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23:18-24) 사탄도 신자를 대적하지 못한다면?

구약성경강해 (48) / 민수기강해 (38)

 

“발람이 예언하여 이르기를 발락이여 일어나 들을지어다 십볼의 아들이여 내게 자세히 들으라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 내가 축복할 것을 받았으니 그가 주신 복을 내가 돌이키지 않으리라 야곱의 허물을 보지 아니하시며 이스라엘의 반역을 보지 아니하시는도다 여호와 그들의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니 왕을 부르는 소리가 그 중에 있도다 하나님이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으니 그의 힘이 들소와 같도다 야곱을 해할 점술이 없고 이스라엘을 해할 복술이 없도다 이 때에 야곱과 이스라엘에 대하여 논할진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 어찌 그리 크냐 하리로다. 이 백성이 암사자 같이 일어나고 수사자 같이 일어나서 움킨 것을 먹으며 죽인 피를 마시기 전에는 눕지 아니하리로다 하매 ”(민23:18-24)

 

신령한 무당도 이기는 평신도

 

모압 왕 발락이 이스라엘을 저주해달라고 백지수표를 제시하면서까지 모셔온 신통한 주술사 발람은 첫 번 제사에서 도리어 그들을 축복했습니다. 거기다 모압은 이스라엘의 사분의 일과 싸워도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발락은 이제 이스라엘의 진영의 끝만 보이는 곳으로 데려가 다시 신탁을 해보라고 요구했습니다. 발락으로선 이스라엘을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못한다면 진영의 후미라도 기습해서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들고 나온 재물을 탈취할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여전히 큰 기대를 품고 있는 발락에게 발람은 가장 먼저 “일어나서 자세히 들으라”고 말했습니다.(18절) 자기를 고용한 모압 왕 발락에게 주술사 발람이 자기 앞에 차렷 자세로 서서 자기 말을 경청하라고 요구한 셈입니다. 이방세계의 주술사의 권위가 왕보다 높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고대의 왕들은 살아 있는 신으로 추앙 받았기에 주술사의 신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죽일 수도 있습니다. 주술사의 배경에 역사하는 사탄의 능력이 두려워서 쉽게 그렇게 하지 않을 뿐입니다.

 

발람은 여호와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는 중입니다. 하나님이 발락더러 지금부터 발람이 말하는 내용을 정신을 바짝 차려서 듣고 깨닫고 그 깨달은 대로 행하라고 엄숙히 명령한 것입니다. 발락은 여호와의 권능에 붙잡힌 발람에게서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느끼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들이 전쟁을 치를 상대 민족의 신 앞에 예의를 갖추어 서서 경청했던 것입니다. 탐욕에 눈이 어두워져 한나라의 왕으로써 또 살아있는 신이라고 자부하는 자로써 행할 처신과 격식 따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기대를 완전히 깨트려버렸습니다. 이스라엘을 다른 민족과 다르게 다스려서 홀로 살게 하시는 하나님이신데 아무리 부분적인 저주라 해도 허락할 리는 결코 없습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의 극히 일부분은커녕 아예 대적할 꿈도 꾸지 말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발람더러 “야곱을 해할 점술도 이스라엘을 해할 복술도 없다”(23절)고 선포하게 했습니다. 또 다시 이스라엘을 향해 저주를 시도하여 당신의 인내를 시험하지 말라는 경고의 뜻도 포함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도 예수 믿는 신자에겐 점술과 복술이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신자가 신령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속에 내주한 성령의 권능을 사탄의 졸개인 악령들이 금방 알아보고 그 권능 앞에 완전히 무력해지기 때문입니다. 점괘까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신자의 경우만은 장래 일을 절대 알아맞힐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적이고 거룩한 통치 아래 있는 신자의 미래를 사탄은 절대 엿볼 수도 없습니다.

 

예수님이 회당에서 천국 복음을 선포하자 귀신들린 자가 제일 먼저 메시아임을 알아챘습니다.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 줄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막1:24)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발 멸망시키지 말아달라고 사정사정했습니다.

 

제가 잘 아는 어떤 목사님이 초신자 시절에 우연히 무당이 굿을 하는 곳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성경의 이런 가르침이 사실인지 확인하려고 속으로만 주기도문을 외워봤습니다.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무당이 굿을 중단하고는 “이 중에 예수 믿는 자가 있다. 당장에 떠나라. 내가 굿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큰소리로 외쳤다고 합니다.

