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천사에게도 자유의지를 주었나요?

조회 수 4918 추천 수 120 2008.03.03 20: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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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천사에게도 자유의지를 주었나요?

[질문]

인간의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예정은 이해가 됩니다. 하나님께선 진정한 사랑의 관계를 위해 인간에게 자유(자아)의지를 주셨고, 죄는 인간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이런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예비하심이 예정이란 것! 이건 이해가 됩니다.

문제는 천사들에게도 자유의지를 주었고, 타락한 천사가 생겼다는 거죠. 천사들은 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 동물들처럼 프로그램대로 움직이게 하시지, 왜 자유의지를 주신 걸까요?
인간타락의 제 일은 인간 스스로의 책임이며, 사단 또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절대 선이시기  때문에 인간에게 완전한 자유의지를 위해 악으로서 사단이 필요하신 걸까요? 그럼 사단은 필요악이라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천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그들도 하나님과 교제를 하는데, 구원은 인간에게만 있죠. 인간과 천사의 관계와 왜 인간에게만 있는 자유의지를 천사에게도 허락하셨을까란 질문이 생깁니다.  

[답변]

성경에도 언급이 전혀 없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를 질문해 주셨습니다. 관련 구절로 유추하는 수밖에 없지만 그 또한 아주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난제는 그 반대의 반대를 따져보면 답이, 그것도 최선의 답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전에 먼저 천사의 창조에 대해 분명히 해놓을 것이 있습니다. 천사는 천지의 창조와 거의 동시에 그러나 인간의 창조 전에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임은 틀림없습니다. 그 창조 목적은 하나님의 사역을 보좌하고 앞으로 창조할 인간을 섬기도록 위한(히1:14)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창조 시에 천사들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창조와 마찬가지로 선하고도 완벽하게 창조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천사들은 그들의 자유를 남용하여 하나님을 거역하고 심지어 그 자리에까지 오르려다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타락한 천사들은 그 우두머리 사단을 비롯해서 비록 하나님을 보좌하는 위치에선 떨어졌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궁극적인 주권 아래에 있습니다. 단지 한정된 시기 동안 제한된 범위 안에서 자신들의 능력과 권세를 행사할 수 있는 자유를 하나님으로부터 허락 받았을 뿐입니다. (욥기 1장 참조)

예수님이 무덤 사이에 군대 귀신들린 자를 고쳐주는 기사에 이런 원칙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여 우리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때가 이르기 전에 우리를 괴롭게 하려고 여기 오셨나이까 하더니.”(마8:29) “무저갱으로 들어가라 하지 마시기를 간구하더니.”(눅8:31)

사단의 졸개인 군대 귀신들도 자기들은 한시적으로 활동하다 때가 되면 영원한 심판을 받아 무저갱으로 떨어질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또 그 전에는 임시로 인간을 상대로 흑암의 권세를 행사하여 훼방할 수 있도록 허락된 것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때가 오기 전에 무저갱으로 집어넣지 말라고 예수님께 부탁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하나님께 약속 위반이라고 따진 셈입니다.

따라서 천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고 해서 모든 천사가 하나님과 교제하지는 않습니다. 사단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충실했던 선한 천사들만 그럴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도 하나님과 교제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명에 따라 그분의 사역을 돕고 있을 뿐입니다. 천사에게는 원래부터 구원과 심판이 나중에 따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타락한 천사들에게 구원의 문제는 아예 해당도 되지 않습니다. 원래 하나님의 사역에 직접 참여할 존재로 창조되었는데도 그들은 하나님을 거역하다 못해 그분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덤볐기 때문입니다. 비록 자유의지를 잘못 사용해 하나님을 거역하긴 했어도 그분의 자리를 넘볼 신분과 능력이 아예 되지 못하기에 구원의 여지를 남겨 둔 인간의 경우와는 그 전후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이제 질문하신 주제의 해답을 얻기 위해 반대의 반대를 유추해봅시다. 즉 만약 천사들에게 자유의지를 전혀 허락하지 않았다면 그 후 사태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를 말입니다. 천사들의 반란은 당연히 없었고 인간의 창조 때부터 지금까지 오직 선한 천사만 하나님의 사역을 보좌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아담이 선악과 금령을 범했던 그 시점에도 뱀의 모습으로 나타난 사단은 당연히 없었을 것입니다. 인간은 혼자서 스스로 자유의지를 사용해 하나님을 순종 내지 거역해야 할 운명이었습니다. 그래도 인류 역사는 틀림없이 아담이 선악과를 따 먹는 방향으로 진행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타락은 사단이 있었으나 없었으나 간에 인간의 전적 책임이었을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이미 자유의지가 완전히 허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구태여 천사에게 자유의지를 허용할 필요는 없었다는 결론이 도출됩니까? 아닙니다. 또 다시 역의 역을 따져 봅시다. 인간 스스로 타락했다면 논리적으로 그 구원도 인간이 자신의 자유의지를 동원해 스스로 노력해 취득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됩니다. 말하자면 인간이 타락하게 된 결과는 아무 차이 없지만 구원의 방안이 전혀 달라져버립니다.  

