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 대로에 나타난 사탄

조회 수 1851 추천 수 197 2007.03.30 18: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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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도널드 햄버거는 사실은 별로 맛이 좋은 축에 속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미국 사람이 가장 자주 찾는 이유 중의 하나는 어려서부터 그 맛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게마다 놀이터가 있고 때때로 인형을 덤으로 주는 Kids Meal로 어린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엄격히 따지면 입맛만 버려 놓은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금주에 개봉되는 영화 ‘Blades of Glory’(굳이 번역하자면 ‘은반의 영광’)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코미디안 Will Ferrell이 주연한 영화인데 이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3/30) 개봉이라 직접 보지는 못했고 광고로만 접한 내용인즉 이렇다.

싱글 피겨 스케이팅의 두 앙숙 경쟁자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기 일, 이등을 했지만 치고받고 싸우는 바람에 메달은 박탈당하고 선수자격정지를 당한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이 화해하고 재기해 아이스댄싱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 짝으로 나가 우승한다는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라 요절 복통할 에피소드가 많고 최소한 코미디 영화로선 성공할 것 같다.

그러나 아이스댄싱은 멋진 두 남녀가 피겨 스케이팅의 고난도 기술도 선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스포츠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남자들끼리 아이스댄싱을 하는 장면을 한 번 상상해보라. TV 화면에 광고로 비춰진 것을 잠간만 보아도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쉽게 말해 누가 봐도 동성애를 연상시킬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고전적인 마케팅 기법에 따르면, 1초당 24장면이 지나가는 영화의 중간 중간에 몇 컷만 팝콘 사진을 넣어 놓으면 관객은 그 사진을 보았다는 의식은 전혀 못하지만 팝콘과 소다 판매량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봐도, 아마 어린이가 봐도, 동성애가 연상이 되는 장면이 아무 여과 없이 볼 수 있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 빤하다.

제작자가 의식했건 안 했건 간에 또 아이들끼리 볼 수 있는 영화라 명시적으로 적시하는 내용은 없을지라도 아이들은 동성애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그 여파는 틀림없이 성인이 되어서도 미칠 것이다. 인간승리, 우정의 아름다움,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그럴 듯한 용기에 포장되어 있어서 어쩌면 선한 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이런 일을 별 것 아닌 것 같이 여겨선 안 된다. 인간의 무지와 방임과 나태야말로 사단의 가장 좋은 사냥감이다. 가랑비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인간의 영혼을 의식도 못하게 야금야금 파먹어 들어온다. 그것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말이다.

물론 이런 일이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계는 인권과 자유와 평등이라는 미명 아래 반성경적 주장을 내세우는 첨병 역할을 한지가 오래다. 디즈니 만화조차 인본주의와 뉴에이지사상과 심지어 동성애를 은연중에 그리고 있다고 벌써부터 비판을 받아 왔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예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그러는데도 아무도 노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심각하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잘하는 일이라고 칭찬마저 받고 있지 않는가?

나아가 이제는 아무도 그런 사조를 문제 삼지 않고 또 문제 삼는 사람을 도리어 이상하게 여긴다. 전통적 도덕을 지키려는 일말의 양심조차 다 사라져버렸다. 선과 악의 절대적 기준이신 하나님이 실종되니까 당연히 따르는 현상이다. 사탄이 사람을 미혹하기 시작하면 하나님은 실종되고,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을 부인하는 곳에는 사탄이 무혈입성하게 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영화는 한국 회사가 투자한 Dream Works SKG가 제작한 것이다. 또 싱글 피겨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3 등을 해서 시상대에 오르며 태극기가 계양되는 장면이 나온다. 일, 이등이 메달을 박탈당하므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이어 받을 것이다. 영화 제작에 한국 측 입김이 들어갔다기보다는 아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와 미국의 안톤 오노와의 판정 시비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돋우려 했을 것이다.

어쨌든 한국 어린이들도 아무 생각 없이, 어쩌면 한국 선수가 나오니 더 재미있게 이 영화를 보게 될 것 같아 두려울 뿐이다. 어묵과 떡볶이에 관한한 어렸을 때 학교 옆 리어카에서 먹었던 가장 비위생적이고 저급한 것들이 가장 맛있었던 것처럼, 동성애는 아무 문제가 없고 아니 오히려 좋은 것이라고 골수에 박힐 테니까 말이다.

참 신자가 올바른 정신으로는 하루도 제대로 살 수 없는 세상으로 벌써 바뀌었다. 사탄이 백주에 대로를 설치고 다녀도 아무도 사탄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앞에 가서 돈을 주어가며 경배하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사탄과의 영적 전투를 위해 깨어서 기도하지 않고 교인들의 주머니 사정을 불려 주는 기도만 하고 있으니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3/3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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