 

이제 갓 예수 믿은 평신도에게도 사탄의 영험한 종이 힘을 전혀 쓰지 못함을 확인하고 너무나 통쾌했다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너무나 크신 권능이 자기 같이 믿음이 너무나 연약한 자도 붙들고 있음을 체험적으로 확인하고 소름이 끼치도록 떨리는 경외감에 사로잡혔다고 간증했습니다.

 

신자와 함께 하시는 성령의 권능이 얼마나 대단하지 아셔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가 신자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던 일생토록 함께 합니다. 단순히 객관적 지식으로 그런가보다 여겨선 안 됩니다. 정말로 그런지 심령으로 묻고 또 물어야 하고 물은 후에는 자기 삶에서 그 권능이 실현되는지 세밀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신자들이 십일조를 잘 바쳐서 쌓을 곳이 없을 정도로 하늘 문을 열려서 복이 쏟아 부어지는지 시험은 자주 잘하고 있습니다.(말3:10) 그보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즉, 정말로 내 삶과 인생을 완전히 거룩하게 바꾸어줄 진리인지 날마다 성경을 상고했던 베뢰아 사람처럼 행해야 합니다.(행17:11) 십일조의 축복은 성경의 셀 수도 없는 하나님의 약속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역사

 

발람이 이스라엘에겐 점술 복술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전한 그 말이 참으로 흥미롭지 않습니까? 점술과 복술을 직업으로 하고 이방 족속들 사이에 최고로 신통하다고 꼽히는 발람더러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하게 했습니다. 하나님의 권능이 엄청나다는 진리는 두말하면 입만 아픕니다. 그 권능을 드러내고 사람들로 목격 체험케 하는 방식 또한 참으로 오묘하고 완벽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하셔야 합니다. 본문이 그분은 “인생이 아니시므로”라고 강조하듯이 인간이 소망 기대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습니다.

 

주술사더러 자기는 더 이상 주술사가 아니라고 즉, 지금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고백을 하게끔 했습니다. 발람 스스로는 너무 부끄럽게 여겨질 일입니다. 나중에 자기 영업에도 큰 지장이 생길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목사가 불교 신자들이 많이 모인 곳에 가서 부처님 앞에선 목사는 찍소리도 할 수 없다고 선포한 셈입니다. 틀림없이 지금 내가 내 입으로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지 이상하게 여겼을 것입니다.

 

그가 여호와에 대한 온전한 믿음이 생긴 것이 아닙니다. 여호와의 권능에 붙들려 그분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는 중입니다. 지난주에 살펴본 대로 성령이 역사하여 발람더러 이스라엘과 같은 의인으로 죽고 싶다고 솔직하게 고백시킨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발락은 물론 발람은 더더욱 하나님이 당장 죽음의 심판을 내려 마땅한 자였습니다. 그런데도 나귀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치든지 당장 문둥이가 되든지 하는 벌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그래봐야 하나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언제든 그럴 수 있습니다. 발락 발람이 세상에서 아무리 큰 재물과 권력과 명예를 누려도 그분에겐 하루살이보다 더 못한 정말로 하찮은 존재입니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더 형통하는 것 같이 보여도 그들과 똑같은 신세이므로 주님은 그냥 두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시고 완전하고 영원한 주권과 섭리 안에선 하루살이에 불과한 자들을 당장 죽여 봐야 당신께서 창조하신 이 땅만 더렵혀집니다. 불신자들이 신자들보더 더 추악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들이 당신을 거역했기에 심판만 준비하고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심판은 나중에 때가 되면 행할 일이지 지금 당장 할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당신께서 택하신 자들을 세상에서 먼저 불러내어 당신의 종으로 세우고 그 신자들로 세상 사람들에게 당신을 증명케 하여서 그들도 회개하기를 기다리시고 계실 뿐입니다.

 

하나님은 나귀와 여호와의 사자를 통해 발람을 크게 꾸짖기만 하고선 당신만의 긍휼로 살려주었습니다. 실제로 발람에게 큰 능력으로 심판이 아닌 일시적인 벌을 내려 봐야 발람에겐 그리 큰 영적충격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는 사탄이 우상 신을 통해 나타내는 큰 능력들을 이미 많이 겪어봤습니다.

