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자도 천국을 갔다 오는 체험이 가능한가요?

조회 수 954 추천 수 5 2014.09.16 13:46:32
불신자도 천국을 갔다 오는 체험이 가능한가요?


[질문]


최근에 인터넷 상에서 임사체험을 통해 천국과 지옥을 보고 왔다는 증언들을 많이 접했습니다. 그 중에는 분명히 불신자가 올린 글임에도 천국을 체험하고 온 것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믿음을 가질 필요도 없고 이 땅에서 주님의 자녀답게 선하게 살 필요도 없는 것 아닙니까? 예수를 믿지 않거나 불가지론자들은 죽었다 살아났을 때에 반드시 지옥을 경험해야만 하지 않나요?

[답변]

영적으로 아주 혼탁한 때인 것 같습니다. 임사체험을 통해 천국과 지옥을 갔다 왔다는 간증이 많은데 어느 것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혼란스럽습니다. 교회를 오래 다닌 교인들 중에도 어떻게 판단해야할지 제대로 기준이 안 서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지옥 간증을 듣고는 불안 염려에 사로잡히기까지 합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그런 류의 책들을 읽을 때에 신자가 지녀야 할 몇 가지 기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사체험이 구원은 아니다.

임사체험(臨死體驗)이 지어낸 이야기나 망상에 빠졌거나 뇌의 이상 작동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이젠 의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에 빠져 있는데 때로는 사망 판정을 받았는데 그 영혼은 자기 육체를 떠나 이 땅과 다른 차원으로 들어갔다가 되돌아와 다시 의식을 되찾기도 합니다. 신자라고 다른 세상을 보고 온 임사체험 자체를 무조건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육신적으로 정상인데도 가사(假死) 상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뉴에이지에서 마약을 흡입하며 명상을 하면 유체이탈 같은 체험을 한다고 합니다. 유사한 사교(邪敎, cult)집단들에서도 그런 체험을 영적수련의 하나로 권장하며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죽음과 무관하게 영적 황홀경에 빠진 것뿐입니다. 또 수시로 그런 체험을 하므로 모든 인간의 영원한 운명을 단 1회에 한해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곳인 천국과 지옥을 갔다 온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먼저 무신론자들의 간증이 이에 속하지 않는지 잘 분별해야 합니다.

온전한 임사체험이 되려면 본인의 의사, 의지, 노력, 훈련 등과 전혀 무관하게 어쩔 수 없이 실제 죽음 앞에 놓인 상황이어야만 합니다. 이 단계에서도 주지해야 할 사항은 임사 체험 전부가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고 온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지 이 땅과는 전혀 다른 영적 차원이 있다는 것만 깨닫고 돌아왔을 수 있습니다. 물질계가 아닌 비물질계만 체험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간증한 내용이 분명 실제로 체험한 것이라고 해도 아무도 그곳이 실제로 천국인지 지옥인지 증험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설령 그들이 보고 온 곳이 실제로 천국과 지옥이라고 해도 그들이 구원 혹은 심판 받은 것과는 별개의 일임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구원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냥 천국과 지옥을 보고만 온 것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이 땅의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자체가 아직은 최종적 구원과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질문자께서 판단 미스를 범한 포인트입니다. 불신자는 반드시 지옥의 심판을 받아야 하므로 임사체험 시에도 지옥만 봤어야 한다고 예단(豫斷)했습니다. 그가 되살아난 것까지도 하나님의 뜻에 포함되었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 후에 그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지, 나아가 다시 얻은 삶에서 구원 받을지에 관한 하나님의 계획은 아무도 모릅니다.  

질문자님의 생각을 역으로 따져 봅시다. 임사체험 당시의 신자는 천국만 보여주고, 불신자는 지옥만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 사는 인생에서, 그 수명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상당히 오래 사는 자도 있을 것임, 그 둘의 영적 인식이 어떻게 변하겠습니까? 둘 다 최후심판에 대한 영적 각성은 분명 더 확고해질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자칫 신자는 천국 구원을 이미 확보했기에 게을러지고 또 주위 사람들 앞에서 영적 우월감을 자랑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에 지옥만 보고 온 자는 평생 두려움에 휩싸이고 자포자기 하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이는 둘 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가 아닌 것입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다면 임사체험 전까지 불신자였어도 천국 구경을 시켜줄 수 있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구원으로 예정된 자일 수도 있거나, 단지 구경만 한 것이지 아직 구원 받은 것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천국과 지옥의 실상을 보았으니 다시 생명을 회복하면 하나님을 온전히 믿으라는 뜻입니다. 최소한도 눈에 보이는 물질계가 전부가 아니며 영적세계가 더 본질적이며 인간 존재의 근원과 마감이라는 점을 주위에 알리라는 뜻입니다.

바울의 천국 간증

더 중요한 문제는 질문자께서 염려한 대로 지옥을 보고서 단지 두려워서 믿는 것은 순전한 믿음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반대로 아름답고 화려하며 풍성한 천국을 보고 그 축복만 목표로 믿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하나님이 신자에게 보여주셨다면 반드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이 생생하게 체험되고 성경의 진리와도 일치하는 천국과 지옥 체험이어야만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또 지금과 같은 여러 영적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도 요한으로 하여금 계시록을 기록하게 하신 것입니다.

