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는 왜 사도전승교회를 인정하지 않는가요?

 

[질문]

 

천주교와 정교회는 개신교가 사도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교회가 아니기에 어긋난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들 나름대로 성경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하나 개신교에서는 왜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교회사 전체를 설명드릴 여유가 없기에 간단히 알기 쉽게 답변 드리겠습니다. 초대교회가 로마제국으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는 동안에는 성경의 절대적 진리 됨을 고수하면서 교회로서의 순수성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다 콘스탄틴 황제가 AD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승인하였고 또 제국의 공식적인 유일종교로까지 지정되자 교회는 서서히 부패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국의 멸망 후에도 여러 정치적 경제적 요소와 필요 때문에 탐욕스런 교회와 유럽의 왕들이 합작해서 많은 죄악을 저질렀고 급기야는 종교권력이 정치권력을 통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로마 교황이 서구세계의 모든 분야를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가 되었습니다. 정치와 종교 권력의 종으로 전락한 일반 백성들의 삶은 온갖 종류의 착취와 박해를 겪으며 비참해졌습니다. 알다시피 그 시기를 중세 암흑시대라고 합니다.

 

부패한 로마교회(종교개혁 전의 가톨릭교회)는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했습니다. 영적으로도 크게 부패되어 갔는데 급기야 성경에 없는 교리들을 제정했습니다. 교회 안에만 구원이 있고, 구원을 인간인 가톨릭 사제만이 베풀 수 있으며, 교황의 가르침을 성경의 진리보다 더 우위에 두는 등의 큰 잘못을 범했습니다. 로마교회로선 자신들의 권력행사를 변호할 필요가 생겼는데 마태복음 16:17-18을 왜곡하여 교회 정통성에 대한 성경적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사도전승의 신학적 오류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16:17,18)

 

상기의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에서 반석(rock)이라는 헬라어가 페트라입니다. 주님은 문자 그대로 반석이라는 뜻으로 말씀하셨음에도 중세 로마교회는 사도 베드로와 발음이 같다는 것을 빌미로 베드로가 주님으로부터 교회를 설립할 권한을 직접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세웠고 초대주교였던 로마교회만이 정통성을 갖는다는 궤변을 만들어냈습니다. 성자에 대한 의견 차이로 가톨릭에서 분리된 정교회도 종교개혁 노선을 거부하기는 마찬가지이므로 사도전승 주장에 동참했습니다.

 

예수님은 당시 랍비들의 가르침에 흔히 사용하는 방식인 이중적인 언어유희(word play)를 한 것입니다. 베드로 개인을 칭찬해주면서 그것과 라임을 맞추어서 요즘으로 비유하면 아재개그를 한 것입니다. 따라서 반석은 베드로 개인과도 연결되지만 별도의 의미를 지니기에 주님은 교회를 세움에 두 가지 근거가 있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첫째는 바로 앞에서 베드로가 행한 신앙고백이 반석이 됩니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16:16) 알다시피 제자들 중에 공식적으로는 베드로가 최초로 예수님을 메시아이자 독생자 하나님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따라서 페트라(반석)의 첫째 의미는 베드로와 같은 신앙고백을 하는 자들 위에 교회를 세운다는 것입니다. 성령의 간섭으로 거듭나서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영접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얻은 자들이 교회의 구성원이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베드로에게 상기 말씀을 하시기 전에 예수님은 반석 비유(마7:24-27)를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제자들로선 ‘반석’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예수님이 가르치려는 두 번째 의미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마7:24)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실제로 행하는 것이 반석입니다.

 

이 두 가지 의미를 합치면 교회는 성령으로 거듭나 예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모신 후에 이 땅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며 십자가 복음을 실현 확장하는 자들의 모입니다. 교회(에클레시아)는 하나님이 세상에서 따로 불러낸 "믿는 자들의 모임"이지 종교적인 조직, 체계, 건물 등이 아닙니다. ‘가톨릭’(Catholic)이라는 단어도 우주적 보편적이라는 뜻이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전 세계의 성도들로 이루어진 눈에 보이지 않는”(universal) 영적 결성체가 교회입니다.

 

가톨릭교회가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부패하고 오직 성경이 말하는 즉, 상기 마태복음의 예수님이 말씀하신 진의(眞意)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종교개혁이었습니다. 당연히 가톨릭이 성경을 왜곡해서 주장하는 사도전승의 교회정통성 교리는 인정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종교개혁을 시작한 루터는 오히려 베드로가 저작한 서신서(벧전2:4-10)를 근거로 사도전승교회의 잘못을 지적하며 만인제사장 교리를 제안했습니다. 죄인과 하나님 사이에 유일한 중보자는 예수 그리스도뿐이므로 가톨릭 사제를 통해서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고 죄의 용서를 받는다는 로마교회의 가르침은 완전히 틀렸다고 꼬집었습니다. 대신에 모든 거듭난 성도는 성령의 조명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 그분께 직접 기도하며 교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이신 예수께 나아가너희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 ....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4,5,9)

 

사도전승의 역사적 오류

 

무엇보다 이런 신학적인 오류를 떠나서 로마교회는 베드로가 세운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신지 열흘 후의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하자 권능을 입은 베드로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설교했고 그 자리에서 삼천 명이 회심했습니다. “브루기아와 밤빌리아, 애굽과 및 구레네에 가까운 리비야 여러 지방에 사는 사람들과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 곧 유대인과 유대교에 들어온 사람들과.”(행2:10)

 

그 중에는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로마에서 온 디아스포라 유대인들과 유대교로 개종한 로마인들도 있었다고 성경은 증언합니다. 성령강림이 AD 33년에(실제로는 이보다 4-5년 앞섬) 있었고 로마서는 바울이 로마교회를 방문할 준비를 하며 고린도에서 AD 57년경에 저작했습니다. 오순절 후 25년 정도의 기간 동안 베드로가 로마를 방문해 교회를 세웠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오히려 상당 기간 예루살렘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로 활동했습니다.(행15장 참조) 로마교회는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회심하고 로마로 돌아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정기적 모임을 가짐으로써  세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바울과 베드로는 네로의 박해 때에 로마에서 순교했습니다. 따라서 베드로가 죽을 때까지는 로마교회가 주교를 세울 정도로 조직화 체계화되어 있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로마에선 사도행전 28:16-31의 기록대로(AD 60 년경) 바울이 더 큰 영향력을 끼쳤지 베드로의 사역에 대해선, 당연히 사도로서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긴 했겠지만,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가톨릭과 정교회의 사도전승교회 주장은 성경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받아들일 수 없는 궤변에 불과합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중세의 유일한 교회였던 가톨릭이 비성경적인 주장을 했다고 해서 기독교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영원토록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계시된 그분의 진리가 바로 기독교입니다. 특별히 예수님과 그분의 십자가 대속죽음에 드러난 진리이며 또 모든 세대의 모든 믿는 자들이 그 진리대로 주님을 따라가며 살아가는 것이 기독교입니다. 조직적인 교회나 교단이라는 종교체계, 그것도 여러 교단으로 나뉜 외적 양상이 기독교는 아닙니다.

 

요컨대 중세에도 가톨릭이 부패했었지 기독교 자체가 나빠진 것은 아닙니다. 현재도 마찬가지로 많은 이단들의 종교체계와 가르치는 내용이 잘못된 것이지, 눈에 안 보이는 본질적인 교회가 그러하듯이 눈에 안 보이는 본질적인 그리고 가톨릭적인 기독교는 성경대로 온전한 진리 위에 서있는 것입니다.

 

5/23/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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