 

물론 그는 히브리신의 능력이 다른 어떤 신과는 비교도 안 되게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인식했습니다. 여호와가 나귀를 통해 말씀을 하셨습니다. 거라사의 군대 귀신이 들린 자를 예수님이 말씀으로 치유하자 귀신들이 쫓겨나가면서 돼지 떼에게라도 들어가게 해달라고 사정했습니다. 주님이 허락하자 돼지 떼들은 자기들 몸속에 들어온 귀신들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강으로 내달아서 전부 익사했습니다.

 

발람으로선 우상 신들이 아무리 힘이 세도 짐승까지 맘대로 조종하는 예를 여태 보지 못했습니다. 사탄은 오직 인간들을 파멸로 몰아가고 특별히 예수님의 십자가를 등지게 하는 것만이 존재 목적입니다. 그래서 인간만 갖고 놀지 짐승과는 관계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자기 눈으로 목격한 여호와의 사자에게서도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거룩한 권위를 느꼈을 것입니다. 기괴한 모습으로 죽음의 공포만 심어주는 귀신들과는 전혀 다르게 아주 거룩한 빛이 비춰나왔을 것입니다. 그 사자를 보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그 자리에 겸손히 엎드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신과는 다른 큰 능력과 신령한 권위을 갖고도 여호와는 자기를 죽이기는커녕 어떤 벌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자기의 잘못을 꾸짖으며 선하게 바꿔주려는 방식으로 역사한다고 깨달았을 것입니다. 여호와에게선 죽음으로 이끄는 공포심이라곤 하나도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진정한 경외심이 절로 생겼을 것입니다.

 

요컨대 발람은 여호와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자기 같은 대적마저 품어주는 긍휼에 큰 쇼크를 받았을 것입니다. 여태껏 우상 신들에게선 긍휼, 자비, 사랑이라곤 전혀 못 느꼈던 그였습니다. 실제로 회교도 경전인 코란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슬림을 전도하려면 십자가에 인간을 대신해 죽은 예수님의 사랑을 강조해야 합니다.

 

지금도 여호와는 발람더러 단순히 자기 말만 정확히 전하라고만 합니다. 발람은 여호와 앞에 아무리 일시적이라도 해도 진심으로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고 또 그래서 발락에게 돈의 유혹과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세 번이나 이스라엘을 축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울을 바울로 바꾸시는 하나님

 

발람이 여호와께 완전히 붙잡혔다면 다른 어떤 주술사가 와도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자기들이 섬기는 최고의 신들이 다 동원되어도 여호와 앞에는 아예 입도 뻥긋 못한다는 사실을 발락과 발람과 모든 모압 백성들 눈앞에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만이 모든 민족을 통치하는 유일한 하나님이기에 너희들도 나로 인해 살고 죽으며 영원한 운명이 결정된다는 절대적인 진리를 제발 깨달으라고 발람을 통해 간절히 호소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어떻게 다른 신인지 이방인들 앞에서 증거 하도록 이방 주술사를 들어 사용하는 중입니다. 만약 모세가 와서 동일한 메시지를 전했다면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고 여호와를 인정도 하지 않고 도리어 반감만 크게 살 것입니다. 바로가 열 번이나 완악하게 거역했지 않습니까?

 

외국에까지 가서 예수 믿는 신자들을 잡아서 죽이려던 바울을 부활하신 주님이 하늘에서 영광의 빛 가운데 일대일로 만나 주셨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잘못을 전혀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무조건 용서해주시는 긍휼을 베푸셨습니다. 바울이 지금껏 믿었던 여호와는 마치 이슬람의 알라처럼 율법을 준행하지 않으면 벌만 내리는 분이었습니다. 이슬람도 구약성경은 믿고 있으며 바울은 구약의 전문가였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많은 신자들이 구약성경의 하나님을 무섭게만 여기듯이 말입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그는 전혀 다른 하나님을 생전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이 서로 다르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는 바리새인으로서 종교적 경건과 자신의 인간적 의로움을 사람들 앞에서 자랑했었고 자기처럼 율법을 잘 지켜야만 구원 받는다고 가르치고 강요해왔습니다. 어느 누구도 온전히 지킬 수 없는 종교적 수고와 멍에를 사람들에게 지워놓고는 자기야말로 하나님을 최고로 위한다고 자부했습니다.