쉽게 말해 단순히 천국과 지옥의 외적 양상만 설명하는 간증은 그리 믿을 바가 못 된다는 것입니다. 그 사실성 여부를 의심하는 차원을 넘어서 기독교 신앙적 틀 안에서 염두에 둘 필요나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신자의 모든 간증은, 천국과 지옥 체험 간증의 경우는 불신자의 것도 포함해서,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의 구주되심과 그분의 십자가 구원의 은혜가 더 명확히 더 풍성하게 변증되어야만 합니다.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나아가 영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간증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엄격히 말하면 간증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바울의 천국 간증에서 이 주제에 대한 신자가 지녀야 할 태도와 영적 판단 기준을 배워야 합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사람을 아노니 십사 년 전에 그가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간자라 (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느니라) 내가 이런 사람을 아노니 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니라.) 그가 낙원으로 이끌려 가서 말할 수 없는 말을 들었으니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이로다.”(고후12:2-4)

바울이 천국을 갔다 온 체험을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낙원과 세째 하늘이라고 표현했으니 천국만 본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말할 수 없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 계시를 받았거나, 예수님의 복음에 관한 계시를 받은 것입니다. 단순히 천국의 외적인 양태만 보고 온 것이 아닙니다.

나아가 그는 그 계시를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주님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이로다.”고 설명합니다. 우선 하나님만이 알고 있는 세상의 통치나 인류 구원에 관한 비밀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사람의 말로는 도무지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기존 체험과 지식으로 미화, 포장, 과장할 가능성까지 염려했을 수 있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어찌 인간이 과학 논문이나 사실 리포트 작성하듯이 완전히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자일 가능성은 오히려 낮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말로 들었기에 그 들은 대로 옮기면 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말할 수 없는 이유를 본문에 밝혀 놓았습니다. “내가 만일 자랑하고자 하여도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아니할 것은 내가 참말을 함이라 그러나 누가 나를 보는 바와 내게 듣는 바에 지나치게 생각할까 두려워하여 그만두노라.”(12:6)

자기 체험이 참말 즉, 분명히 진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혹시 스스로 자랑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합니다. 또 자기를 보고 듣는 다른 사람들이 바울을 높이려 들까봐 또 그래서 자신이 교만해질까봐 그러지 않겠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바울에게 전해들은 내용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져 제 삼자에게 다시 옮겨질 때에 크게 과장될 수 있음도 염려했을 것입니다.  

더 결정적인 이유를 그가 말하는 행간(行間)에서 추측해 낼 수 있습니다. 그런 간증을 꼭 해야만 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꼈던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바울은 자신이 높아질 가능성을 가장 염려했습니다. 만약 그 간증이 십자가 복음의 진리를 더 풍성하게, 최소한 확정적으로 밝히는데 꼭 필요한 내용이었다면 그가 설명하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구태여 자랑하지 않겠다는 표현을 쓴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신자들이 십자가의 진리를 알고 믿음을 갖거나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바울이 그러지 않을 것까지도 다 아시고 대신에 요한에게 천국을 보여주었지 않습니까?

정리를 하자면 심리적 종교적 황홀경에 빠졌던 간증이라면, 심지어 순전히 마약에 의한 체험일 가능성도 있음, 전혀 믿을 바 못됩니다. 임사체험 자체까지 부인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임사체험의 간증과, 그 사실성 여부를 떠나서, 간증하는 본인의 구원과 심판과는 별개임을 아셔야 합니다. 무엇보다 예수 이름이 높여지지 않고 여러 신기한 현상들만 이야기하면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려야 합니다. 하나님이 요한을 통해 천국 모습을 충분하고도 명확하게 이미 다 보여주셨지 않습니까?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합니까?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라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가로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하니 모든 천사가 보좌와 장로들과 네 생물의 주위에 섰다가 보좌 앞에 엎드려 얼굴을 대고 하나님께 경배하여 가로되 아멘 찬송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능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찌로다. 아멘하더라.”(계7:9-12)  

9/16/2018  

운영자

2014.09.16 13:59:56
*.63.152.149

신수홍 형제님
올려주신 질문의 내용을 그 의미만 통하게 제 임의로 간략하게 줄였습니다.

예를 들어주신 인터넷 사이트에도 들어가 봤습니다.
단순히 노파심에서 드리고 싶은 당부는 더 이상 그런 사이트에 들어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중에 성경적으로 바른 곳이라고 해도
종말, 재림, 심판, 천국과 지옥, 휴거, 등등에만 신경이 집중하면
자칫 영적 혼란만 오고 광적인 종말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믿지만 단순히 염려하여...^^)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더 깊이 풍성하게 배워나가고
실제 삶에서 그분의 세밀한 은혜와 권능을 체험하여 누리기 바랍니다.
최근에 제가 행한 마태복음강해가 마침 종말과 재림에 관한 것이므로 함께 참조하시고요...

상기 답변에 관해 추가로 의문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다시 질문 주십시오. 샬롬!

운영자

2014.09.16 17:15:19
*.63.152.149

상기 답변에선 빠졌지만 질문하신 것 중에 꼭 말씀드려야 부분이 있습니다.

임사체험하고 다시 살아난 것은 언젠가 다시 죽어야 하는 소생(蘇生)이지
영원한 생명을 지닌 부활(復活)이 아닙니다.
이 땅에서 부활을 맛 보신 분은 전무후무하게 예수님뿐입니다.
그분의 부활의 첫 열매 되심은 십자가 은혜 안에 들어온 신자들의
마지막 부활에 대한 예표이자 보증이 됩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 마지막 날이 오기 전에는
신령하고 영원하며 완전한 육신과 영혼으로의 부활 체험은 절대 할 수 없습니다.

김유상

2014.09.19 18:53:24
*.35.244.251

역시 명쾌한 답변! 진품과 모조품을 구별하려면 모조품을 열심히 익힐 게 아니라 진품을 열심히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덧붙이고 싶군요. 모조품을 보다 보면 진품을 의심하게 되지만, 진품을 확실히 익혀 두면 아무리 교묘한 모조품이라도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감지하고 의심하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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