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1:1-3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조회 수 128 추천 수 0 2018.07.12 07:30:38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신31:1-3)

새벽기도 설교 (12)

 

“또 모세가 가서 온 이스라엘에게 이 말씀을 전하여 그들에게 이르되 이제 내 나이 백이십 세라 내가 더 이상 출입하지 못하겠고 여호와께서도 내게 이르시기를 너는 이 요단을 건너지 못하리라 하셨느니라 여호와께서 이미 말씀하신 것과 같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보다 먼저 건너가사 이 민족들을 네 앞에서 멸하시고 네가 그 땅을 차지하게 할 것이며 여호수아는 네 앞에서 건너갈지라.”(신31:1-3)

 

모세의 강요된 은퇴

 

모세는 가나안 입경을 앞두고 있는 신세대들에게 율법을 다시 가르쳤다. 이제 자신의 은퇴를 선언하고 후계자로 여호수아를 지목한다. 일종의 고별 연설이다. 은퇴의 첫째 이유로 나이가 120세가 되어서 더 이상 출입을 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2절) 육신적으로 이스라엘의 지도자 직무를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울 만큼 쇠약해졌다는 뜻이다.

 

본인이 지은 시편 91:10에서 인생이 칠십이고 강건해야 팔십이라고 고백했다. 모든 이에게 통용되는 일반적 원리를 넘어 자신의 체험이기도 하다. 그는 하나님과 떨기나무 불꽃으로 대면하여 출애굽 소명자로 세워지기 전부터 육체적으로 쇠진함을 절감했다는 뜻이다.

 

그럼 소명을 받은 80세 이후로 지금 120세에 은퇴하기까지의 40년간은 매일 매일의 삶이 하나님에게 붙들려 있었고 그분의 지팡이만 의지했다는 고백이 된다. 그럼에도 세상 관점에서 보면 거지나 불량배요 하나님 앞에선 완악한 죄인으로 그분께 배역했던 이백만의 이스라엘을 이끌어 왔다. 모세도 대단하지만 하나님의 은총과 역사는 인간 능력의 한계로도 도무지 미치지 못하는 차원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풍성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왕이면 모세를 좀 더 오래 살게 해서 평생의 꿈이었던 가나안 땅에 입경시키면 어디가 덧나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이 너무 야속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세가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애굽 관원을 살해한 죄는 이미 미디언 광야에서 40년 간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죄 값을 갚은 셈이다. 스스로도 많은 회개를 했을 것이다.

 

모세가 가나안 입경이 금지된 까닭은 하나님의 말씀을 한 번 어긴 것 때문이다. 말씀으로 명하여 반석에서 물을 내었어야 하는데 백성들이 너무 불평하는 바람에 짜증스럽게 화를 내며 바위를 지팡이로 두 번 쳤던 죄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이고 하나님의 더 깊은 뜻이 있었다.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

 

모세는 80년간을 자기 이름도 없이 지냈다. 동족과 친척과 부모와 격리되었고 히브리인이라는 정체성을 잃고 지냈다. 오매불망 가나안 땅에서 히브리인들끼리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나라를 세워 히브리말을 맘껏 하고 히브리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다. 그 나라에서 하나님의 율법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버킷 리스트였다.

 

그의 유일한 소망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은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모세가 가나안 정복을 이끌고 이스라엘 국가체계까지 정비하면 그는 신의 위치에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눈에 보이는 현실의 풍요와 안일에만 집착하는 이스라엘인지라 쉽게 여호와를 버리고 눈에 보이는 민족의 영웅인 그를 살아있는 신으로 숭배할 것이다. 모세가 그렇게 되도록 허락할 리는 없지만 금송아지 신상도 만들었는데 모세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다.

 

둘째로 우리가 미처 모르는 하나님의 영적 진리 내지 계획이 있었다. 이어지는 신명기 31:16에서 하나님은 이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당신을 버리고 그 땅의 이방신들을 섬길 것이라고 예언했다. 시내 산 금송아지 우상 경배사건 때만 해도 일부가 참여했으나 가나안에서는 민족 전체가 노골적으로 그럴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모세는 네 조상과 함께 누울 것이라고 즉,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맺은 하나님의 언약에 참여하게 된다고 했다.(16절) 죽어서 천국 보좌 앞에서 그 선조 족장들과 같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약속이다. 모세를 하나님은 가나안 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훨씬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하신 것이다.

