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을 때 손님 중 하나가 한국분이였다. 미국에서 태어난 까닭에 한국말이 많이 어눌하였지만 우리와 만나면 그래도 한국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하였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니 그의 말버릇이 하나 있었다. "참 웃기는 일인데요....." 말끝마다 웃기는 일이라는 표현을 그것도 어눌한 억양으로 하는 모습이 너무도 재미있었다.
그 손님을 생각하면 세상엔 참 웃기는 일이 많은가? 맞다 참 많다! 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또 나를 곰곰히 들여다 보면 나의 생각과 행동과 말도 너무 웃기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곤 얼굴 붉힐 때가 종종있다.
성경 곳곳엔 형제를 비방치 말라, 형제를 판단치 말라는 말씀이 있다. 형제를 만약 판단하고 비방하는 자는 자신의 주제를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의 주제란, 하나님께로 부터 와서 이 땅을 순례하다가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야하는, 어느 누구 한 사람 예외 없이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떠나가는 나그네이다. 이 땅에서 순례의 길, 나그네의 길을 사는 동안 반드시 해야할 일이, 너무도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한가지 있다. 하나님 품속에 들어갈만한 모습, 그 모습이 되려면 죄를 없이 하여야만 한다. 나의 힘으론 도무지 할 수 없는 일임을 이미 아시곤 우리 주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어 온갖 인간의 저지르는 모든 죄악들을 예수님의 몸에다가 다 쏟아 붓게 하시곤 십자가에 못박으시고 그 예수 그리스도 앞에 무릎을 꿇고 죄를 용서함 받는 자들이 들어가는 곳, 그 곳이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품인 것이다.
나의 형제, 나의 이웃은 그렇게 어깨동무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걷는 나그네 짝꿍들이다. 먼지 풀풀 이는 시골길을 혼자 터벅 터벅 걸어갈 때, 노을빛 고운 하늘을 바라 보며 외로움에 몸서리 칠 때, 차가운 달빛을 보며 고달픈 여정에 눈시울 적실 때에.... 그렇게 외로와하지 말라시며 하나님은 이 땅에 수많은 형제, 자매들을 곁에 놓아 주셨다.
혹여 누군가가 지쳐 쓰러지면 옷에 묻은 먼지 툭툭 털어주며 일으켜 세워주고, 또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잠이 들어버린 친구라면 어서어서 일어나라고 깨워서 또 함께 걸어가야하는 그 길,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과하는 그 길을 함께 걷는 너무도 귀한 이웃임을 안다면 어찌 비방하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나는 자주 비방하고 자주 판단한다. 오직 나의 기준은 나의 잣대일 뿐이다. 그러면서 이웃에겐 십자가의 잣대를 요구한다. 나를 이해해 주셔요. 나는 그게 아니예요. 나는 억울하다고요... 나는, 나는, 나는 일색이다. 남에게는 너무도 뽀족한 나의 잣대를 들이밀면서... 참 웃기는 일이다.
다시 맘의 옷깃을 여미어 본다. 허리를 동이고 십자가의 길을 걷는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 나그네 짝꿍임을 잊지 말고 나그네의 길을 걷되, 십자가 아래 매일 나의 죄를 고백하며 죄사함의 은총 속에서 우리 예수님만을 찬미하며 걷는 길이 되길, 이젠 나만 사랑하고 나에게만 후한 점수를 주고 내가 우상이 되는 그 자리, 그 웃기는 자리에서 떠나 오직 우리 예수님만을 찬양하는 자리에까지 이르기를 간절히, 너무도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