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벼락을 네 번이나 맞고도 살아난 사나이

 

 

“흰 나귀를 탄 자들, 귀한 화문석에 앉은 자들, 길에 행하는 자들아 선파할찌어다. 활 쏘는 자의 지꺼림에서, 멀리 떨어진 물 긷는 곳에서도 여호와의 의로우신 일을 칭송하라 그의 이스라엘을 다스리시는 의로우신 일을 칭술하라 그 때에 여호와의 백성이 성문에 내려갔도다. 깰찌어다 깰찌어다 드보라여 깰찌어다 깰찌어다 너는 노래할찌어다 일어날찌어다. 바락이여 아비노암의 아들이여 네 사로잡은 자를 끌고 갈찌어다.”(삿5:10-12)

 

 

히브리어는 비교급 최상급 표현이 없어서 두 번 반복하면 우월하다는, 세 번 반복하면 최고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럼 네 번 이상 반복하면 적당한 표현은 아니지만 울트라 최고가 됩니다. 드보라의 본 찬양시에선 ‘깰찌어다’가 네 번 반복되는데 신구약 성경전체에서 유일한 경우일 것입니다. 천국에서 하나님을 찬양할 때도 성경의 표현상으로는 ‘거룩하다’를 세 번 밖에 반복하지 않았습니다.(계4:8)

 

물론 거룩하다는 찬양을 받으신 하나님과 깨라고 각성을 요구받은 드보라는 서로 비교될 대상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노래하기 위해서 깨라고 요구 받았고, 또 그 노래는 시스라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드보라더러 하나님께 단순히 최고가 아니라 울트라 최고의 찬양을 올려드리라는 뜻이 됩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가나안 왕 야빈과 그 군대장관 시스라와의 전투에서 너무나 놀랍고도 신기한 하나님의 은혜로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야빈은 철병거 구백 승이 있었고 이십 년 동안 이스라엘을 심히 괴롭혔습니다. 철병거는 요즘으로 치면 철갑탱크로 평지전투에서 무적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손 강가 평지에 진을 쳤습니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다볼 산 고지에 올라 매복하고 있었습니다. 가나안의 병거는 산으로 오르지 못하고, 대신에 평지로 이스라엘이 내려가면 승산이 없는 전투였습니다. 서로 상대가 먼저 쳐들어오길 기다리는 인내력의 싸움이었습니다. 양쪽 다 전략상 하자가 없었고 누가 사령관이 되어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드보라의 이어지는 찬송에 주목해야 합니다. “기손 강은 그 무리를 표류시켰으니 이 기손 강은 옛 강이라 내 영혼아 네가 힘 있는 자를 밟았도다.”(5:21) 강이 범람하여 진흙탕으로 변한 땅에 철병거의 바퀴들이 빠져 꼼짝달싹 못하는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철병거의 약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시스라가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 못한 것이 아닙니다.

 

“옛 강”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항상 물이 도도히 흐르는 일반적인 강이 아니라 광야에 갑자기 폭우가 내리면 길이 강으로 변한다는 뜻입니다. 이곳 미국의 네바다나 아리조나의 사막에 도보로 트랙킹을 하거나 Off-road Truck으로 탐험할 때에는 미리 일기예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소나기가 내리면 길이 강으로 변해 급류가 흐르는데 아무 대비도 없는데 순식간에 물이 덮치므로 목숨을 잃거나, 힘 좋은 4X4 트럭마저 흙구덩이에 빠져 꼼짝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야빈 왕의 군대장관 시스라가 그 정도 상식을 모를 리 없습니다. 그가 진을 친 곳은 실은 강가가 아니라 광야였거나, 기손 강에 물이 있었다 해도 철병거가 움직이는데 전혀 불편을 주지 못할 정도로 아주 미소했을 것입니다. 또 우기가 아니라 건기임에 틀림없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천기를 살펴도 비가 오리라 전혀 예상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 무슨 뜻입니까? 갑자기 마른하늘에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진 것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이스라엘이 산골짜기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내려오면 승리가 눈앞에 있다고 태평치고 있는 중에 급류가 들이닥친 것입니다. 정상적으로는 아예 일어날 법한 일이 아닌데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님의 놀랍고도 신비한 역사였습니다.

 

“별들이 하늘에서부터 싸우되 그 다니는 길에서 시스라와 싸웠도다.”(5:20) “별들이 하늘에서부터” 싸웠다고 합니다. 이스라엘과의 정식 전투가 아니라 마른하늘에 벼락 천둥을 동반한 뇌우가 순식간에 덮쳤다는 뜻입니다. 또 “그 다니는 길에서” 시스라와 싸웠다고 합니다. 강이 아니라 길이었는데 순식간에 강으로 변해 범람하고 철병거들이 완전히 표류했다는 것입니다.