 

사탄의 농간에 넘어가 죄의 노예가 된 인간이 스스로는 그 묶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는 몰랐던 것입니다. 자기가 남들보다 도덕적 종교적으로 뛰어나다는 헛된 자존심의 종이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래서 무조건적 무한한 긍휼을 베푸시려고 스스로 대속제물이 되셨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도 채지 못했습니다. 십자가에 처형당했기에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이단의 괴수로만 간주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일대일 인격적으로 대면함으로써 주님이 바로 자기 죄 값을 지고 자기 대신에 죽으셨다는 진리를 비로소 깨달은 것입니다. 성자 하나님은 사람이 만든 규정들로 사람들을 옭아매고 사람이 사람을 판단 정죄하는 잘못을 바로 잡으려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심판만 하는 두려운 공의의 하나님만 따르던 바울에게 당신과 원수 된 죄인까지 용서해주시는 사랑을 처음 체험케 했습니다. 골고다 십자가만이 인간에 대한 사랑과 공의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구원의 유일한 길임을 깨닫게 해준 것입니다.

 

예수의 최고 핍박자가 도리어 그분의 열렬한 전도자가 되면 사람들의 반응이 전혀 달라질 것입니다. “사울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바울이 될 수 있는가? 정말로 예수에게 전혀 다른 점이 있긴 있는가 보다.”여기고 그의 말에 일단은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이방세계 최고의 주술사 발람이 이스라엘을 향해선 점괘마저 나오지 않는다고 선포했습니다. 최소한 히브리 신의 권능이 세계 최고라는 인식만은 이방인들 사이에 심어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신자가 바울처럼 되어야 합니다. 본문의 발람이 발락에게 담대하게 서서 들으라고 말했듯이 세상을 향해 십자가 복음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전에 나도 당신들처럼 점쟁이 무당들 말에 귀 기울이고 돈도 갖다 바쳤으나, 지금은 그들이 내 앞에서 입도 뻥긋하지 못한다고 말입니다. 제발 절망과 죽음으로 몰아넣는 죄에 빠지지 말고 예수 십자가 앞으로 돌아오라 그것만이 너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소망이라고 목숨을 걸고 외쳐야 합니다.

 

하나님을 반역해도 되는가?

 

기억할 것은 예수님은 바울을 이방인의 사도로 세우면서 기계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로 먼저 십자가 사랑 앞에 철저히 회개케 했습니다. 나아가 이전에 그가 쌓았던 모든 학식 경험 사상 믿음을 그대로 둔 채, 정확히 말해서 그것들을 활용하여서 모세 율법과 대비한 예수 십자가 은혜를 변증하도록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호와는 발람을 단순히 당신의 말만 억지로 대변시킨 것이 아닙니다. 그 스스로 마음으로 완전히 인정하는 진리를 자발적으로 말하게 했습니다. 인격적인 하나님이 천하 죄인 중의 괴수인 바울도 인격적으로 대하셨듯이, 천하 최고의 이방 주술사도 인격적으로 대하셨던 것입니다.

 

그 확실한 증거가 바로 “야곱의 허물을 보지 아니하시며 이스라엘의 반역을 보지 아니하시는도다.”(21절)라는 발람의 선언입니다. 그가 며칠 전에 나귀와 여호와의 사자를 통해 뼈에 사무치게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이자 절대적 진리였습니다. 감히 당신을 대적하려는 이방 주술사의 허물과 반역마저 전혀 문제 삼지 않으신 분이시니, 당신의 백성에게는 더더욱 그러실 것임을 깨달았기에 발람도 아무 주저함 없이 당당하게 선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혹시라도 예수를 믿으면 더 이상 정죄함이 없기에 죄를 지어도 맘껏 된다고 오해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본문에서 반역을 해도 보지 않는다니까 그분을 멀리 떠나도 여전히 그분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해선 안 됩니다. 개역개정에 반역이라고 번역되어 마치 그분을 떠나 신앙을 버리는 것처럼 보이나 그렇지 않습니다. 허물과 죄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 폐해 등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어떤 죄와 허물도 그분이 심판하는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구원 후에도 그런 것들로 그 구원을 취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런 은혜를 실제로 받아 누리는 신자는 바울처럼 그분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됩니다.

