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물...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조회 수 573 추천 수 21 2011.12.28 14:32:29
2008년 겨울이었다.
우리는 wenzebill사택에서 살다가 안식년을 마치고 남편이 팔라우로 돌아간 후 조금 저렴한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이삿짐을 나르는데 밤 늦게 까지 걸렸다. 이웃에게 방해될까 조심 조심 딸들과 짐을 날랐다.
미국의 중부는 여름엔 덥고 겨울엔 몹시 추웠다
이사한 .곳은 아름다운 호반도시LAKE saintlouis 이었다. ..
에스더가 12학년이어서 졸업할 때까지 몇 달동안 그 곳에서 살기로 했다.
주위엔 호수가 많았고 예쁜 집들이 많았는데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 사는 백인 마을이었다.
크리스마스에는 집집마다 나무와 현관에 츄리 장식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주위를 돌면서 구경하다가 길을 잃은 적도 있다.
어느 날 호수 주변에 아름다운 교회를 발견하고 그 교회에서 들어가 예배를 드렸다.
그 날이 추수감사절이어서 할아버지 할머니 분들이 우리 가족이 오니까 "뷰티풀 훼미리"가 왔다고 좋아했다,
저만치에서 우리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눈동자를 보았다.
그  후에 가끔 기도하러 가기도 했다.

남편을 보낸 후 어느 날 벨이 울렸다.
밖에 나가 보니 하얀 백발의 약간 대머리가 벗어진 인자한 노신사가 찾아왔다.
내가 교회에 성경책을 놓고 왔는데 집을 어떻게 알았는지 내성경책을 들고 찾아왔다.
그리고그 분은 우리에게 불편한게 없냐면서 남편이 없는 동안 쇼핑이며, 기타 무슨 일이 생기면 전화하라고 당장 자기 집으로 가서 식사 하자고 했다.
남편이 없는 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생겼다.
차고장. 차유리창이 안 올라 가는 일, 타이어를 갈아야 하는일.에스더의 학업문제등..
죤아저씨는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자주 전화와  기도 ,
그리고  에스더의 학업 일과 선교대회로 잠시 미국에 온 남편을 데리고 자기 집 앞에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낚시와 바베큐 파티를 해주었다.

그무렵 서태평양에서 표류할뻔 한 얘기를 듣고는'이제  절대 작은 보트로 위험한 항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 당시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 주위에 지켜주신 천사들을 생각해 본다.
우리에게 작은 곰돌이 인형을 선물한 마크장로님..리틀 기프트라고 하면서 "I THINK OF YOU"
라고 쓰여진 인형을 주었다.
귀국하기 전에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까지.. 우리 딸들을 가르쳐준 오형제 ,옆아파트에 살던서 보살펴준 테니스 김강사 , 외롭지 않게 자주와서 기타를 가르쳐준 형제,
낡은 차 유리창이 안올라 갈 때 비닐로 막아주고 고쳐준 김목사님과 박아저씨  세탁소하시는 채집사님 ,친정 어머니처럼 살펴준 김 권사님은 김치와 직접 담근 된장,고추장을 챙겨주었다.

어느 눈오는 날 감기로 심하게 아팠는데 병원비 비싼 미국이라 병원을못가고 있었는데
약과 따뜻한 스프와 찐 고구마, 그리고 나의 부족한 학비를 보태준 정전도사님 부부(에스더 졸업을 위해 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공부했었다)  
.그들은 다 작은 선물이라고 했다. 그 분들은 너무도 추운 깨어진 창문 틈에 바람이 솔솔부는 신학교 기숙사에 살고 있었고 지금은 남미의 선교사로 부름 받아 가셨다.
춥고 어려웠던 유학시절에 위로와 사랑으로 동행하여 주신 분들이다.

마지막 에스더의 졸업 밴드연주에는 아리랑과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라는 곡을 밴드부들이 연주했다.
한국 학생은 밴드부에 우리 두 딸과 제니라는 학생뿐이었다.!
선생님들의 따뜻한 배려로 에스더는 특별 봉사상을 받았고
졸업식에 전 선생님들이 작은 섬에서 온 아이를 안아주었고 몇 분은 눈물을 흘리셨다..

올 한 해는 가까운  분들이 세상을 떠났다.
작년 파송식에 부부가 함께 꽃다발을 가지고 와 주시고
우리에게 힘내라고 없는 형편에 가끔 냉면과  맛있는 음식을 사주신 정운태목사님은
갑자기 간암으로,
그리고 예전 팔라우선교를 위해 애쓰시고 두번이나 이 곳까지와서 봉사하시고
헌당식에 의자며 ,그릇, 밥솥등 무수히 많은 헌물을 가져온 강장로님은 갑자기 위암으로 소천하셨다.
어릴적 친구 갑자기 만이도 간암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귀에 익은 노래소리가 난다.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알아버렸네
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 것을

내 눈에서 주책스레 눈물이 흐른다. 가끔 딸들과 키타치며 부르던 노래..
늘 인생을 함께 동행할 줄 알았는데 먼저 소천한 여동생들, 너무도 강직했던 아버지,
떠난 가족들이 그리울 때.가사가 와닿은 탓인가 햐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슬플 때 외로울 때 거친 광야같은 삶에 위로해 주셨던 작은 선물을 주던  분들을 생각한다.

이천년전 말구유간에서 태어나신 예수님..
그 은혜와 사랑으로 이 땅에서 웃을 수도 있고
울 수도 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짝에 거닐다가도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에수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의 선물을 생각하면
비록 눈물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하나님의그 크신 사랑과  부활과 믿음이 있기에 이 세상에서 절망중에도 소망을 가져본다.

사라의 웃음

2011.12.28 22:12:52
*.120.3.94

사망의 골짜기가 이제는 푸르고 광할한 초장이 되고
눈물의 골짜기는 환희의 탄성이 되도록 독생자를
아끼지 아니하신 아버지의 사랑앞에 늘 가슴 먹먹할
뿐입지요. ^^

선교지에 잘 도착하셨군요.
부활의 주님으로 말미암아 늘 소망이 넘치시는 선교사님
가정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김광찬

2011.12.30 05:42:47
*.6.1.81

글을 읽고나니 제 마음도 따뜻해지네요. ^^ 새해에는 주님의 함께하심으로 인한 따스함이 사모님과 가족 모두에게 그리고 함께 사역하시는 동역자 분들 모두에게 널리 널리 퍼지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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