 

철병거가 진흙탕에 묶이면 기동력이 완전히 상실될 뿐 아니라 움직이려 들수록 더 깊이 빠집니다. 오늘날에도 비포장도로 진흙탕 길에 어쩌다 자동차 바퀴가 빠지면 쉽게 경험하는 일이지 않습니까? 가나안 군대로선 날렵하게 움직이는 이스라엘 군대에 속수무책으로 패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보병이 전차군단을 깨부순 것입니다. 한국동란 때에 수류탄 들고 맨 몸으로 탱크와 함께 폭사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와 비교해 보십시오. 이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입니까? 정말로 깨고, 깨고, 깨고, 깨어서 하나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똑 같은 일이 바로 제 주변에서 며칠 전에 일어났습니다. 저희 홈페이지의 초청칼럼니스트 김유상 집사가 갑상선 암으로 네 번째 수술을 한 것입니다.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온 후에 지인들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를 아래에 옮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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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실 테지만 지난 금욜 오후에 퇴원해 가료 중입니다.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드라마도 보고 음악도 듣고 책도 읽는 등, 거의 정상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일엔 예배도 참석할 듯합니다.

 

수술은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난수술에 대수술에 응급수술이 되어 몇 시간 동안 수술을 중단한 채 하나님의 직접적이고 전적인 도우심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더군요. 수술 도중 혈관이 손상되었는데 지혈이 되질 않아서 피를 3리터나 잃고 체온과 혈압이 떨어져 긴급 혈관수술팀이 투입되어 이비인후과 수술팀과 총 7시간의 긴 공조수술 끝에야 겨우 살렸다며 담당 집도의가 설명해주더군요. 너무 많은 양의 피를 흘린데다 오랜 마취 탓에 중환자실에서도 세 시간 반 정도 깨어나질 못해 대기실의 캐런은 혼자 눈물과 기도로 버틸 수밖에 없었단 걸 나중에야 알게 됐어요.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한 번도 아니고 네 번씩이나 나 때문에 맘 졸이고 몸 고생하고...

 

이번에 또 많은 걸 깨닫고 있습니다. 조금씩 글로 정리를 할 참입니다.

 

아직 말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목소리가 힘이 없고 탁해요. 예상보다 많이 큰 혹이 성대와 밀착된 부분에 붙어 있어서 성대가 조금 다쳤을지도 모른답니다. 하지만 길면 6개월 이내엔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을 거랍니다. 당분간은 필답 교신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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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아니고 네 번씩이나 맘 졸이고 몸 고생하며 혼자 눈물로 기도한 아내 캐런 집사에 대해 “참 고마운 사람”이라는 짧지만 진솔한 고백에 가슴이 찡해집니다. 제가 곁에서 죽 지켜봤지만 부부간의 사랑이 한 결 같고, 아니 날이 갈수록 알콩달콩 더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정말 카렌 집사의 “깰찌어다”(의미는 다르지만)라고 울트라 반복하는 눈물의 기도를 주님이 다 듣고 계셨던 것입니다. 수술실 곁에서 또 중환자실에서 혼자서 눈물로 기도하는 동안의 그녀는 여선지자 드보라 이상이었습니다.

 

이제는 김유상 집사가 울트라로 깨어서 하나님을 울트라로 찬양해야 할 차례입니다. 여자임에도 굳건한 믿음으로 큰 승리를 이끌어낸 담대한 선지자 드보라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네 번째 여분으로 받은 생명을 하나님께 온전히 다 바쳐야 할 것입니다. 목에 수술 자국이 선명한 그 몸으로 살아있는 복음을 증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목소리를 회복시켜 주기 전이라도 본인 고백대로 필답으로라도, 아니 영혼으로라도 그분을 찬양해야 할 것입니다.

 

마른하늘에 벼락을 네 번이나 맞고도 살아났으니 이 얼마나 크고 귀한 은혜입니까? 보통 사람은 꿈도 꾸지 못하는 하나님의 권능을 맛보았습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사랑하기에 그런 큰 은혜를 베풀었겠습니까? 중환자실에서 아내의 울트라 기도에 맞추어서 하나님이 그 영혼에다 대고 깰찌어다, 깰찌어다, 깰찌어다, 깰찌어다라고 속삭였을 것입니다. 깨고 나면 드보라처럼 목청껏 새 노래로 당신을 찬양하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실은 우리 모두가 이와 동일하거나 더한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붙잡혀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파리의 테러 사건에서 보듯이, 날이 갈수록 급박하고 메말라지는 현 세태에서 매 순간 우리는 수많은 위험과 시험과 죄악 앞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사탄이 우는 사자처럼 우리 문 앞에 엎드리고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영원토록 동행하시는 성령님의 울트라 보호와 인도가 없다면 아무도 이 자리에 남아 있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르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치명적 위기에서 구해주셨을 것입니다.

 

신자라면 주님을 네 번이 아니라 호흡이 있는 동안 전심으로 찬양 경배해야 할 것입니다. 부부 사이에서부터 서로 참 고맙다는 고백이 저절로 나올 만큼 기도해주고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예수 십자가 사랑을 모르는 주변의 너무나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선 더더욱 눈물로 기도하며 진심으로 섬겨서 그 사랑을 알게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깰찌어다 깰찌어다 드보라여 깰찌어다 깰찌어다 너는 노래할찌어다 일어날찌어다.” ‘드보라여’에 각자의 이름을 대신 넣어서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되새겨봅시다. 그럼 정말로 깨어서 노래하며 일어나서 십자가 복음으로 넉넉히 승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샬롬!

 

11/1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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