 

발람이 체험적으로 선포한 본문 말씀에는 더 깊은 뜻이 있습니다. 어떤 메시지라도 시작과 끝을 봐야 하며 그 둘을 연결해서 뜻을 상고해야 합니다. 먼저 하나님은 사람과 달라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후회가 없기에 그 말씀하신 바를 반드시 행한다고 했습니다.(19절) 그 약속은 약 오백년 전에 아브라함과 맺은 가나안 땅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일방적 언약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약속을 이루시는 주관자이시고, 이스라엘은 그 약속의 수혜자이자 수행자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시내 산에서 그 언약을 준행할 것으로 맹세하며 피의 제사까지 지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이 백성이 사자처럼 일어나서 움킨 것을 먹고 죽인 피를 마시기 전에는 눕지 아니한다고 말합니다.(24절) 언뜻 조금 잔인해 보이지만 찬양 시 형식을 통해 특정 주제를 강조하려는 표현법입니다. 사자는 이스라엘을, 죽인 것과 피 등은 이스라엘이 끝까지 하나님에게 충성 헌신하는 모습을 비유한 것입니다. 이스라엘도 하나님이 맡겨주신 일을 다 이루기 전까지는 결코 쉬지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거짓말을 하지 않으신다는 것은 말씀하신 것을 꼭 지킨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분의 뜻은 변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당신이 약속하신 것을 취소는커녕 변경도 하지 않으며 그대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당신의 뜻을 실행하는 모습에서도 한 치의 오류 모순 상충 거짓 궤휼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분은 인간과 다르게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이란 단어는 그분의 사전에는 아예 없습니다.

 

그분은 그 약속을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성취하십니다. 천 년 만 년이 걸려도 이루십니다. 그분에겐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습니다. 아니 시간과 별도로 영원한 현재로 계시는 분입니다. 그분의 이루고자 하는 마음만 먹으면 이미 확정적으로 실현된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은 겨우 오백년 전이니까 더더욱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언약을 주시는 순간 하늘에선 당신의 뜻이 이미 다 이루어졌듯이 신자에 대한 그분의 뜻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자에게 남은 것은 자신과 자기 주변에 구체적인 모습으로 실현되는 시기뿐입니다. 주님이 그래서 제자들더러 제일 먼저 “하늘의 뜻이 이루어진 것 같이”라고 과거형으로 말씀하신 후에 땅에서도 이루어질 것을 기도하라고 가르친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허물과 반역을 보지 않는다는 본문 안에서의 뜻은 이스라엘이 당신의 일을 이뤄나가는 동안에는 그렇다는 의미로 제한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당신께서 반드시 성취시킬 것이므로 그들의 허물과 반역도 당신께서 그 일을 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본문 사건처럼 이스라엘이 전혀 모르는 사이에 발람과 발락의 사악한 흉계를 하나님은 미리 차단해주시기까지 하십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이스라엘이 그 소명에 정말로 충성하고 있다면 허물과 반역할 의사도 겨를도 생기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들은 지금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얻으려고 군대를 정비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하나님이 그 땅을 주실 것을 확신하고 즉, 하늘의 뜻이 땅에 이뤄질 것이므로 그 땅을 지파별로 배분하려고 인구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서 여리고성 전투를 시작할 것입니다.

 

