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신약에 보면 예수님께서 “나를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라고 하셨는데 이 말씀은 “성령님이 아니고서야 나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지 않다.”라는 구절과 충돌하지 않는 건가요? 어떤 뜻이 담겨져 있는 건가요?

 

[답변]

 

두 말씀이 결코 상충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주라고 부르긴 하지만 천국에 갈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령이 아니고는 예수를 주라고 시인할 수 없다면 성령의 간섭으로 주라고 시인한 자만 천국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해 성령의 간섭이 없이도 인간이 자의적, 형식적, 종교적 수사로 “주여! 주여!”라고 고백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또 당연히 그런 자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겉으로 예수님을 주라고 고백하는 모습은 동일하지만 그 고백 안에 담긴 내용은 정반대의 극과 극입니다. 그럼 성령의 간섭으로 예수님을 주라고 시인하는 고백 안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 알면 이 질문의 해답도 자동으로 도출됩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않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12:3) 먼저 주(the Lord)라는 의미는 신자의 모든 것, 생명까지 완전히 주관하는 진짜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예수를 주라고 시인하는 자는 정말로 자기 전부를 바쳐서 그분께 순종하겠다는 헌신이 된 자입니다. 비록 죄의 본성이 남아 그 실현이 더딜지라도 자신의 모든 것을 그분만이 절대적으로 주관함을 온전히 믿고 삶의 모든 부분에서 그분의 거룩한 통치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사정을 사람의 속에 있는 영 외에는 누가 알리요 이와 같이 하나님의 사정도 하나님의 영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느니라 우리가 세상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 온 졍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고전2:11,12) 성령을 주심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려는 뜻이라고 합니다. 성령으로 예수를 주라 시인하는 자는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 죽음과 그 구원의 은혜에 대해서 정확히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3:5) 성령의 역사하여 죄에 찌들어 사탄에 미혹된 영혼을 씻어주어야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주님이 직접 니고데모에게 말했습니다. 그런 성령의 은혜를 입은 자는 하나님이 세상을 자기를 사랑하사 당신의 독생자를 십자가에 자기 대신에 죽임으로써 영생을 선물로 주셨음을 알고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영접하게 됩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 성령으로 주를 시인하는 자는 그 후로 하나님의 자녀답게 성령의 인도를 받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무슨 일을 하던 그분의 영광을 위해 살게 됩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성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사람을 입으라.”(엡4:22-24) 예수를 주라 시인하는 자는 성령의 사람으로 성령으로 살아 그 삶에서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등의 성령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갈5:22-25)

 

반면에 성령의 간섭에 따르지 않고 단순히 자의적으로 주여, 주여라고 고백하는 자의 모습은 이와는 전혀 동떨어집니다. 겉으로는 종교적 열성과 경건을 보이나 실제로는 성령을 도리어 거슬리는 육체의 소욕을 이루어서 온갖 악행을 일삼습니다. 헛된 영광을 구하며 서로 격동하고 투기하여 음행, 더러운 것, 호색, 우상숭배, 술수, 원수 맺는 것, 분쟁, 시기, 분냄, 당 짓는 것, 분리, 이단, 술 취함, 방탕함 등의 일을 자행합니다.(갈5:17-21)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라가라 하리라.”(마7:21-22) 예수님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경고한 자들도 분명 입술로는 주여, 주여 부르지만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지 않고 불법을 행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의 앞뒤를 잘 살피면 일반 신자보다는 일차적으로는 종교사역자를 대상으로 하신 경고입니다. 우선 거짓 선지자를 삼가라고 했습니다.(15절) 그러니까 주님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니까 그들이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귀신도 쫓아냈지 않느냐고 항변하는 것입니다.(22절) 그렇지만 그들은 양의 옷을 입고 노략질 하려던 이리였습니다.(15절) 그래서 주님은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20절)고 거짓 선생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후에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날에도 기독교 이단 중에 귀신을 쫓는 치유사역이 일어납니다. 어쩌면 더 많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런 모습으로 사람을 현혹시켜 노략질 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원한 진리의 말씀에 분리를 일으키는 당을 짓고 이단이 되어서 성령을 거슬리는 육체의 소욕으로 행하는 짓거리일 뿐입니다. 이단도 예수님을 주라 시인하고 예수를 믿어야만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분의 십자가 은혜 외에 어떤 형태로든 인간의 행위와 공적을 추가로 요구합니다. 무엇보다 성령의 간섭이 아닌 인간의 의지적 결단과 헌신을 특별히 더 강조합니다. 이런 이단이 아무리 입으로 주여, 주여 해도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이지 않습니까?

 

간과해선 안 될 사항은 예수님의 이 말씀이 이단과 그 추종교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정통교회 안의 교인들 중에도 성령으로 고백하지 않는 자에게도 여전히 경고의 말씀이 됩니다. 이어서 당신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는 반석 위에 집을 지었지만 행하지 않는 자는 모래 위에 집을 지어서 나중에 무너지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지 않습니까?(24-27절) 요컨대 성령으로 주라 시인하는 자는 예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드릴 수 있으며 현실적 삶의 형통과 관계없이 반드시 그분 뜻대로 거룩하게 살기로 헌신하게 됩니다. 반면에 입술로만 그러는 자는 종교생활에 열심만 내면 하나님이 반대급부로 현실풍요를 반드시 주어야만 한다고 기대하는 자입니다.

 

10/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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