunion)의 날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요컨대 미국에서 가족이 함께 살든지 급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차를 몰고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것만큼 다행한 일도 없다는 뜻입니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김치 같은 밑반찬을 만들어 자식에게 갖다 주는 즐거움이 솔솔 하지 않습니까? 저희도 예외 없이 빈 둥지 증세를 겪은 지 이미 만 13년이나 되었습니다. 큰 아들이 대학교(4년)부터 외지로 나가 대학원(4년)과 인턴(2년) 그리고 첫 직장생활(3년)을 죽 외지에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금주 금요일(1/25)부터는 그 증세가 반쯤 완화될 것 같습니다. 며느리가 이곳으로 직장이 전근되어서 먼저 이사 오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6월이면 아들도 완전히 이곳으로 옮길 계획입니다. 단순히 같은 도시에 살게 된 것이 아니라 저희 집에 들어와 함께 기거하기로 했습니다. 두 달 전부터 집을 수리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얼마나 기특하고 감사할 일입니까? 어떻게 하든 부모 간섭을 받지 않고 나가서 자기들 멋대로 살려들 텐데 제 발로 부모 밑으로 기어들어오니(?) 말입니다. 지금 저희 부부는 마치 자식의 출생을 기다리는 신혼부부 같은 설렘으로 하루하루를 꼽고 있습니다. 아들 내외가 일면 저희와 함께 사는데 따라오는 여러 현실적 유익(?)도, 예컨대 손녀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등, 고려했겠지만 그들 나름대로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그들도 집을 떠난 허전함을 너무 일찍부터 오랫동안 겪었던 것입니다. 빈 둥지 증상의 역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가족의 사랑이 절실하게 아쉬웠던 것입니다. 앞으로 저희는 가족 간의 따뜻한 정을 마음껏 나눌 것입니다. 나아가 그 동안 전화로만 안부를 물었지만 이제는 대면해서 영적위로와 권면까지 매일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부터 기대됩니다. 미국에서 쉽사리 누리지 못하는 큰 행복을 저희에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죄악으로 타락한 인간은 근원적으로 하나님을 갈급해 하는 영적인 빈 둥지 증세를 느끼게 마련입니다. 아니 그 증세는 하나님에게 더 클 것입니다. 부족한 저희들도 가족재상봉 내지 동거를 기다리는데 이런 큰  설렘이 있는데, 당신의 집을 떠난 탕자를 먼발치서 기다리는 하나님의 심정은 어떠하겠습니까? 돌아온 당신의 자녀를 십자가 보혈의 필터를 통과시킬 때의 그분의 기쁨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구원 이후 성령 안에서 동행할 때에는 그분께서 얼마나 큰 긍휼로 우리를 인도하시겠습니까? 그 무엇보다 천국에서 얼굴을 맞대면하며 영원토록 동거할 때는 인간 본연의 빈 둥지 증상이라곤 단 한 치도 느낄 수 없을 것 아닙니까? 예수를 믿어 그분을 '아바'로 부를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지 않습니까?

1/22/2008

정순태

2008.01.22 01:17:21
*.95.73.2

전체 내용에 축하드리고
마지막 문단에 '아멘!'입니다.



제목을 보고는 '아! 제3자의 이야기겠구나.'했는데
실제는 당사자의 얘기네요?

제가 근무하는 곳은 워낙 계급이 우선시되기에(그래서 '계급이 깡패'라는 말이 통용됩니다)
목사님도 이제 명실상부하게 계급(끌빨)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축하할 일인듯...............

하지만,
목사님 말씀대로
빈둥지 증상을 벗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가치있는 일입니까!

이제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들과 함께 엮어낼
신접살림처럼 고소한 이야기들
많이 나누어 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가족의 합침,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한 승 기

2008.01.23 10:24:57
*.59.144.22

저희는 저희 부부 그리고 아이들이 셋 이렇게 다섯 식구인데 두 아이가 아직 공부가 끝나지 않아서 여기 저기 세 도시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저희 큰 아이는 학교를 마치고 전문인이 되어 집에서 출 퇴근 하지만, 세미나, 학회 일로 가끔 멀리 여행을 합니다. 그런 때면 저희 부부만 덩그렇게 앉아 허전함을 느낍니다. 저희 부부의 오랜 기도 제목 중의 하나가 모두가 한도시에서 주께 충성된 삶을 사는것입니다.

그러던 차에 올리신 글을 읽고 마음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빈 둥지 역 현상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축하 합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13년 전에 아드님이 집을 떠날땐 혼자 나가서 둘이나 더 데리고 집으로 돌아 오니 얼마나 대견 하십니까? 하나가 셋이 되었으니 투자 치고는 상당이 좋은 투자인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작은 섭섭함을 어여삐 여기시고 큰 기쁨을 주셨습니다. 아무튼 하나님 사랑 하시는 하나님 축복 하시는 3대가 되시길 바랍니다.

01/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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