사탄이 꼼짝 못한다면?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완전한 주권과 섭리에 탄복만 하고 있어선 안 됩니다. 오늘날의 신자도 그분의 일에 충성하고 있다만 모든 허물과 반역까지 당신의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게끔 합력하여 선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발람은 사탄의 최고로 충성된 큰 종입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사탄에게 미혹되어서 죄의 노예가 되어있습니다. 사탄의 큰 종이 꼼짝 못하면 그 부하 격인 일반 사람들도 신자 앞에 꼼짝 못한다는 뜻입니다. 신자가 불신자보다 능력이나 성품에서 더 우월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와 함께 하는 하나님의 권능이 그만큼 엄청나고 그 권능이 우리를 강력이 붙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신자가 어떻게 행해야 합니까? 발락이 여호와의 말씀을 전하는 발람 앞에 차렷 자세로 경청했듯이 세상의 어떤 군왕이라도 신자 앞에 그런 자세로 서게 만들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죄에 찌든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세상의 온갖 부조리 부정부패 불법 분쟁 전쟁 등에 신자는 얼마든지 당당하게 이겨야 하고 얼마든 그럴 수 있습니다. 최소한 그것들로 주눅이 들지 않아야 하고 주님 안에서의 소망을 붙들고 불안 염려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 몸을 죽일 수 있을지라도 몸과 영혼을 함께 죽일 수는 결코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그럴 수 있습니다. 신자는 하나님 안에서 몸과 영혼이 영원히 살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세상 어느 것도 두려워할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간단히 이렇게만 생각해보십시오. 하나님 그분이 내 편인데 기껏 생활이 조금 안락하고 편리해지는 일에만 그분의 엄청난 권능을 써먹을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발람의 이스라엘을 향한 두 번째 축복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차지하는 그 일을 여호와가 주도하므로 세상 어떤 세력도 훼방 중지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분이 오백년 전부터 아브라함과 이뤄질 시기까지 정확히 밝히면서 맺은 언약인데 어떻게 그 일이 성취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바꿔 말해 하나님이 신자를 무조건적으로 무한대로 잘 대우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신자가 정말로 자신을 통해 그분이 이루시고자 하는 일을 한다면 그 앞에 방해자는 절대 없게 해주십니다. 당신의 때와 방식에 당신께서 반드시 이루십니다. 이미 그분의 뜻과 계획에 다 들어 있었던 일인데 어떻게 안 이뤄질 수 있습니까? 조금이라도 그렇게 의심하거나 불신을 갖는 것이 더 잘못된 것 아닙니까?

 

이제 신자가 누리는 복의 내용이 확실해졌습니다. 단순히 큰 능력으로 기적을 일으켜 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약속의 당사자로 부르셨고 우리가 그 역할을 충실히 행하고 있으면 그 약속이 이뤄질 때까지는 사탄이 절대로 틈타지 못하고, 때로 우리가 허물과 반역을 해도 보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맨 처음 알아본 귀신이나, 거라사 지역 광인에게 들어있던 군대 귀신들이나 주님에게 제발 멸망만 시키지 말라고 빌었습니다. 그들도 때가 되면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예리한 말씀의 검에 의해서 영원한 지옥불로 떨어져 멸망당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 때까지는 세상에서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 이미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그 모든 수단이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입증되었음에도, 인간을 어떻게든 예수님과 멀어지게 하려고 발악을 하고 있습니다.

 

죄송한 비유를 하나 하자면, 조금 은혜가 안 될지라도 너무나 적절하므로, 에이즈 환자가 어차피 자기는 죽을 운명인데 혼자 죽기 억울하고 기분 나빠서 가능한 많은 자들을 죽음의 동반자로 삼으려고 무차별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꼴입니다. 사탄의 하는 짓이 바로 그런 식이며 또 그래서 그만큼 추하고 더럽고 죽음으로 내닫게 합니다. 신자라면, 아니 정상인이라면 상대가 에이즈 보균자인 줄 안다면 절대 관계를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탄과 사탄이 조종해서 조성해 내는 모든 것들의 앞에는 이미 확정되었으나 시기만 미정이 패배와 멸망뿐입니다. 그것들이 동원하는 어떤 수단도 신자에겐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단순히 인간을 미혹하고 겁을 주고 유혹할 뿐입니다. 시쳇말로 허세 중의 허세입니다. 그러니까 사탄이 동원할 수 있는 무기라곤 거짓말뿐입니다. 그 사탄을 이길 수 있는 힘도 거짓말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뿐입니다.

 

신자라면 발람을 통해 이스라엘에 베푼 하나님의 이 두 번째 축복도 실제 삶에서 그대로 누려야 합니다.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나를 당신만의 완벽한 계획을 갖고서 태초부터 택해서 내가 그 계획에 순종 헌신만 하면 나를 통해 당신의 영광을 반드시 드러내십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방인들 앞에 당신을 증거케 하는 일에 바울처럼 들어 쓰십니다. 그 일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나에게 어떤 장애도 생기지 않게 해주시기에 내가 구태여 쉴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세상 죄악 흑암의 세력 사탄에게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기는 것이 바로 신자가 누리는 복의 진짜 실체입니다.

 

11/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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