나아가 죄란 오직 인간이 자유의지를 실수로 혹은 잘못 사용하여 일으킨 나쁜 행동일 뿐입니다. 당연히 그 죄를 바로 잡는 방안도 그 행동만 바로 잡으면 됩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한마디로 죄는 있어도 죄인은 없습니다. 쉽게 말해 인간이 선행을 할 때는 선인이 되었다가 악을 행하면 죄인이 되는 일이 교대로 일어날 뿐입니다.

바꿔 말해 아담 이후의 세계는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해 놓고 손을 놓은 상태로 남게 됩니다. 죄와 관련해선 인간은 오직 스스로 악행을 삼가거나 악행을 했어도 선행의 공적으로 갚아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자력으로 노력하여 하나님의 합격점에 들게 되면 구원도 따라오게 됩니다.

결국 기독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의 구원관과, (세계관 신관 인간관도 당연히 포함하여) 동일해집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필요 없습니다. 세상에는 악의 세력이 따로 없고 인간이 오직 자유의지를 선하게 혹은 악하게 사용하는 것으로만 선악간이 갈라집니다. 선악의 기준이 그야말로 인간으로부터 기인합니다. 하나님의 절대적 기준 대신에 인본적 도덕이 심판을 좌우할 잣대로 등장합니다. 하나님이 하는 일이란 사람이 죽은 후에 생전의 성적표를 작성해주는 것뿐입니다. 천하 만물의 운행을 주관하는 분이 아니라 단지 채점관에 불과해집니다.  

흔히들 착한 자는 천국 가고 악한 자는 지옥가야 공평하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평생을 두고 자유의지를 일관되게 선하게만 또는 악하게만 사용하는 인간은 없습니다. 한 인간이 수시로, 그것도 죽기 직전까지 죽 끓듯이 변덕을 부립니다. 그런 인간을 채점관에 불과한 하나님은 굳이 선인과 악인으로 구별해서 심판과 구원의 상벌을 주어야 합니다.

몇 번이나 강조하지만 이만큼 하나님을 불공평하게 만드는 원리는 없습니다. 거짓말을 예를 들면 천국과 지옥의 카트라인이 평생에 천 번이라고 칩시다. 거짓말 백 번 한 자가 천국가고 만 번한 자가 지옥 간 것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1001번한 사람의 경우 천 번과 비교하면 어떻게 됩니까? 너무나 억울하고 불공평한 하나님 아닙니까?

하나님의 뜻은 아담이 타락할 때에 악의 세력이 먼저 존재케 하는 것이었습니다. 질문자님의 표현대로 하자면 일종의 필요악으로서 악은 반드시 인간보다 선재(先在)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이 땅을 다스리고 죄에 빠진 인간을 구원하는 방식이 태초부터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구원의 계획에 필요한 사전 무대 장치로서 혹은 하나님이 직접 죽으신 십자가 구원을 더 영광스럽게 만들려는 필요악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죄에 대해 정말 세밀하고도 철저하게 대처해 주길 바랐던 것입니다. 죄란 단순히 인간의 실수, 판단착오, 게으름, 습관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능력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공한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흑암의 세력에 인간이 노예가 되어 종노릇한 것이 죄라는 것입니다. 악은 도저히 말도 못할 정도로 음흉하며 도무지 분간하지 못할 만큼 교묘하기에 인간이 잠시라도 방심하면 그 힘에 지게 됩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은 인간으로 악을 철저하게 저주하게끔 하여 죄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죄만 안 짓게 만들려는 목적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죄가 저주스러워질수록 빛과 의와 생명에 대한 갈증을 더욱 솟구치게 만들고자 하는 뜻입니다. 품성을 성결하게 유지하고 의를 행하는 경건한 삶이 얼마나 당신의 은혜와 능력이 풍성하게 넘치는지 체험토록 하는 것입니다. 죄악이 더럽고 추하게 여겨질수록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소망은 커지게 마련입니다. 절대적 죄악을 체험케 되면 절대적 선과 의가 그리워집니다.

