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작가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 여주인공 노라 이후로 여성의 자유로운 삶은 더 이상 흉이 아니다. ‘노라’는 그저 귀염 받는 아내로서의 자기가 더 이상 싫어져 어머니와 아내 이전에 한 인간으로 살 것을 결심하고 가족을 남겨둔 채 가출했고 신여성의 대명사가 되었다.
지금 한국에선 한국판 노라의 전성시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 주부 가출자가 1만2천 명을 넘어섰다. 매달 천명, 매일 33명의 주부가 집을 나가는 셈이다. 11-19세 이하 미성년자 가출자(1만4천명)와 맞먹는 수치다. 신고된 건수가 이정도면 신고 안된 건수를 포함하면 실제 가출자는 이를 훨씬 능가할 것이다. 가출 원인은 크게 경제적인 문제와 불륜 두 가지다. 한국형 노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아 참 인간다운 삶을 살겠다는 동기에서 발단된 것이 아니라 돈과 쾌락을 쫓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다.
불륜으로 가출한 한 주부는 “사는 게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들한테도 공부해라 이것 저것 해라 다그치지 않았죠” 라고 했다. 15년간 아무 문제 없었던 한 주부가 어느날 갑자기 “애들 잘 키워주세요. 돈 앞에 무릎을 꿇게 되네요”라는 쪽지만 남기고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주부가출의 문제를 인간에 대한 기본적 가치나 규칙이 깨져 남이야 어찌 됐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식의 논리가 팽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상의 돈과 쾌락을 세상적 방법으로 추구하는 것은 아무리 잘 해도 일장춘몽(一場春夢)에 그친다. 스스로 돈을 벌거나 삶의 의미를 찾겠다고 가출한 여성의 말로는 대부분 비참하게 끝나게 마련이다. 그들이 추구했던 자유는 남의 방해 받지 않고 자기만 편하게 즐기려는 방종이지 진정한 자유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성이 참 자유를 누리는 길은 따로 있다. 하나님이 남녀를 창조한 후 “둘이 연 합하여 한 몸을 이룰찌니라”고 했다. 여성은 남자와 함께 가정을 이루어 서로간에 한치도 숨김이 없고 죄를 짓지 않아 완전한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인류 역사상 진정한 자유여성 ‘노라’는 범죄하기 이전의 이브뿐이었다. 이브 이후의 여성은 모두 구조적으로 자유 의지가 왜곡되어 있어 스스로는 자유 여성이 절대 될 수 없다. 진정한 ‘노라’가 되려면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 받아 참사랑으로 남편에게 순복하며 자녀를 기도와 말씀으로 양육하는 길 외는 없다.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찌로다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니라”(창2:24,25)
4/18/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