 

말하자면 모세가 가나안 땅에 아름다운 조국이 세워질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을 갖고 들어가는 것을 하나님이 막으신 셈이다. 가나안에 들어가서까지 백성들의 가증하고 완악한 배교의 현장을 그가 목격하게 하느니, 차라리 그 아름다운 소망을 품은 채 천국가게 한 것이다. 하나님이 의인과 자비한 자를 일찍 취해가는 것은 화액(禍厄) 전에 즉, 이 땅에서 더 큰 불행과 재앙을 당하지 않게 하려는 뜻이라고 했다.(사57:1) 지금 하나님이 모세에게 엄격하고 냉정하게 벌을 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따뜻한 자비를 베푼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본문 3절과 7절 말씀대로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세우기 위한 것이다. 예수님 말씀대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모세의 믿음과 성품에서나 하나님의 능력에서나 모세가 임무를 계속 맡아도 부족한 측면은 전혀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을 함에 천재나 슈퍼맨이 없다. 혼자서 전부 다 할 수 없고 그렇게 허락하지도 않는다. 그 분 앞에선 모든 이가 동일하다. 각자 맡은 소명과 역할만 다를 뿐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가능한 더 많은 사람들로 당신의 일에 참여시키길 원하신다. 그분의 역사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이고 동일하지 않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경우에 모든 일이 다 다르다. 그분의 일을 하는데 매뉴얼이 없다. 그분의 일은 당신께서 직접 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으로 당신께선 범사에 능치 못하시는 일이 없음을 알게 할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어떤 고난과 문제라도 당신만의 방식과 때에 따라 선하게 바꿔주심을 더 많은 당신의 백성들로 체험하게 하려는 것이다. 당신의 은혜와 긍휼은 일률적인 공식으로 결코 측정하지 못할 만큼 오묘하고 다양하다.

 

믿음의 본질

 

이런 세 가지 이유가 모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자녀들 모두 특별히 그분의 일을 맡은 사역자들은 반드시 기억하고 삶에 적용 실현해야 한다. 범사에 하나님만 처음부터 끝까지 전적으로 신뢰 의탁해야 한다.

 

모세가 후계자 여호수아에게 딱 한마디만 권면했다. 그의 120년 인생과 40년 출애굽 소명자로 사역했던 후의 결론이다. “강하고 담대하고 두려워 말라.”(6절) 여호수아로선 처음으로 자기가 전적 책임을 지고 감당해야 할 막중한 일이다. 도무지 자기 능력 밖의 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니까 더더욱 하나님만 전적으로 신뢰하는 방안 말고는 없다.

 

여호수아에게 모세는 아버지 이상의 존재였다. 하나님을 대행하는 자, 그분의 분신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이제 그가 죽고 동행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의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모세는 한 마디 더 보태었다. 그들 앞에 떨지 말라고 한다.

 

대적할 가나안 족속은 물론 이스라엘까지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 모세처럼 큰 힘이 될 자도 없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에선 모세 다음으로 여호수아가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이제 모세가 없어지면 여호수아는 사람들에게 의지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거기다 지금 하나님이 당신께서 먼저 가신다고 계속 강조했다. 여호수아와 사람들 사이에는 하나님이 먼저 가서 서있다. 사람들을 두려워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모세가 이 한마디만을 권면했던 배경과 근거가 무엇인가? 그는 바로의 왕자로 세상 최고의 지식과 무술을 습득했다. 미디안 양치기를 통해 광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하나님으로부터 출애굽의 소명도 받았다.

 

그러나 현실의 삶은 수고 희생 고난 연단의 연속이었다.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지 않으면 그 현실적 실력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절감했다. 무려 그 기간이 80년이었다. 그러다 하나님과 떨기나무에서 대면한 이후로는 그 80년의 훈련이 사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려는 그분의 계획이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 소명을 받은 이후로는 하나님이 직접 동행하시니까 모세로선 사람을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세상과 사람을 두려워하는 자는 하나님은 뒷전이 된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자는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믿음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하나님은 모세나 여호수아의 예에서 보듯이 당신의 일을 감당할 종의 인간적 수단을 모두 묶어 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니 거의 모든 일에서 다 그렇다.

 

그 이유는 정말로 하나님 당신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기 위해서다. 사역자들은 삶에서 믿음의 본을 보이며 믿음을 가르쳐야 할 사람들이다. 믿음의 본질이 바로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니까 사역자부터 그렇게 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그들 또한 연약하고 부족한 인간인지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러분은 지금 누구를 두려워하는가? 하나님인가 사람들인가?

 

6/23/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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