이 또한 구원의 방식을 십자가로 하고 또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인간이 반드시 서 있어야 할 곳은 절대적 하나님의 절대적 사랑의 품 안이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생기를 받아 창조된 인간이 그분이 공급해주시는 은혜와 사랑을 떠나서는 제대로 인간다운 구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을 지으시고 인간보다 더 인간을 잘 아시는 하나님이 인간을 참 인간답게 되돌리시려는 긍휼입니다.

나아가 기독교 구원은 하나님이 인간을 지옥 심판에서 면하고 당신의 은혜로 인도해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당신의 동역자로 부른 것입니다. 이 땅을 다스리는 거룩하고도 영원한 당신의 계획 가운데로 인도해 자신의 대리자로 이 땅에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십자가로 구원한 당신의 자녀에게 영원까지 이어지는 계획에 동참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하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 대리자가 되려면 인간부터 영적인 영역에 대한 안목과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역으로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존재 사단에게서 죄를 발단토록 하고 때가 찰 때까지 그 악의 세력이 활개 치도록 허락하신 까닭입니다. 신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허락하시어 불신자와는 달리 영적 존재로 바꿔주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요컨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허락하신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이 있게 하려는 하나님의 예정이었다면 천사에게 그렇게 하신 것도 동일한 맥락의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최종적이고도 확실한 해답은 하나뿐입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적극적 능동적 계획이었던 묵인하고 허용한 간접적 계획이었던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알 필요도 따질 이유도 없습니다. 그분은 절대자로서 절대적 선이며 절대적으로 완전하신 분입니다. 그분이 하신 일은 그 무엇이든, 인간의 이해와 분별을 아무리 초월했든 간에, 오직 절대적으로 선할 따름입니다.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측면에 그분의 신비는 등장하며 인간으로선 믿음으로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둘 중 하나의 선택만 있을 뿐입니다.

다른 말로 천사의 자유의지는 결과적으로는 필요악의 형태를 띠었습니다만 필요악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필요악이란 그 본질과 내용은 악하지만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동원되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에 잘못이나 악함은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하나님의 예정, 아니 단순히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일입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오직 하나, 본질상 진노의 자녀였던 인간을 유일하고도 완전하게 예수님의 십자가로 구원하기 위해서 예정된 절대적 선이라는 것뿐입니다.

3/3/2008

운영자

2008.03.04 00:39:41
*.104.227.105

이멜로 들어온 개인적 질문과 그 답글을
본인의 양해를 구해 함께 나누고자 올립니다. 샬롬!

김주혁

2008.03.04 08:00:34
*.10.163.233

목사님! 감사합니다. 믿음의 본질 ! 신실하신 하나님! 논리로 믿어지지 않는 것이 믿어지는 것!
그 믿음이 기적이겠죠? 다시 묵상하게 됩니다.

배승형

2012.12.29 23:19:17
*.226.213.96

제가 선악과가 없었다면을 쓸 때 제 나름대로는 아주 획기적인(?) 글이라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했는데 벌써 여기에 거의 표현이 다 되어 있네요^^

사라의 웃음

2012.12.30 00:12:30
*.109.85.156

아멘! 본질상 진노의 자녀였던 우리를 유일하고도 완전하게 구원하기 위해 예정된 절대적 선.,, 예수님의 십자가..
그 예정안에 있음이 너무도 기이한 은혜이기에,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은 아무리 들어도, 아무리 읽어도, 감사할 수 밖엔요.

배승형 형제님을 여기도 또 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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